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활용 범위 무궁무진 IT업계 미래 먹거리
초기 시장 성과내기 보단 기술 서비스 모델 개발 박차
국내 시장 올해 524억원→2022년 3562억원 성장

▲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해 IT기업들은 물론 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며 미래 기술 선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각사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투기냐’ ‘투자냐’ 논란이 거세지며 거래소 폐쇄까지 오가는 등 가상화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가상화폐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은 육성해야 한다는데는 정치권을 포함 산업 전반에 걸쳐 한 목소리로 동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해 IT기업들은 물론 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며 미래 기술 선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블록체인은 분산컴퓨팅 기술 기반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로, 관리 대상 데이터를 ‘블록’이라고 하는 소규모 데이터들이 P2P방식을 기반으로 한 구조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을 사용한 대표적 예이다. 관리 비용 절감과 분산처리로 해킹이 어려워 보안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이미 블록체인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 정부도 미래 산업 육성 관점에서 장려하는 분위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규제 목표는 가상화폐에 대한 과도한 투기적 거래 진정을 위한 것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기술개발 등으로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도 같은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하고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S, ‘넥스레저’ 활용 금융·물류·공공분야 확대
가상화폐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던 IT기업들은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반색하며 기술 역량 축적에 나서고 있다.
▲ 삼성SDS 홍원표 사장이 지난해 6월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머니 20/20 유럽(Money 20/20 Europe)' 행사에서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소개하고, 블록체인 확산모델을 소개한 모습.ⓒ삼성SDS

블록체인 기술 선점에 올해도 빅3 기업인 삼성SDS, LG CNS, SK㈜ C&C 의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창출이 관건으로 이들 기업들은 각각의 플랫폼을 선보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정에 나서는 중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SDS다. 삼성SDS는 차세대 블록체인이라는 뜻을 가진 기업용 블록체인 넥스레저를 지난해 4월 공개했다.

삼성SDS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14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배치 기술 자체 개발에 주력해 왔다.

삼성SDS에 따르면 금융·물류·제조·유통·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초 금융사에 처음으로 넥스레저를 상용화한 데 이어 같은해 5월 말 발족한 민·관·연 해운 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도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8월에는 2차 전지 제조업체 삼성SDI의 전자계약 시스템에 적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1월에는 서울시가 블록체인 기술을 행정 업무에 접목하기 위해 발주한 ‘서울시 블록체인 기반 시정혁신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사업을 수주하는 등 금융 물류에 이어 공공분야까지 블록체인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SDS는 16곳의 국내 시중 은행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는 은행연합회 공동인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2018년 3월에는 6개 은행이, 7월에는 전체 은행이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 R3 고유기술인 ‘코다(Corda)’와 LG CNS의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및 금융비즈니스 솔루션을 결합한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하고 사업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LG CNS, 금융 및 클라우드 공략 박차
비상장사인 LG CNS도 블록체인 기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기업 5개사 전자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전자증권 발행은 국내 최초다. 이 경험을 토대로 기업용 블록체인 기술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왔다.

특히 작년 5월 말 LG CNS는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금융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와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한달 뒤 R3 고유기술인 ‘코다(Corda)’와 LG CNS의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및 금융비즈니스 솔루션을 결합한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했다.

R3는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이다.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은 거래 당사자들만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모든 참여자 합의가 필요한 기존 기술에 비해 거래 합의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높은 정보 기밀성(confidentiality)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금융망 및 다른 블록체인 기술과도 연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LG CNS는 7월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LG CNS는 AWS의 자연어 처리 서비스인 ‘아마존 렉스(Amazon Lex)’와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솔루션인 ‘아마존 레코그니션(Amazon Rekognition)’ 등을 활용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신기술과 신규 사업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 ▲금융 특화 코다 기반의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거래중개 사업자 없는 모바일 결제 및 포인트 관리 등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R3기반의 국제자금이체 파일럿 프로젝트에도(프로젝트 명: 아전트)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내외 은행 총 22곳이 참여해 올해 상반기 개발을 목표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SK C&C는 2016년 9월 블록체인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지난해 블록체인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시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해 왔다. ⓒSK C&C
 
◆SK C&C, IDaaS 활용 금융‧물류 사업 모델 개발
SK(주) C&C 역시 블록체인 기술 활용한 사업 접목에 나서고 있다. SK C&C는 지난해 3월 금융, 통신,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모바일 ID인증 서비스(IDaaS, Identity-as- a-service)’를 개발했다.

SK C&C에 따르면 IDaaS는 별도의 가입 또는 ID 통합 절차 없이 다양한 산업∙서비스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원 아이디(One ID)’를 실현할 수 있다.

SK C&C는 2016년 9월 블록체인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지난해 블록체인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시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외 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과 관리 체제를 구현했다. 물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해 원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화물의 위치와 상태에 대한 투명한 관리를 가능케 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블록체인 국내 시장, 2020년 3500억원 성장 전망
블록체인 시장은 세계적인 추세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이 시장조사기관 ‘마켓 앤 마켓’과 ‘코인저널’ 등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블록체인 시장전망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올해 524억원에서 2022년 3562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블록체인 시장은 올해 5억5천만달러로 성장하고, 2022년에는 37억4천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IT업계가 4차 산업혁명의 미래 기술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당장의 실적을 기대하기 보단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이 이제 막 태동했기 때문에 수익성 창출 등의 성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술 선점을 위한 개발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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