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거대 폭력조직 부활, 세 확장 위해 도심 유혈극

지난 90년대 이후 와해된 듯 했던 폭력조직들이 부활, 폭력계 주도권을 놓고 세력규합 및 확장을 위해 도심에서 끔찍한 유혈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전국구 건달'로 불리는 부산지역 폭력조직의 대부 이 모(60.칠성파 두목)씨가 구속수감되고 칠성파.유태파.신20세기파.영도파 등 4개 조직을 비롯해 크고 작은 폭력 조직원에 대한 경찰의 저인망식 단속으로 부산지역 폭력조직은 거의 와해된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러나 이들 폭력조직은 이후에도 끈질기게 생존, 부산지역 폭력계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거대한 폭력조직으로의 부활을 기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끊이지 않는 보복 부산경찰청 폭력계는 21일 '도심 연쇄 집단폭력사건 기획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도심 집단 유혈 사건에 개입한 부산지역 폭력조직 52명 중 39명을 검거해 칠성파 조직원 홍 모(29)씨와 유태파 조직원 황 모(27)씨 등 2개파 조직폭력배 30명을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로 구속하고 칠성파 조직원 배 모(30)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을 배후 조종한 혐의로 유태파 두목 김 모(47)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는 한편 달아난 12명을 쫒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칠성파 조직원 홍씨 등 13명과 유태파 조직원 황씨 등 7명은 지난해 3월 27일 칠성파가 운영하던 부산 동구 범일동 모 룸살롱에서 야구방망이와 흉기 등으로 집단 칼부림을 벌여 각각 전치 6~8주간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칠성파 조직원 김 모(29)씨 등 11명은 다음날인 28일 부산진구 범천동 모 빌딩 로비에서 유태파와의 연합세력 조직원인 박 모(25)씨 등 2명에게 손도끼 등으로 보복폭력을 가해 전치 3~4주의 상처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보복에 나선 유태파 조직원 황씨 등 30여명은 같은 달 29일 칠성파 조직원 김 모(32)씨가 운영하던 해운대구 모 주점으로 난입, 야구방망이 등으로 1320만원 상당의 기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세력 조직원 조 모(27)씨 등 10명도 같은 날 칠성파 조직원 변 모(35)씨가 운영하던 해운대구 모 식당에 난입해 같은 방법으로 840만원 상당의 재물을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안심한 사이 수면위로 부상 이들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전담수사반을 편성, 지난 1년간 집중 수사를 벌인 결과 칠성파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기존 조직인 유태파와 연산동파, 서면파 등의 연합세력을 상대로 집단폭력에 나섬으로써 집단 유혈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와의 전쟁이후 부산에서는 영화 `친구'의 소재로도 등장했었던 전설적(?)인 폭력조직 칠성파를 동경하거나 흉내낸 `칠성파 추종세력'이란 잡조직들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위협적인 치안불안 요소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이 안심하는 사이 칠성파와 유태파는 잠시 움츠렸다가 노(老)주먹들의 퇴역을 통한 세대교체로 세를 회복한 뒤 수면위로 부상, 그들의 위력을 과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 3월 영화에나 나옴직한 끔찍한 연쇄 유혈극을 벌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이후에도 조직범죄자나 조직범죄 소지가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동향을 감시해왔다. 하지만 이들 조직은 부산지역 유명 룸살롱을 인수, 경영하는 등 철저한 합법조직을 가장해 경찰의 감시를 따돌리며 막대한 자금을 축적, 조직을 재건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 1년간의 기획수사' 과정을 공개한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부산의 폭력조직 실태를 재확인했다"며 "최근 폭력조직의 이합집산, 연계 등 활동양상, 변화된 조직계보, 드러나지 않은 추종세력 실체 파악 등 종합적인 대책을 다시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민들은 "경찰은 폭력조직 부활에 대한 시민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제2의 범죄와의 전쟁 등 폭력조직을 뿌리뽑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 해야한다"며 한결같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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