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불공정 거래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경영권 승계 위해 내부거래 비중 줄이는 대신 지분율 상승

▲ 하이트진로 이어 재벌 개혁 타킷이 누가 될지 관심이 가는 가운데 CJ올리브네트웍스를 두고 있는 CJ그룹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개혁의 신호탄으로 재계 55위인 하이트진로그룹의 총수 일가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적발하고 총수 2세 고발 철퇴를 내리는 총 강수를 꺼내 들면서 재계는 그 다음 타깃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하이트진로 외에 CJ올리브네트웍스, 롯데하이마트, 한샘, 다이소 등을 들여다봤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납품대금 불공정 거래여부 외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올라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맹점간 불공정거래, 한샘은 대리점 갑질여부, 다이소는 종업원 부당사용 등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공정위 재직 시절 유통업계에서 ‘기업 저승사자’로 이름을 날린 지철호 부위원장을 영입하며 재벌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재벌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첫손에 꼽히는 과제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다. 이미 지난해부터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규제 대상 지분율 기준(상장기업 기준)을 현행 30% 이상에서 20%로 확대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에 해당되는 기업들이 ‘좌불안석’이다. 특히 지난해 공정위가 들여다 본 기업 중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으면서 CJ그룹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납품대금 불공정 거래 여부 조를 받은 바 있고,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도 올라와 있어 하이트진로 다음 타깃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선 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CJ올리브네트웍스가 사장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오너 일가 지분 상승과 경영권 승계문제, 일감몰아주기 등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개혁의 첫손에 꼽히는 과제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다. CJ그룹도 김 위원장의 칼끝에 놓인 상황이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경영권 승계 논란 CJ올리브네트웍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마케팅담당 부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돼 있는 회사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주)CJ가 55.01%를 보유하고 있고, 장남인 이선호 부장이 17.97%, 장녀인 이경후 CJ그룹 미주 통합마케팅담당 상무가 6.91%,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14.83% 등 CJ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44.07%를 들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되려면 매출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계열사 중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20%(상장사는 30%)를 넘는 내부거래로 매출 비중이 12% 이상일 때 규제를 받는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6년 매출 1조5558억원 중 3086억원을 CJ그룹 계열사들을 상대로 올려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의 19.8%였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공정위의 칼끝을 피하기 위해선 오너 일가 지분을 줄이거나 사업재편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야 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3세 경영권 승계의 자금줄로 꼽히면서 오너 지분율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2014년 4213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매출은 CJ올리브영과 합병하면서 연매출 1조원대 회사로 불어났다. 2016년 9월8일 자회사인 CJ파워캐스트와 합병하고 이 회사를 통해 스크린 광고영업 대행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었다. 이를 통해 내부거래 비율을 떨어트렸지만 이 회장 자녀들의 지분은 증가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력은 올리브영이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말 점포수가 1020개로 점포확장에 따른 외형성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H&B 점유율은 64.8%(2016년 말 기준 60%)로 높아져, H&B 시장 내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마케팅담당 부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돼 있는 회사로,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올리브영이 주력이다.ⓒCJ올리브네트웍스 홈페이지
 
◆비주력 일감몰아주기 대상 조이렌트가 매각 추진?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 외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조이렌트카 매각 추진에도 나선 상화이다.

손경식 회장 38.28%, 그의 아들인 손주홍 조이렌트카 대표 31.39%, 딸인 손희영씨가 15.70%, 손 회장의 아내 김교숙 조이렌트카 회장이 14.63% 등 100% 오너 일가 회사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회사다.

공정위는 2016년 부동산 관리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함께 조이렌트가를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업계선 조이렌트카 매각을 두고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이렌트카는 2012년 35억9600만원을 시작으로 2013년 51억400만원, 2014년 69억4700만원, 2015년 76억7000만원, 2016년 84억4000만원으로 CJ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2012년 10%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12.14%, 2014년 15.65%, 2015년 17.59%, 2016년 18.73%로 꾸준히 증가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외형 성장으로 키웠던 사세를 매각 분할 합병에 나서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사업 재편에 나서 핵심 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비주력 사업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조이렌트카 매각과 핵심 사업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향후 안정적인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재 공정위의 칼끝에 놓인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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