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 저렴 인프라 구축에 수소차보다 장점
수소차 충전시간 5분 내외 주행거리 길어 주목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하고도 도요타에 판매량 밀려
정부, 인프라 구축과 정부 보조금 지원에서

▲ 현재 친환경차는 수소차와 전기차로 양분된 상황이다. 이 중 현재 미래 친환경차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기술경쟁에 나서면서 주도권은 전기차가 갖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의 친환경차인 '차세대 수소전기차(수소차, 좌)'와 전기차인 아이오닉(우). ⓒ현대자동차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미래 친환경차 선점을 놓고 각국의 자동차업체들이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 경쟁이 뜨겁다. 해마다 열리는 모터쇼는 친환경차가 주인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만큼 친환경차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신모델 출시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친환경차는 수소차와 전기차로 양분된 상황이다. 이 중 현재 미래 친환경차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기술경쟁에 나서면서 주도권은 전기차가 갖고 있다.
 
◆전기차 빠른 성장세…충전시간 단축 관건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독일 다임러, GM, 재규어, 닛산 등이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뜨거운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전기차의 원조이며 강자인 테슬라는 지난해 중저가형 전기차 ‘모델3’와 SUV ‘모델X’을 출시했다. GM은 쉐보레 ‘볼트’, 재규어는 중형 SUV ‘I-페이스’, 닛산은 ‘리프 전기차를 선보였다.

국내도 전기차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올해 전기차 판매 대수는 10월 1만대를 넘어 1만4645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월 기준 국내 전기차 모델별 판매순위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6203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60%로 차지하고 있다. 이어 르노삼성 SM3 Z.E.(1569대), 기아 쏘울 EV(1290대)가 각각 2,3위를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이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경쟁국에 비해선 부진하다. 현재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외에도 수소차에도 집중하다 보니 전기차에 올인 할 수 없는 전략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는 미래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차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것도 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선 기술개발과 함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충전소는 4만개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2020년까지 급속 충전기 3000기를 포함해 2만기를 늘리겠다는 목표보다 2배가량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각종 세제혜택, 기술개발로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기차 가격이 싸진 덕분에 구입자가 많아졌다”며 “인프라 확충 여부와 충전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관계자들이 전기차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뉴시스

◆현재 친환경차 주도권은 전기차
전기차가 수소차보다 친환경차로 각광을 받는 이유도 가격이 저렴하고 기존 전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을 든다. 수소차는 충전시간이 5분 안으로 짧다는 게 장점이지만 비충전소 건립비용만 30~40억원에 달하고 연료전지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수소차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전기차 충전소요 시간은 급속충전으로 20~30분, 가정에서 충전할 경우 3시간~4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번 충전으로 운행거리는 300km 내외다. 분명 충전시간과 주행거리로 볼 때 수소차가 장점이 확실하지만 비싼 가격대와 인프라 부족으로 현재까진 전기차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지난 2015년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수소 생산·수송 인프라에 드는 비용이 막대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수소차 개발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하며 전기차의 손을 들었다.

◆미래 친환경차 수소차 미는 현대차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양산하고 있지만 미래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차를 밀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ㆍ정보통신(IT) 전시회인 ‘CES 2018’에서 차세대 수소 전기차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산 ix35’를 개발했다. 현대차가 수소차 연구 개발에 돌입한지 15년 만의 일이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수소차 미래 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 중이다. 현재 투산ix FCEV 1개 차종에서 2020년까지 2개 차종을 개발하고 연료전지 시스템 소형화와 성능을 개선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수소차 기술개발 경쟁력은 경쟁사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연료전지 3대 핵심 기술(MEA‧전극막접합체, 분리판, GDL) 가운데 난도가 가장 높은 전극막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기술력은 앞서지만 제품 생산에는 도요타에 밀린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도요타는 후발주자로 2014년 ‘미라이’수소차를 선보였다. 1년 늦은 출발이지만 지난해 투싼ix는 240여대, 미라이는 1000여 대가 팔렸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 10월 도쿄모터쇼에 1000km 주행거리를 목표로 개발한 콘셉트가 ‘파인컴퍼트 라이드’를 공개했다. 앞서 현대차는 투싼 ix보다 주행거리를 580㎞로 늘린 수소차 쇼카를 공개했다.
 
▲ 수소차 시장 선점을 놓고 현대차와 도요타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대차 vs 도요타, 수소차 주도권 다툼…부족한 정부 지원
수소차 시장 선점을 놓고 현대차와 도요타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인프라 구축을 보면 국내 수소차 인프라는 걸음마 단계다.

전기차 충전시설이 전국에 1천320개 달하는 반면 수소차 충전소는 연구용 5곳을 제외하면 6곳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도요타의 미라이 누적 판매량은 9월까지 4천268대다. 현대차 수소차인 투싼 ix 누적 판매량은 같은 기간 834대에 불과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한 탓에 세계 최초 수소차를 양산하고도 시장 주도권을 일본에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지적에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100개소로 늘리고 수소차도 1만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24개 계획이었던 충전소 구축은 현재 12곳만 완공된 상태다.

무엇보다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해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절실하다. 현대차는 올해 초 투싼 ix 수소차 가격을 8500만원으로 내렸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스런 가격이다. 정부가 올해 수소차 지원금 2천750만원을 확대하려는 정책 논의가 길어지면서 보조금이 확대되지 못할 경우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비해 우리 정부의 인프라 구축 지원이 턱 없이 부족하고, 수소차 지원금을 일본 수준만큼 확대하는 과감한 지원이 없다면 수소차 대중화가 오래 걸릴 것이다” 며 “수소차 시장 주도권도 일본에 완전히 넘어갈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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