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티브사. ‘제자리’ 현대캐피탈
M&A 앞둔 롯데‧아주‧효성캐피탈
기업금융계…산은매각 여부 ‘초점’

▲ 국내 캐피탈 사들을 크게 분류해 보면, 오토금융 전속 캡티브사 3곳과 주 업무가 기업과 개인으로 나뉘는 은행계 캐피탈 사가 있다. 또, M&A를 앞둔 캐피탈사로는 그룹사에 속해있으면서 금산분리에 따라 지주사에서 분리될 예정인 곳, 금융지주사로 인수를 앞둔 곳이 있었다.ⓒ 아주캐피탈 공식 블로그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국내 자산기준 상위 13개 캐피탈사들의 2017년 3분기 누적 실적을 종합해 본 결과 3년 대비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모든 캐피탈사가 고른 성장을 나타냈다.
 
국내 캐피탈사를 분류해 보면, 오토금융 캡티브 시장을 가진 3곳과 주 영업대상 별, 기업과 개인을 주 타깃으로 하는 은행계 캐피탈사가 나뉜다. 또 그룹사에 속해 있으면서 금산분리에 따라 향후 지주사에서 분리될 예정인 곳, 금융지주사로 인수가 거론되는 캐피탈사 등이 있었다.

이에 크게 4가지 기준으로 분류해 각 캐피탈 사들의 현황과 전망 등을 알아봤다.
 
▲ 4분류로 나눠본 국내 캐피탈 사 3년 실적 변화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15일 금융감독원 캐피탈사의 (포괄)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자산대비 25%의 시장을 차지하는 현대캐피탈의 순이익이 3년전에 비해 13개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외 IBK캐피탈(312%)과 DGB캐피탈(102%)의 순이익이 세자리수 증가했고, KB캐피탈이 98%로 뒤를 바짝 이었다. 이어 아주캐피탈(82%), 신한캐피탈(72%), NH농협캐피탈(52%), JB우리캐피탈(45%), 하나캐피탈(35%)순으로 높은 실적 증가를 보였다. 이외 효성캐피탈과 산은캐피탈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 캡티브사. ‘제자리’ 현대캐피탈…약진하는 KB‧DGB
▲ ⓒ 각 사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물량 70~80%를 받는 캡티브 시장을 가져 60% 이상의 오토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금융조건도 다양해지면서 순이익 감소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KB캐피탈이 쌍용차와 캐피탈 사를 만들어 캡티브 시장에 진출하면서 수익을 대폭 늘렸고, DGB캐피탈은 2016년 11월 109억원 규모를 투자했던 해외시장인 라오스 법인의 DGB라오리싱(90%, 코라오그룹 10%)이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6년 4분기 당기순손실액이 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분기 1억35만원 흑자전환했고, 3분기에는 9900만원까지 올랐다. 해외 캡티브 법인이 자리를 잡는데 보통 4~5년이 걸리지만, DGB캐피탈의 경우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코라오그룹은 라오스 자동차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KB캐피탈도 2016년 중에 라오스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기존 현대기아차 시장을 유지하면서, 올해 할부금리 인하 서비스를 내놓는 등 경쟁력 강화를 꾀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재무제표 상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604억원(14.3), 3000억원(15.3)으로 상승했고, 채권처분으로 3232억(16.3)으로 재차 실적이 올랐으나, 올해 2368억원으로 거품이 꺼지면서 결과적으로 3년전보다 9%하락한 결과를 나타냈다. 반면 KB캐피탈은 823억(15.3), 1274억(16.3)에 이어 1339억(17.3)으로 매년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초 SY오토캐피탈사가 본격 캡티브사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높은 실적 증가를 이어갈 전망이다.
 
◆ 지주사 관련 M&A 앞둔…롯데‧아주‧효성캐피탈
롯데캐피탈은 롯데손해보험과 함께 롯데그룹의 롯데지주에서 분리되야 하는 과제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텔롯데가 1384억원을 지불하면서 롯데캐피탈 지분 26.6%를 39.3%까지 높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변화하면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금산분리에 따라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의 금융지주사로 나선 것이다. 롯데캐피탈은 앞으로 롯데지주와 연결된 22.3%의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사업적으로 롯데캐피탈은 할부, 리스, 법인‧개인대출 등에 주력하고 있다. 할부리스가 38%, 기업대출 35%, 가계대출 26%이며, 이중 고수익 고위험 사업인 개인신용대출이 2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 만에 28%의 성장률을 보였다.
▲ ⓒ 각 사


아주캐피탈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포석 안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은행은 웰투시가 조성하는 펀드의 주요출자자로 참여해 1025억원을 투자했다. 만기 2년 이후 아주캐피탈은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될 확률이 높고, 우리파이낸셜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자동차금융 뿐 아니라 우리은행의 투자시장과 겹쳐 중순위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아주캐피탈은 과거 오토금융에 전념했지만, 현대캐피탈과 같은 캡티브사로 물량이 몰리면서 외형이 중순위로 추락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곳은 효성캐피탈이다. 최근 효성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지주사에서 떨어져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해외계열사)에서 인수하거나 제3자매각을 하는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효성캐피탈은 주로 기계‧정비‧의료기기 금융 등 기업대상 리스 및 대출상품을 위주로 다루고 있으며, 최근 오토금융, 주택담보대출, 주식매입자금대출과 아울러 268억원의 손해를 봤던 육류담보대출 등을 재개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기업금융계 캐피탈사…산은매각 여부 ‘관건’
대부분의 은행계 캐피탈사는 계열 내 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기업, 오토금융 등과 은행 사업 연계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 산업은행의 자본력을 기반으로 기업 대상 일반대출과 기업상용 카드 등 기업관련 금융자산이 유가증권의 50%를 상회하는 수익기반이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을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높은 가격조건 때문에 모두 실패했다. 업계는 산은캐피탈의 수익성이 산은이라는 브랜드 밸류 때문이라는 판단으로 분리됐을 때의 가치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6월 7년 만에 산은캐피탈이 일본에서 약 7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산업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M&A시장에 매물가치를 높이고 있어 향후 매각 여부가 캐피탈 업계, 특히 기업수익을 기반으로 한 캐피탈 업계에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캐피탈은 업계가 모두 성장하는 최근 3년동안 실적이 제자리걸음이다.

