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조선업계 위기. 성동조선 '완전자본잠식' …STX조선 '회복세'

▲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STX조선과 성동조선은 청산가치가 존속가치가 높게 나오는 등 구조조정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삼성KPMG는 오는 2월 6일까지 실사 중이며, 3월초 회생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의 두 업체에 대한 구체적 전망이 나오려면 약 한달 내지 두 달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두 업체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정부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 측 인사의 언급을 비춰봤을 때 지원 쪽으로 방향이 맞춰진 가운데, 당장 RG발급과 신용장 개설 등 신주발주를 위한 금융지원부터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이 나온다. 즉, 상황이 해볼 만한 STX측과 아직 조업을 시작도 못한 성동조선과 명암이 갈리고 있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STX조선과 성동조선은 청산가치가 존속가치가 높게 나오는 등 구조조정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삼성KPMG는 오는 2월 6일까지 실사 중이며, 3월초 회생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의 두 업체에 대한 구체적 전망이 나오려면 약 한달 내지 두 달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두 업체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동조선은 작년 말 조업이 중단된 상태로 인력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에 주력했고, 이번 정부 대책에 나온다고 해도 정상조업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반면, STX조선 측은 당장 대기 수주 물량이 있어, 정부가 RG발급과 신용장(L/C)발급 등 빠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중견조선업계 위기…엇갈린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
 
한 배(?)를 탔다고 할 수 있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분위기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성동조선해양은 2016년말 현재 조업을 중단했고, 부채가 자산보다 1조4247억원이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수출입은행(2조5000억원), 농협, 무역보험공사 등 2010년 이후 7년째 채권단 수혈을 받았고, 출자전환을 포함해 지원액이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채권자 국민은행, 우리은행은 손을 놨다. 성동조선은 작년 유조선 5척(옵션 2척)을 수주한 게 전부며 일부 외국선사는 수주건조를 연기한 상태다. 인력은 1300명을 줄여 1200명 정도만 남았다.
 
STX조선해양이 성동조선보다 재무상태 등 상황이 훨씬 낫다. 2016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금 4729억원으로 2015년 말(5627억원)보다 898억원(19%) 감소한 수준이다. 불황에 따라 3분기 금융수익과 중단영업이나 비용수익을 제외하고도 24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한 때 자본잠식 상태였던 STX의 부채비율은 75%수준으로 법정관리 후 확연한 호전을 보였다.
 
STX조선 측에 따르면 자율협약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해 인력은 3600명에서 1400명으로 축소했고 협력사 8500명 포함해서 현재 2200명 수준으로 조직 슬림화를 마쳤다. 수주잔량은 올해 2014년 수주선박 5척을 건조했고, 1월내 인도가 완료될 예정이다. 작년엔 총 17척(옵션 포함 11척)이 RG가 발급돼 있다.
 
▲ 성동조선해양 정상화 방안 마련 긴급회의 (2017.11.23일) ⓒ 경남도

두 업체를 한데 묶어 바라본 시각은 또 다르다. 성동조선은 중견조선사로써 생산설비가 2003년 조선호황기에 만들어져 타 조선에 견줘 설비는 최신식에 해당하며, 기술력 또한 STX에 비해 떨어질 것이 없는데 열악한 재무구조만으로 쇄신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것. 고용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일단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조선 3사 CEO와 함께한 자리에서 “성동조선해양을 어떻게 할지 대안을 찾고 있지만, 타 조선사가 인수하는 방안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어, 매각 혹은 법정관리는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성동조선 측은 세계적인 수주 수요급감에 따른 결과일 뿐, 내년 경기회복만 이뤄진다면 다시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 정부와 업계 입부, ‘성동조선‧STX조선 낙관’
 
두 중견조선업계의 위기에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대우조선해양의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고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불황기를 넘길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뒤이어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외부컨설팅을 통한 금융측면을 고려해 전체 조선업 내 무리가 없도록 빠른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해 긍정적인 검토를 예고했다.
 
클락슨 보고서는 2017년 11월달에 발주 목표치를 하향조정했지만 작년 11월까지 이전 같은 기간보다 67%증가했고, 2018년 발주 전망은 32.9% 증가한 809억달러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5년전 수준의 조선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두 업체가 중견조선사로서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성동조선 붙들고 가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와 성동조선이 만드는 선박은 해외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선박단가도 높게 쳐주고 있다”며 “만약 중견조선소가 축소 혹은 청산된다면, 중국과 일본과의 경쟁에서 점유했던 시장을 고스란이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STX는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현대중공업 등 빅 3와 사업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며 “중형선박은 전체 60%에 달하고, 빅 3와 대형조선업과는 다른 부문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 계약이 없을 뿐, 1분기가 지나면 발주가 시작된다”며 “신규수주를 받을 수 있도록 RG발급과 신용장 L/C개설 등 빠른 정부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