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후원사 아닌 SKT 지속적인 앰부시 마케팅에 비판 지적
업계 “법적 소송도 쉽지 않아 KT만 타격 입고 있어”

▲ SK텔레콤의 김연아 출연 평창올림픽 응원캠페인. ‘앰부시 마케팅’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K텔레콤 광고 캡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앰부시 마케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SK텔레콤의 김연아 출연 평창올림픽 응원캠페인에 대해 IOC가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는 공식입장을 10일 평창조직위에 보내왔지만 제재를 가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평창 올림픽 공식 파트너(후원사)인 KT가 한숨만 내쉬고 있다. SK텔레콤의 앰부시 마케팅으로 인해 KT와 SK텔레콤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통신 분야의 공식 후원사는 KT임에도 SK텔레콤이 지속적으로 평창올림픽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면서 KT가 무형의 손해를 입고 있다는 비판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SK텔레콤은 방송사 후원만 하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방송사를 상대로 문제 제기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올림픽을 한달 앞둔 상황에서 법적 소송까지 가기에도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적 소송으로 가게 되면 이해 당사자들끼리 진흙땅 싸움으로 번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서 공식 후원사인 KT만 타격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광고 문구 등을 통해 올림픽과 관련이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주어 고객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광고 전략이다.

SK텔레콤의 앰부시 마케팅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공식 스폰서가 KT이었음에도 SK텔레콤은 ‘붉은 악마’ 캠페인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이같은 SK텔레콤의 앰부시 마케팅으로 인해 무형의 손해를 입고 있다는 게 KT의 판단이다.

공식 후원사가 되면 다양한 마케팅으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기업은 천문학적 비용을 들어서라도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되려고 한다. 그런데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앰부시 마케팅을 통해 오히려 공식 후원사보다 더 나은 홍보효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어 올림픽에 맞춰 앰부시 마케팅이 기승을 부린다. KT 경쟁사인 SK텔레콤도 이에 편승해 김연아 평창캠페인을 선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12월 초 SBS와 함께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앞세운 응원 캠페인 영상을 내보냈는데 영상 막바지에 ‘씨유 인 평창(SEE YOU in PyeongChang)’ 영문 메시지와 5G 캠페인 문구인 '웰컴 투 5G 코리아(Welcome to 5G KOREA)'와 함께 SK텔레콤의 상호가 등장한다. KT는 SK텔레콤의 캠페인 광고를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된다고 보고 지난달 방영 중단과 재발 방지 관련 공문을 발송했었다. 평창 조직위는 지난달 중순 IOC에 SK텔렘콤의 캠페인 광고가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알렸다. 이에 대해 지난 10일 IOC가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며 SK텔레콤과 공중파 3사에 캠페인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평창조직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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