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부회장 오른 조현식 체제 출범
일감몰아주기 산재 은폐 의혹 해결이 관건

▲ 내년 한국타이어가 본격적인 3세 경영에 시동을 건다. 3세 경영 안착을 위해선 일감몰아주기와 생산현장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 은폐의혹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사진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내년 한국타이어가 본격적인 3세 경영에 시동을 건다. 3세 경영 안착을 위해선 일감몰아주기와 생산현장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 사고 은폐의혹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일 3세 경영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조현식 사장이 총괄 부회장(각자 대표이사)으로, 조현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최고운영책임자(사장)는 한국타이어 각자 대표이사(사장)로 내정됐다.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부회장인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가 그룹 경영전반을 총괄했다면 내년 부회장 임기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조현식 부회장이 그룹 경영전반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조 부회장 중심의 3세 경영이 시작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조 부회장이 완전히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은 지배그룹정점에 있는 한국타이어월드 지분을 각각 19.32%, 19.31%을 보유 거의 동일하다. 때문에 조양해 회장 지분 23.59%를 누구에게 상속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결정된다.

일단 내년 조 부회장이 그룹 경영의 전반을 총괄하게 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조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타이어 제조사업으로선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보고 1조원대 규모인 비타이어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2조원대로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자동차용 축전지를 생산 판매하는 아트라스BX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올아트라스BX는 올해 초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비타이어부문 강화를 위해 2014년 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 지분을 인수한 것도 이 일환이다. 올해 2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자본금 100억원을 투입해 HK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타이어 유통부문 강화도 주력한다. 올해 2월 호주의 최대 타이어 유통점 ‘작스 타이어즈(JAX TYRES)’의 지분 100%를 인수해 한국타이어 그룹의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7월에는 기존 유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한국지역본부 마케팅&세일즈 부문의 리테일 담당 조직을 유통사업본부로 격상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산재 은폐의혹 해결이 관건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상황에서 연착륙을 위해선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잠재울지가 관건이다.

일감몰아주기 논란 지적을 받는 엠프론티어, 신양관광개발, 엠케이테크놀로지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엠프론티어는 81.8%, 엠케이테크놀로지 98.6%, 신양관광개발 100%에 달한다. 특히 신양관광개발은 그룹의 건물 및 시설관리용역 부동산임대사업을 하는 곳으로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전산체계관리와 시스템통합서비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말 기준 조현범과 조현범, 조희경 등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가 각각 24%와 24%, 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각각 20.0%, 29.9%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사고 은폐의혹도 조 부회장이 해결할 과제다. 서승화 부회장은 지난 10월28일 금산공장을 방문 노조와의 면담에서 “앞으로 안전문제가 발생할 경우 설비 측면에서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 이름을 걸고 안전조치를 확실히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공장과 더불어 금산공장에서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일각에선 산재 은폐 의혹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년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선 만큼 산업재해 해결에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우선 3명의 해고자 복직을 사측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수용해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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