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체제 구축 위해 세대교체 단행
박동욱 사장, 리스크 관리 조직 쇄신 작업 나설 듯

▲ 현대건설 CEO 교체를 두고 정의선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한 세대교체와 지난해 반포주공 1단지 출혈경쟁으로 인한 비판 여론 등이 작용한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사진 /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건설 수장이 정수현 사장에서 ‘재무통’인 박동욱 사장으로 교체됐다. 7년 장수 CEO로 건설업계 맏형 노릇을 했던 정수현 사장 교체를 두고 지난해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 내내 불거진 진흙탕 출혈경쟁 등 재건축 시장의 온갖 민낯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점과 현대차동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해 젊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작용 50대 CEO를 내세운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용퇴 의사를 밝혀 그룹에서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정수현 사장 교체를 두고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7년 임기동안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와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BGC) 공사계약을 수주했다. 무엇보다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통해 현대건설 수익성을 개선되며 정상괘도로 돌려놓았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정 사장은 GBC 상근고문으로 위촉되며 현대건설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사장 교체를 두고 일각에선 현대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에서 과도한 출혈경쟁 탓에 재건축 수주전에 정부가 개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점, 저가 수주 탓에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 점이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그럼에도 현대건설 사장 교체를 놓고 정의선 체제 구축 강화에 힘을 싣기 위해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지주사 전환 문제를 놓고 고심 중에 있으며, 정의선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현대건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 해 실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오너 입장에선 재무통 CEO가 현장통 CEO보다 낫다.

또 다른 시각은 올해 SOC예산 축소와 건설업계 CEO들이 올해 건설경기가 힘들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에 관리 초점을 맞춘 재무통 CEO가 낫다라는 판단과 BGC 사업 강화와 맞물리면서 정 사장을 GBC 상근고문으로 위촉하고 ‘재무통’인 박동욱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란 분석이다.

박동욱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올해 건설경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현대건설 수익성을 낼 것인지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조직 혁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주택사업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해외 수주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올해 현대건설은 신년사에서 매출 증대를 목표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해외수주 확대를 위해 본부별 구체적 실행방안을 수립하는 등 기술 차별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단 유가 상승에 산유국들의 발주 확대가 전망되면서 해외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와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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