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특수선 사업 포기…법정관리 계획안
채권단 요구에…STX조선, 아쉬운 크루즈 사업 매각
오직 중소형 선박으로 승부…채권단 놓고 이 악문 STX

▲ STX조선해양이 특수선 사업을 포기하면서, 법정관리 계획안대로 중소형 상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에서 철수했다. 채권단의 돈을 갚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차원이지만, 포기하기엔 아쉬운 기존 사업도 적지 않다. STX측은 3월 정부의 실사가 끝나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STX조선해양이 특수선 사업을 포기하면서, 법정관리 계획안대로 중소형 상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에서 손을 놓게 됐다. 채권단의 돈을 갚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아쉬운 사업이 적지 않다는 뒤늦은 평가가 나온다. 일단 STX측은 3월 정부의 실사가 끝나 중소형 선박에 대한 R/G 발급을 기대하고 있다.
 
◆ STX조선, 특수선 사업 포기…법정관리 계획안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해군‧해경 등의 특수선 사업을 정부의 법정관리 계획안에 따라 포기한다. STX조선은 중소형 가스선, 중형 탱크선 등의 수익이 나는 사업만 유지하게 된다. 애초 채권단은 특수선 시장이 유지비용이 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계획안에서 제외했다.
 
STX조선은 법정관리를 받는 과정에서 해군‧해경에 손해를 끼쳐 작년 3월에 부정당업체로 지목됐다가 8월에야 해제됐다. 부정당업체 지목되면서 타사와 달리 입찰 시 계약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이행보증금을 내는 조건이 붙게 됐다. 현재 특수선시장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강남조선 등이 참가하고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앞으로 10년동안 법정관리에서 채권단 요구대로 끌려가야 할 상황“이라며 ”STX조선이 빠지면서 동급 규모의 선박에 한진해운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라이센스도 남아있고, 향후 여건이 허락된다면 다시 특수선 시장에 복귀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 채권단 요구에…STX조선, 아쉬운 크루즈 사업 매각
STX조선은 특수선 외에도 크루즈, 해양플랜트 등의 사업을 모두 철수했다.

 
▲ STX유럽가 만든 크루즈선 ⓒ 유럽외신
앞서 STX조선은 유럽 크루즈사업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국내 조선사 중 유일했다. STX조선은 법정관리 중이던 2016년 12월 은행 등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마지막 크루즈 조선소였던 STX프랑스를 매각했다. STX프랑스는 2008년 시작한 크루즈 사업체인 STX유럽의 자회사로 두 회사는 3대 크루즈 조선사였다 업계에서는 STX조선이 놓친 크루즈 시장에서 대해서 아쉬운 목소리가 많다. 당시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STX조선은 투자손실을 거의 만회하고 손익분기점에 바짝 다가선 시점이었다. STX조선은 2016년 1분기 기준 상선부문은 매출 2조0950억원에 영업손실 1827억을 냈지만, 반면 크루즈부문은 매출 1조3094억원에 영업손실은 104억에 그쳤다. 현재 크루즈 시장은 중국선사에 많은 지분들이 넘어간 상황이다.

STX는 앞서 해양플랜트 사업 역시 일찌감치 접고 인력을 중소선박으로 이전해야 했다. STX는 과거 해양플랜트에서 2조원 초반의 꾸준한 수주 실적을 거뒀으나 201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삼성중공업 등 대형3사의 벽이 높았던 이유도 있었으나, 기술개발에 따른 투자비용 수준이 빅 3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 오직 중소형 선박으로 승부…채권단 놓고 '이 악문' STX
STX조선 내 10%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특수선부문의 인력을 중소형 상선과 탱크선 등으로 이전한 뒤 STX 조선해양 측은 틈새시장인 중소형 선박에 집중하면서 반드시 채권단의 납기를 지켜 경영정상화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다. 중소형 선박에서 성동조선과 함께 STX조선은 자국을 대상으로 한 낮은 단가로 직접생산 소비하는 중국 중소조선업체 혹은 일본 업체들보다 세계에서 한 수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5~10%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STX조선해양
현재 STX는 정부의 조정안에 따라 성동조선해양과 함께 오는 2월 6일까지 실사중이며, 3월초 회생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삼정회계법인의 컨설팅 결과에 따라 두 회사의 법정관리나 청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같은 중견조선사로서 자본잠식에 바진 성동조선과는 달리 STX조선 측은 대기 수주물량이 있으며, 정부가 RG발급과 신용장(L/C)발급 등 빠른 지원이 요구된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TX조선은 올해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수주 목표는 20척 7억3400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212% 높여 잡았다.
 
STX조선 관계자는 “해외 발주사들과 꾸준히 미팅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RG발급이 없어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실사가 빠른 시일내 끝나길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