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사, 90%이상을 현대라이프생명에 이후, 매각 예정

▲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인 현대라이프생명 경영권을 포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만성적자에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부합되려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더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 씨씨제로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현대차 계열사가 현대라이프생명에 퇴직연금 일감을 몰아준 비율은 90%를 넘는다. 문제는 계열사 퇴직연금인 법인일감을 몰아받은 현대라이프생명은 개인영업채널을 없앨 예정으로 2000여명의 설계사들의 잔여수당을 주지 않고 점포를 없애는 등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현대차는 퇴직연금을 몰아준 현대라이프생명을 대만 회사에 매각할 예정이다.
 
8일 현대라이프생명은 오는 29일 현대모비스 직원들과 보험료 945억원의 DB형 퇴직연금 계약을 유치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기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은 전체 1조1767억원 중 현대차 계열사에서 1조1570억원을 유치했다. 자사 퇴직연금DB형 전체 유치액의 98.32% 비중이다.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이 두 번째로 큰 삼성생명의 비중은 59.66%, 롯데손보는 40.23%, 삼성화재(37.80%), 한화생명(11.50%)순이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인 현대라이프생명 경영권을 포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만성적자에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부합되려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더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3대주주인 대만 푸본(Fubon)생명이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넘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라이프생명은 푸본생명(48.62%), 현대모비스(30.28%), 현대커머셜(20.37%) 순이다. 푸본생명은 80%의 지분을 점유해 경영권이 넘어간다.
 
문제는 현대라이프생명이 본업인 개인생명보험 시장에서 손을 떼면서 이전 보험설계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이다. 당연히 GA영업도 중단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올해 초부터 75개 지점을 대상으로 통폐합을 진행하다 9월 1인 남은 30개마저 모두 폐쇄했다. 이에 2000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는 일자리를 잃었고 8일 현재 200여명만 남아 지점을 다시 개설하고 퇴사한 직원들의 잔여수당을 모두 지급하라며 본사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수고용직인 설계사들은 노동3권이 없기 때문에 교섭권이 없고 퇴직금도 보장받지 못한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신계약 수당을 이미 50%로 내렸다.
 
현대라이프생명 홈페이지에는 고객프라자가 생겼다는 소개란이 있으나, 전국에 6개에 불과하고 이전 점포에 책상만 놓여있는 상태다. 사실상 운영계획은 없다. 다만 대출 업무는 1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영업으로 쌓은 고객DB가 자산이라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8일 현재 현대라이프생명 30개 지점 200여명이 남아서 본사 앞에서 총파업 중이다. 현대라이프생명 앞에서 농성중인 이동근 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 지부장은 “현대라이프에서 십수년 일해 온 여성설계사 등 3년에 나눠서 받는 잔여수당이 상당하다”며 “75개 지점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것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약점을 이용해 잔여수당까지 챙기려는 꼼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총수 일가가 있는 기업이 타 계열사 등 상장회사는 매출의 30%(내년부터 20%)의 일감을 몰아줬을 때 해당된다. 퇴직연금의 경우 보험사 내 전체 보험계약액 중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과세대상이 아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90%이상의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는 것과, 공정 거래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공정위가 나설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이것이 해외 회사로 넘어가는 경우라면 더 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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