IBK캐피탈도 기업은행을 등에 업고 주로 기업금융 중심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2014년 이후 연평균 총자산 성장률은 17%로 평균 12.4%를 보이고 있다. 기업금융의 경쟁사는 산은캐피탈(11.7%)과 신한캐피탈(10.6%)이며 총 자산은 5조원대로 비슷하다. 2016년 3분기 한진해운 부실여신 40~50억 충당금을 해소하면서 분위기 반등세를 타고 있다.
▲ ⓒ 각 사
산은캐피탈의 매각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에 기업금융 중 또 한 곳은 신한캐피탈이다. 신한캐피탈은 선박금융부실 대손충당금을 거의 정리했다. 386억원(15‘3), 331억원(16’3), 664억원(17‘3)으로 전년대비 100%, 3년 만에 7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급성장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NH농협캐피탈의 3분기 자산은 3조9600억원에 달하며 자산의 급격한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2016년 말에 비해 25.6%증가했고, 2015년말에 비교해도 62.2% 증가했다. 2017년 4분기면 4조를 넘기게 된다. NH농협캐피탈의 최근 자산증가는 2016년부터 오토금융(신차할부와 렌터카 중심) 비중을 늘리면서다. 이전 NH농협캐피탈은 농기계 리스‧할부금융에 집중했다. 다만, 자산증가에 따른 건전성리스크가 부각되면서 NH농협금융이 레버리지비율을 체크하고, 지난 12월 1년만에 자동차금융강화 계획아래 올해 1~2월 경우 1000억원의 추가 출자에 나선다. 농협캐피탈은 2012년 신경분리이후 500억(2012년), 700억원(2014년), 500억(2016년) 연이어 출자한 바 있다.
 
리테일 금융계…BNK‧JB우리‧하나캐피탈, ‘변화‧쇄신’
이 밖에 리테일금융에서 은행계 캐피탈은 BNK‧JB우리‧하나캐피탈이 있다. JB금융지주 산하 JB우리캐피탈은 외형 확장에서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바꿨다. 신차 오토금융 경쟁에서 살짝 발을 뺀뒤 당기순이익 증가와 함께 총자산순이익률(ROA)는 작년 3분기이후 1.1%대에서 1.23%로 상승했다. 이는 자산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JC우리캐피탈의 자산성장률은 작년 3분기 이후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은 신차금융(저마진)을 자제하고 중고차금융, 기업여신 등에 집중하고 있어 수익향상을 꾀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외형을 줄이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서 은행신용 한도대출로 바꾸고 절반이상 보유자금을 줄였다. 이로 인해 3분기 레버리지비율도 8.17배로 개선됐다.
▲ ⓒ 각 사


부산은행 200억원으로 설립된 후 연평균 자산이 1조원씩 증가했던 BNK캐피탈은 3년(15.3‘)전에 비해 312% 실적이 증가했다. BNK캐피탈은 최근 수장들이 교체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두호 대표는 지난해 9월 신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취임에 따라 BNK대표로 선임됐다. 김 회장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이다. 이 대표는 부산은행 여신기획부장, IB사업단장 등 여신기획 및 영업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점이 선임배경으로 알려졌다. 정충교 BNK캐피탈 부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이 될 CIB사업(은행‧증권 통합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선임됐다. 기존 IB사업지원본부가 그룹CIB본부로 확대재편됐고, 그룹 WM총괄 본부가 신설됐다. BNK금융지주 증권 부문과 기업금융간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앞서 BNK캐피탈은 지난 2015년 8월 대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음파진동기를 무료로 고객에 렌탈해주다가 채권 500억원을 넘긴 채 잠적해 커다란 손해를 본 한일월드 사태 이후 해외법인에 1500만 달러를 증자하기도 했다. 한편, KB캐피탈이 SY오토캐피탈사로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나캐피탈은 오토금융과 개인대출에서 4차 산업인 미래 먹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드론이나 전기차 할부금융이 대표적이다. 신용카드로 드론은 구매하면 할부가 최장 12개월이지만, 캐피탈은 48개월 할부가 가능하게 된다. 이 밖에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나노기술, 3D프린팅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은 지난 2일 하나금융지주의 16인의 회장후보에 은행을 제외하고 계열사로 유일하게 등록돼 금융그룹 내 캐피탈의 높은 비중을 보여줬다.

한편,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실적하락에 대해 "2016년 2분기 채권처분으로 높은 수익을 냈다"며 "상대적으로 올해 감소한 것으로 보일 뿐 실적은 예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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