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교육 확산시키는 ‘투사 교육감’ 되고자 출마 결심”

▲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가 8일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김민규 기자] 시사포커스는 8일 2018년 경북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본지를 통해 처음 천명한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 (사)좋은학교운동연합 상임대표를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김 상임대표는 지난 2005년 조전혁, 신지호, 박영아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명희 교수 등과 함께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을 결성한 이래 수요자 중심교육, 수월성 교육 강화 등을 목표로 활발한 시민사회단체 운동을 해온 바 있다.
 
그동안 평준화 위주 보편교육의 문제점을 적극 지적하며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던 김 상임대표가 어떤 각오와 포부를 갖고 경북 교육감 선거에 도전하게 됐는지 이번 인터뷰를 통해 낱낱이 살펴보기로 하겠다.
 
▲ 교육감 선거 출마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지난 10여 년간 교육운동에 매진해왔지만 근본적 변화에 있어선 시민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기에 ‘교육(사회)의 변화를 꿈꾸려면 교육(사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절감한 끝에, 선거에 직접 나서기로 결단을 내리게 됐다.
 
또 지난 6·4지방선거를 통해 17개 시·도 중 13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됨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자유주의 교육을 확산시키는 ‘투사 교육감’이 전무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우리 교육현실에 있어 보수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회는 일류를 추구하는 무한경쟁 시대인데 진보 교육감들은 경쟁하지 말고 맘껏 놀며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하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감당해 낼 교육의 방향은 평준화 제도의 개선과 ‘한 줄 세우기’ 대학입시제도 개선, 수월성 교육 확대에 있는데,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 교육계는 여전히 평준화 위주의 보편교육, 이념적 계기교육, 감상적 통일교육에만 매몰돼 있다.
 
전교조의 모든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이 같은 교육정책으로는 미래를 감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정치적인 의도로 보편교육을 더 심화시키고 있어 하루빨리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수 교육감이 나서야 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지난 28년 동안 경북에서 교편을 잡아왔던 경험은 물론 2002년 한국교원노동조합경북본부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년 동안 교육운동에 매진해오며 느꼈던 바에 따르면 비록 성실한 전교조 교사 분들도 상당수였지만 몇 퍼센트조차 되지 않는 NL, PD 계열 인사들이 지도부를 장악한 채 운동권의 시각으로 교육계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계속해서 과격한 투쟁에 의존한 평등 교육 위주로만 경도되어 왔고 결국 21세기 흐름에 역행하는 우를 범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이 말하는 ‘꿈과 끼’도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에 따른 인문학적 지식 기반을 토대로 해야 살려낼 수 있는 것인데, 이 같은 보편교육의 문제점을 아직도 솔직히 고백하지 못하고 있기에 사회발전을 위해선 지금이라도 합리적 보수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합리적 보수가 제시하는 교육 개혁의 방향은?
 
▲ (사)좋은학교운동연합의 교육기자재 해외지원사업 MOU중인 김정수 대표(좌측). 사진 / 시사포커스DB

현 정부가 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자사고나 특목고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려 하고 있는데, 장차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학교는 오히려 특수성과 다양성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모든 학생이 공정하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현재 자사고나 특목고의 우선 선발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자사고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사실상 ‘교각살우’와 다를 바 없는 우매한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학생들의 다양한 특기와 적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학교들을 확대해나가는 것은 물론 학생 각자의 특기를 살리지 못하고 이와 상관없이 등급에 따라 진로를 결정하게 만드는 수능위주의 현 대학입시제도도 조속히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사고력보다 유형학습의 형태로 등급이 부여되고, 이를 절대기준인양 학생을 수능 점수로 한 줄 세우기하는 구태의연한 현재의 대입제도는 한계점에 도달한 지 오래이기에, 늦었지만 이제라도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학생 선발의 자율성을 대학에 어느 정도 부여해야 하며 백화점식 대학 형태를 과감히 개선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다양하고 특성화된 학과들을 개설해 학생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또 대입제도 뿐 아니라 교육 평준화 제도와 학군제에도 손을 대야 하는데, 농촌에서도 도시의 일류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시절’처럼 교육현실을 개혁하려면 무려 40년이나 이어졌던 평준화 제도부터 먼저 혁파해야 한다.
 
더구나 이 평준화는 사학의 자율성만 옥죄었을 뿐 정작 하향 평준화를 부채질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도 교육수준을 점점 떨어뜨리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해왔기에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되살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고쳐나가야만 한다.
 
끝으로, 부동산 가격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사교육이 판치게 된 교육특구를 만들어 교육마저 양극화로 치닫게 하고 있는 학군제에 대해선 점차 광역화하는 방향으로 완화, 개선해나가야 한다.

사실 교육의 평등을 외치는 진보진영에서 이 같은 교육특구를 존치시키면서 평등 실현을 외치는 자체가 모순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선 진보교육계 측에서도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 6·13지방선거에서 보수 교육감의 당선 가능성과 경쟁력은?
 
▲ (사)좋은학교운동연합 전국대표자회의에서 김정수 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보수 후보 단일화가 실패한 데 힘입어 대거 당선됐다는 데 비쳐보면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호남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진보 후보에 맞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지만 단일화 성사가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개인적으로도 과거 교육감 단일화를 세 차례 시도한 적이 있지만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역 딱 한 곳에서만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을 정도로 쉽지 않았는데, 심지어 지난 2010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당시엔 바른교육전국연합을 창립해 이원희 후보를 보수 유일후보로 단일화를 이뤄낸 지 하루 만에 다른 보수 후보들이 불복하는 바람에 결국 무산되면서 근소한 차이로 진보 유일후보인 곽노현 교육감이 당선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공정성이 담보되는 단일화 기구가 만들어 진다고 해도 완전한 후보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지만 설령 그럴지언정 2~3명으로 후보가 축약되는 것만 해도 의미가 있기에 보수후보들이 모두 모여 허심탄회하게 단일화를 서로 논의하는 협의의 장이 열릴 필요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또 다른 어려움은 광역·기초지자체의 정당 선거와는 달리 기호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 채 사실상 ‘깜깜이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보니 현역 프리미엄이 상당하다는 건데, 지난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대부분 당선됨에 따라 보수 후보들 입장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에 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 무주공산인 대구, 인천, 울산, 경북 이외 12개 지역에선 보수 단일화가 성사된다 해도 최소 20~30% 이상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현직 진보교육감을 이긴다는 건 쉽지 않은데다 현직이 재출마를 포기한 대구와 3선이어서 출마하지 못하는 경북, 현직 교육감 구속으로 공석이 된 인천과 울산조차 자칫 진보 단일화가 이뤄져 1대 다(多) 구도가 형성되면 진보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앞두고 사실 우려가 적지 않다.
 
다만 적어도 경북지역에선 지난 28년간 중등교육을 담당하고 반전교조 교육운동에 매진해왔던 저만큼 진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어느 누구도 없을 거라 단언할 수 있기에 대구 경북의 교육계 선후배와 지인들, 퇴임 후 교육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들께서 제게 힘을 실어주신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미래교육을 추구해 그동안 방치되어온 농어산촌의 교육을 변화시키고, 산업화 시대의 인재들을 배출했던 경북교육의 옛 영광을 필히 재현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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