글로벌 TV시장 주도권 잡기에 어쩔 수 없는 현상
화질 논쟁에 광고 분쟁까지 반복되는 ‘흑역사’

▲ 올해는 TV교체주기와 맞물려 2월 평창 동계올림픽, 6월 러시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몰리면서 양사의 TV사업에서의 신경전은 더울 가열될 전망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사업에서 신경전을 넘어 분쟁으로 치닫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는 TV교체주기와 맞물려 2월 평창 동계올림픽, 6월 러시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몰리면서 양사의 TV사업에서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삼성 vs LG전자, 분쟁의 ‘흑역사’
가전뿐만 아니라 TV에서 삼성과 LG의 관계는 동반자적 관계보단 ‘흑역사’로 점철된다. 글로벌 TV업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과 LG는 TV를 비롯한 가전에서 신경전을 넘어 법적 분쟁까지 ‘난타전’을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삼성과 LG전자의 사업 분야가 겹치다보니 번번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특히 TV사업에선 양사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다 보니 사사건건 소모적인 논쟁과 함께 법적분쟁까지 벌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 간 분쟁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전자가 벌이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력을 앞세워 TV시장을 장악한 삼성과 LG가 최근에는 각자 기술력을 놓고 TV시장을 양분하고 있어 논쟁과 분쟁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의 퀀텀닷과 LG의 OLED TV 화질 경쟁으로 인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011년 3D TV 방식을 놓고 삼성전자는 셔터글래스 방식을 쓴 반면, LG전자는 편광필름 방식을 써서 서로 다른 3D 구현 방식으로 어느 것이 더 우수하느냐 논란을 빚었다.

또 삼성전자는 자사의 TV 브랜드 상표 ‘SUHD’를 LG전자가 무단 사용했다며 항의서한을 보낸적도 있다. 상표 도용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SUHD 상표에 대한 독점 사용 권한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것이다. 당시 LG전자는 “경쟁사 상표를 사용할 이유가 없고 무단 사용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최근에는 호주에서 서로 상대측 TV제품의 과장광고를 주장하면서 분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가 문제 삼은 삼성 QLED TV의 마케팅 용어 4개 가운데 3개, 삼성전자가 과장이라고 주장한 LG 올레드TV의 마케팅 용어 9개 가운데 2개가 각각 ‘사용금지’ 판정을 받으며 일단락됐다.
▲ LG전자가 20일 올레드 TV 광고를 온에어했다. 'LG 올레드 TV'로 실제 눈으로 보듯 경이로운 대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이다. ⓒLG전자
 
◆화질 논쟁 ‘진행형’ 주도권 싸움
TV화질 논쟁도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전자의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와 LG전자의 OLED TV 화질 논쟁이다.

지난 1월 열린 CES 개막에 앞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대표이사)은 삼성전자의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에 대해 “LCD(액정표시장치) TV에 불과하고, 그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LG전자가 OLED를 내세우면서 자발광(스스로 빛이 나는)을 내세우고 있는데 자발광 대신 다른 기술로 대체해 비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TV 시장이 OLED 진영과 QLED를 포함한 퀀텀닷 진영으로 양분돼 TV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설전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다.

올해 글로벌 TV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올해 글로벌 TV예상 수요는 지난해 2억2417만대보다 1.4%로 증가한 2억2733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로 마이크로 LED TV를 내놓는다. LG전자는 얇고 휘어지는 OLED 소재의 특성을 활용해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TV 신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TV업계 전통의 강자인 소니가 TV 부활을 꿈꾸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TCL,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등 중국기업도 속속 신제품 출시에 나선다.

중국기업의 TV 기술력은 삼성과 LG전자를 위협할 만한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2위에만 안주에 소모적 논쟁과 분쟁으로 일관한다면 언제든지 역전을 허용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TV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016년 당시 한말이 더 다가온다. “더 이상 경쟁사와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겠다. 우리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

삼성과 LG전자가 다시 새겨야 할 말이다.
▲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8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8K QLED TV의 선명한 화질을 몰입해서 감상하고 있다.ⓒ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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