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남북 경제협력 현대그룹에 의해 꽃 필 것”

▲ 남북해빙 무드에 남북경협을 해왔던 기업으로선 가뭄에 단비격인 소식으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남북경협이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판문점 남북 연락 채널이 23개월만에 복원되면서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해빙무드로 접어들고 있다. 남북해빙 무드에 남북경협을 해왔던 기업으로선 가뭄에 단비격인 소식으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남북경협이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남북경협을 주도해왔던 현대그룹은 이번 남북 관계 해빙무드에 기대감이 묻어나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이와 관련 언급을 했고, 지난 3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도 금강산 관광 등 북한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남북 사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며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사명감으로 담담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드러내며 남북대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현대그룹도 예전과는 달리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현 회장은 “남한과 북한이 언젠가는 평화의 길로 접어들 것을 의심치 않는다”며 “남북한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해 사명감을 더욱 견고하게 확립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 역시 금강산 관광 등 북한 관련 사업을 언급했다. 이영하 대표는 남북관계가 해빙모드에 대해 “금강산 관광 등 북한 관련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언제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정부와의 협력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과거에도 기대감만 나오다가 끝난 적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단 23개월 만에 남북 대화 채널이 복원되고 남북 대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협도 물꼬를 틀 것으로 보여 암흑기를 지낸 현대그룹도 만반의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과 대북 경협사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아산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이후 뚝 끊긴 상태다. 개성공단 마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2월 중단되면서 현대그룹이 추진하던 대북 경협사업은 중단됐다.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매출은 한창 시절 절반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효자노릇을 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남북관계 흐름과 정권에 따라, 주변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2008년 이후 9년간 금강산 관광‧개성공안 중단 여파로 협력업체 포함 손실 규모가 1조7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 임직원 수도 5분 1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그룹은 2016년 현대상선이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중견그룹으로 내려앉았다. 현재 그룹은 현대아산과 현대엘리베이터 두 축이 이끌고 있다. 예전부터 현대그룹의 정체성은 현대아산이 맡고 있었던 터라 그룹의 대북사업이 중추적 역할을 했던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에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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