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정책?…배당과는 '무관'·주가상승 '의문'
‘다시 시작하는’ 삼성생명 지주사 전환의 '포석'?

▲ 삼성카드가 지난 25일 2016년말에 이어 다시 자사주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주친화 정책이라고 공시했지만, 현금 배당의 변화가 없어 유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해석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삼성카드가 2016년말에 이어 다시 자사주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카드는 주주친화 정책이라고 공시했지만, 현금 배당의 변화가 없고 주가상승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해석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25일 공시를 통해 올해 (지난 2016년에 5%에 이어) 자사주 2.5%를 매입할 것이며, 주당 1500원(배당성향 44.9%)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카드의 현금배당은 3년째 주당 1500원이었고, 2010년 1.2조원의 순익 시현 당시에도 1500원으로 변한게 없다.

◆ 주주친화정책?…배당과는 '무관'·"소각없는 매입에 주가상승 '의문'" 

증권가에서는 삼성카드가 시가총액이 순자산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에서 추가 지분 매입의 실익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이론 상 자사주매입은 주가상승의 요인이 된다. 삼성카드는 2012년의 경우 자사주 매입 발표 직후 주가는 20% 가까이 상승했다. 2016년 9월엔 자사주매입 소식에 하루만에 12.6%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자사주매입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질지의 여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삼성카드의 2016년 자사주매입에 대해) 높은 배당수익률에 따른 주주친화정책과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로 한때 5만53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으나, 1월 9일 기준 3만8750원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지난 2012년 5% 자사주매입이 일회성이었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이 아닌 매입만으로는 주주가치 증가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배당성향이 주주가치 제고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해 주가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 현금 배당은 기존 예상치 2100원보다 크게 하회했다”며“자사주 매입 2.5%를 병행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배당성향은 75%수준이지만, 2016년에 매입한 자사주를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금번에도 소각을 위한 매입으로 보기는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 ‘다시 고개드는’ 삼성생명 지주사 전환…주식교환 포석?
 
이번 삼성카드의 추가적인 자사주매입은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사로 지배구조개편이라는 그림에 재차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사주매입 자체로는 실익이 없지만, 삼성생명의 입장에서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주가 수준을 고려해서 이후 과정을 진행할 공산이 크다.
 
▲ 삼성카드 자사주매입에 따른 지분 변화 ⓒ 금융감독원

2016년 1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가졌던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매입해 28.02%에서 71.86%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그해 9월 삼성카드는 5%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이번에 다시 2.5%의 지분을 매입했다.
 
삼성카드가 대주주인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하는 사업구조로 바꾸려면, 삼성생명이 주식교환으로 삼성카드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방법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주식교환으로 100% 자회사로 만든 것과 같은 방식이다. 신주로 지급해야 할 삼성카드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지분 20.2%(자사주 소각으로 감소)는 삼성생명 주식 수의 10%보다 적기 때문에 교환이 가능하다.
 
앞서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삼성카드가 자사주 5%를 매입할 당시 리포트를 통해 “삼성카드의 시가총액과 밸류에이션 고려 시 삼성생명/삼성카드의 총 비용 부담과 주주총회 생략에서는 가장 부담이 적은 방안”이라며 “추가 자사주 매입과 공개매수는 현재 시가에서 초과 비용(주가 상승 혹은 공개매수) 프리미엄을 부담해야 하지만 소규모 주식 교환은 현재 삼성카드 시가 기준으로 완전자회사 흡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윤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카드를 100% 완전 자회사로 만들면 특수배당 형식으로 삼성카드의 이익잉여금 3.9조원 중 상당 부분을 외부 유출 없이 일시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 100% 자회사이기에 배당소득세 15.4%의 부담도 사라진다”며 “더욱 중요한 점은 삼성카드의 소액주주 지분이 소멸되기에 향후 삼성카드의 사업개편을 진행하기 유리해진다. 소규모 주식 교환 시 삼성카드 주주는 삼성생명의 지분을 교부 받는데, 삼성생명은 보유중인 자사주 10.2% 중 일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추후 자사주 매입 가능)”고 전망했다.
 
한편,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삼성카드의 자사주 추가매입에 업계에서 상당히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며 “금융지주사 개편이 현상황에선 어렵기 때문에 삼성측 설명대로 단순 주주친화 정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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