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4년 만에 1조원 시대에도 단기차입금 부담 지속
두산건설 부실한 재무구조에 두산중공업 신용도 영향
실적 좋은 두산인프라코어, 차입금 부담 완화 긍정 신호

▲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다시 열 것이란 증권가의 분석 전망에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근심거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부실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향후 두산그룹의 체질 개선의 향방을 가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와 (주)두산 실적에 힘입어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다시 열 것이란 증권가의 분석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근심거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부실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향후 두산그룹 체질 개선의 향방을 가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실적 상승에 차입금 규모↓ 부담 완화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2013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휠로더, 굴삭기 등을 공급하는 건설기계 부문과 산업용 디젤엔진을 제작하는 엔지부문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건설기계 부문에서 지난해부터 중국 건설기계시장 회복으로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2011년 이후 6년 만에 1만대 시대를 다시 여는 등 업황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8.3%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사업구조는 매출 비중에서 건설기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92%에 달한다. 건설기계 실적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설 경기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단 일대일로, 슝안 경제특구 개발 등 중국 인프라투자 확대에 따른 건설기계시장 업황 전망이 양호하고, 북미‧유럽 건설기계 시장도 안정적인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구조 개선은 숙제로 남아있다. 2015년 프랑스 자회사 몽타베르 매각(1350억원), 두산밥캣 전환우선주 발행(7055억원)으로 자본확충에 나섰고, 2016년 공작기계사업을 1조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것)은 2014년 5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월말 기준 1조7000억원이 감소한 3조4000억원으로 낮아지다 3분기 말 연결기준 4조504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점차적으로 차입금 규모가 줄어드는 점은 긍정적요소라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두산밥캣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달 두산밥캣 주식 4백만주를 1432억원에 매각하면서 숨통을 틔웠다.

2015년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3각축의 대규모 순손실 발생에 따른 자기자본이 감소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었다.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 차입금 부담이 낮춰져 재무 부담이 완화된 점은 향후 그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업실적 개선과 안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두산밥캣은 북미지역 소형 건설기계 1위 브랜드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현재 두산중공업 차입금 구조를 보면 단기차입금은 2016년 말 기준 9872억원에서 작년 9월말 기준 1조7954억원으로 늘었다.ⓒ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탈원전‧석탄 정책에 단기차입금↑ 유동성 부담 지속
문제는 두산그룹의 아픈 손가락인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이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 단기 차입금 증가로 인해 자금 상황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단기 차입금 문제에 더 이상 늘어날 게 없다며 해결 될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현재 두산중공업 차입금 구조를 보면 단기차입금은 2016년 말 기준 9872억원에서 작년 9월말 기준 1조7954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2016년 말 기준 9494억원에서 작년 9월말 기준 5544억원으로 줄었다. 단기차입금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단기간 해소해야 할 채무 부담이 커졌다는 것으로 두산중공업 재무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별도기준 총 차입금 기준은 5조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5월 주주우선공모방식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5,000억원)과 국내외 수출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운전자금 회수 강화 등을 통해 유동성 부담에 대응하고 있지만 채무 부담이 여전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회사채 만기도래분 3600억원을 포함한 차입금 차환과 관련한 유동성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추가 자금조달을 위한 재무적 여력이 축소됨에 따라 운전자금, 설비투자 등 향후 자금소요에 대한 유동성 대응 부담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두산중공업 실적 개선 가능성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과 원전 사업에서 매출이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 보고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설비용량 기준 원전은 2017년 22.5GW → 2040년 16.4GW, 석탄화력은 2017년 36.1GW → 2040년 30.4GW로 축소가 계획되어 있어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탈 원전‧석탄 에너지정책 추진으로 2017년 착공 예정이었던 신한울 3,4호기와 2019년 착공 계획 중이던 천지 1‧2호기 사업 등 약 2.7조원의 수주가 취소되면서 수주 실적이 악화됐다.

두산은 선박엔진 제조업체 두산엔진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매각에 성공할 경우 두산중공업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2월에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 두산건설은 최근 2년간 그룹 계열사로부터 9000억원이 넘는 자금 지원을 받아왔지만 차입부담이 높은 수준이라 원리금 상환을 위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추가 자금조달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건설
 
◆두산건설, 이자비용 갚기도 버거워
두산건설도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아킬레스건이다. 두산건설은 최근 2년간 두산중공업 5000억원을 포함 그룹 계열사로부터 9000억원이 넘는 자금 지원을 받아왔지만 차입부담이 높은 수준이라 원리금 상환을 위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추가 자금조달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건설의 부실한 재무구조는 두산중공업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쳐 A급 신용등급을 상실했다.

2016 년과 2017 년(11 월 누계 기준) 자산 매각으로 인한 순차입금 감소 효과가 각각 4,501억원과 1,905억원에 달한 반면, 재무부담(차입금+PF 우발채무)의 감소는 1,674 억원과 855 억원에 그쳤다. 또한, 지속적인 세전순손실로 인한 금융시장에서의 신인도 하락으로 단기화된 차입금 만기구조가 지속되고 있어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두산건설 3분기 부채총계는 1조897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조9416억원 줄어들었지만 부채비율은 172.56%에서 183.05%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3분기 누적 별도기준 353억원을 거둔 반면, 이자비용은 635억원에 달해 이자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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