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내수시장’에 경제성장률 6%대로 해외기업 진출 러시
베트남 기반으로 이마트 사업 진출 본격화
20년 진출로 각 사업 영역 확장 나서는 신동빈

▲ 유통공룡 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베트남 시장 개척을 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유통공룡 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사드 보복 여파로 힘든 한해를 겪었던 두 그룹은 중국시장의 대체시장으로 동남아로 눈길을 돌린 이후 동남아 시장 개척에 분주하다.

특히 베트남은 ‘1억 내수시장’의 매력과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의 2배에 달하는 6%대를 형성하고 있어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베트남 시장 개척을 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통그룹인 롯데와 신세계가 베트남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은 1억명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시장에 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대에 이르면서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득이 올라가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내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으면서 국내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하다. 2015년 한국기업만 4000개가 넘어섰다.

일찌감치 롯데는 수년 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안착했다. 반면 신세계 이마트는 롯데에 비해 뒤늦게 베트남 시장을 두드렸다.
 
◆中 이마트 철수 베트남 기반으로 해외사업 활로 모색
정용진 부회장은 2020년까지 베트남 시장에 2억달러를 투자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 안착까진 갈 길이 멀다.
▲ 이마트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13~17일 베트남을 방문, 이마트 1호점인 고밥점을 둘러보고 사업 확장 가능성을 점검했다.ⓒ정용진 부회장 페이스북

이마트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13~17일 베트남을 방문, 이마트 1호점인 고밥점을 둘러보고 사업 확장 가능성을 점검했다. 베트남 이마트 고밥점은 2015년 베트남 호찌민시 고밥에 2개층 1만578㎡ 규모로 개설한 1호점이다. 해외점포로는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고밥지역은 평균 소비지출 규모가 시 평균보다 33%나 높은 호찌민시의 중산층 최대 밀집지역이다. 이마트는 베트남 고밥점 개장 이후 최근까지 2호점 소식이 없었다. 정 부회장이 2년 만에 베트남을 찾으면서 2호점 개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내년 호치민에 2호점 개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어 2020년까지 현지 점포를 5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이 중국시장에서 이마트 철수를 지시한 이후 사실상 완전 철수를 마무리하면서 해외점포는 베트남 1곳과 몽골 2곳 뿐이다. 그나마 몽골 1곳은 가맹점이라 실제 해외 직영점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중국에서 사업 실패를 인정한 정 부회장은 베트남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부회장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당초 목표치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장 이후 첫해인 2016년 고밥점의 매출은 419억원으로 목표 대비 120% 성장률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385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매출 규모는 2016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시장에서 이마트가 안착할 경우 캄보디아나, 라오스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와 접촉해왔다”면서 “내년 상반기이마트 해외 진출과 관련 깜짝 놀랄 발표가 있다”고 예고했다.
 
◆中 사업 손실 커질수록 베트남 공략 집중
▲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초고층 랜드마크 롯데센터 하노이. ⓒ롯데그룹

롯데그룹도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롯데마트 철수를 선언한 이후 재개장 소문도 무성하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대체시장으로 베트남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 시장은 1998년 롯데리아로 베트남 사업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백화점, 호텔, 마트, 시네마 등 10여 개 계열사가 진출해 활발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시장 진출 20년이 흐른 가운데 공략 선봉장은 롯데리아가 맡았다. 현지화에 맞게 치킨과 밥, 베트남식 수프 등을 판매하면서 급성장했다. 롯데지알에스가 운영 중인 아시아지역 해외매장 290개 중 베트남에 대부분 몰려있다. 이중 롯데리아는 베트남에 매장 208개를 운영중으로, 현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008년 12월 국내 유통업체 중 최초로 호찌민에 ‘남사이공점’을 오픈하며 베트남에 첫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1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점포수를 현재 13곳에서 2018년 13곳, 2019년 28곳, 2020년 32곳으로 총 87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금융시장 진출을 꾀하면서 영역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해 롯데카드는 현지 5위 은행인 테크콤뱅크의 자회사인 '테크콤파이낸스'를 875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면세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미국 괌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 일본 긴자와 간사이공항, 미국 괌공항, 태국 방콕시내에 이어 지난해 5월 국내 면세점업계 최초로 베트남 다낭공항에 진출에 이어 11월 나트랑 국제공항 신(新)터미널 면세점 단독 운영권을 획득했다. 베트남 2호점인 나트랑공항점이 상반기에 열게 되면 총 7개 해외점을 운영하게 된다.

‘롯데몰 하노이’ 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재판기간 중에도 짬을 내고 직접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롯데몰 하노이 사업계획을 살폈다. 롯데몰 하노이는 7만3000여㎡부지에 전체면적 20만여㎡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또 호치민시가 경제허브로 추진하는 투티엠 지구에 2021년까지 10만여 ㎡ 땅에 백화점과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이 갖춰진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만 2조원이 투입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4년 65층 초고층 최첨단 인텔리전트 복합빌딩인 롯데센터 하노이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손실을 크게 입은 롯데와 이마트의 경우 동남아 시장이 커지면서 대체시장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재판이 변수이긴 하지만 향후 재판에서 구속이 되지 않으면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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