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리'에 가까운 수입차 판매가격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외제차는 총 1만9461대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2002년의 1만6119대에 비해서는 20.7%나 급증한 것. 특히 이 같은 증가율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내수판매가 18.8% 급감한 것과 매우 대조적인 것이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팔리는 외제차 외제차 판매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1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3% 증가한 1613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동안 국산자동차의 내수판매는 무려 39.4%나 급감했다. 또한 2월 외제차 판매는 29.6% 증가한 1672대를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국산차 내수판매는 24.7%나 감소했다. 3월에도 외제차 판매는 27.4% 증가한 1881대를 기록했지만 국산차의 내수판매는 28.2%나 급감했다. 이처럼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국산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외제차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외제차들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렉서스 GS300' 모델은 국내 판매가격이 6780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4647만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2133만원이나 비싼 것. 또 렉서스의 'LS430' 모델은 미국에서는 6615만원이지만, 국내에서는 1억1030만원에 팔리고 있다. BMW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530i'모델은 미국 판매가격이 5316만원인데 비해 국내에서는 8480만원으로 3164만원 비싸다. 이 모델의 유럽 판매가격은 5900만원대로, 국내 가격과 2500만원이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드의 '링컨 LS3.0L' 모델은 미국에서 3800만원대에 팔리고 있지만, 국내 판매가격은 이보다 2300만원 가량 비싼 6100만원선. GM의 '캐딜락 드빌DHS'는 미국 판매가격이 6000만원대인데 국내에서는 3200만원 비싼 92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세브링2.7L'도 미국에서는 2500만원 정도밖에 안 하는데 국내에서는 38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원래는 10%가량 높아야 정상" 이러한 현상은 가격이 비싼 고급 외제차일수록 심하게 나타났다. 국내에 수입되는 외제차 가운데 최고급 세단에 속하는 '벤츠 S500모델'은 미국에서 1억원대에 팔리지만 국내에서는 1억8000만원대에 팔리고 있어 무려 8000만 원을 넘는 가격차이를 보였다. 또 'BMW 745Li'모델은 미국에서 8700만원 선에 판매되는데, 국내시장에서 1억6500만원 선에 팔려 7800만원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국내 외제차 판매가격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최대 50%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은 아무리 관세 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다는 지적. 업계 관계자들은 "2000㏄급 이상 외제차 판매가는 관세 8%와 관세로 인해 늘어나는 특소세ㆍ교육세 등을 감안하더라도 관세가 전혀 붙지 않을 때에 비해 10%가량 높아야 정상"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실제 판매가는 40~50% 높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 한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나 운송비 등을 고려해 대당 1000만가량을 제한다고 해도 국내외시장의 가격차이는 지나치다"며 "가격이 비싸야 과시효과가 큰 것으로 여기는 부유층의 소비행태를 파고드는 상술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입차업체들이 장기 무이자 할부판매나 수백만원대 할인을 해주면서도 가격조정에는 인색해 국내 소비자들이 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시장별ㆍ모델별로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긴 곤란하다"며 "시장에 따라 가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관세, 운송비, 시장규모에 따른 비용 등 가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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