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중공업 1.3조 유증…내년 현대오일뱅크 IPO 계획 발표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현대중공업은 부채상환을 위한 유상증자와 내년 하반기 지주사체제 완성을 위한 현대오일뱅크 IPO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의 지주사인 현재로보틱스는 올해 현대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내년엔 현대오일뱅크 IPO에서 나온 현금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사 체제를 완성할 예정이다.
 
27일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번 유증은 발행주식수(5567만주) 중 신규발행수(1250만주)는 22.1%, 1.3조원 규모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년 3월 27일이다.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유상증자는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하락 등을 고려했을 때, 롤오버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 현대중공업 내년 부채상환을 위한 유상증자와 내년 하반기 지주사체제 완성을 위한 현대오일뱅크 IPO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의 지주사인 현재로보틱스는 올해 현대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내년엔 현대오일뱅크 IPO에서 나온 현금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사 체제를 완성할 예정이다. ⓒ 뉴시스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으로 토지매매(4430억원←미포조선 하이투자매각 충당), 현대건설기계 및 현대일렉트릭의 해외 생산법인 매각대금(3200억원) 등까지 감안하면, 이미 자체현금이 2.5조원에 달해, 유상증자를 순현금구조로 전환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유증이 성사되면 현대중공업은 1.3조원 중 8690억원은 부채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4185억원은 시설 투자 및 R&D에 사용할 계획이다. R&D투자는 ICT스마트기술에 2300억원, LPG 및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에 19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5년간 1조원의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중 초기 2년 내에 40%를 붓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말 순부채 1.3조원, 토지 등 매각대금 7.6조원까지 감안하면 유증 성사 시 사실상 무차입경영에 돌입하게 돼 과도한 유상증자 규모”라고 평가했다. 클락슨 전망에 따르면 2018년 발주물량이 전년대비 40%이상 증가해 선가역시 10~15% 인상된 수준이 예상된다.
 
반면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조선업황은 회복되고 있지만, 조선업 전반의 신용등급 하락과 신규계약 선박에 대한 금융기관의 RG발급 제한 및 여신축소 우려가 존재한다”며 “현대중공업은 경영개선 계획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확실한 경영개선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적정선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유증에 현대로보틱스는 2870~3444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출자후 지분율은 27.84%에서 26.83%~27.64%로 하락된다. 현대로보틱스의 3분기말 보유 현금은 4600억원이며, 현대오일뱅크 내년 초 배당금 3000억원을 감안시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26일 현대오일뱅크의 2018년 IPO계획도 발표했다. 내년 IPO는 현대로보틱스 중심의 지주회사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로보틱스는 내년 하반기 현대오일뱅크 IPO에 따라 보유한 지분 91.13%를 통한 구주매출(20~40%)로 인해 약 1.5조원~3조원의 현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주회사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 42.35%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약 4.8%(10월 3.18% 처분)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오일뱅크 IPO를 통한 자금으로 지주사체제 완성을 위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지분인수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수 외에도 합병 등의 방식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통해 보유지분의 시가평가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현대로보틱스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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