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밀실야합’ 비난 계속하면서도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갈라치기 시도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선동,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예산안 처리에도 불구하고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위장야당’ ‘뒷거래’ 야합‘ 등의 거친 말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전방위로 공격해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난타전을 이틀 간 주고받던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5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수석부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서 주고받은 카톡 문자를 ‘밀실야합’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던 논평에 대해 뒤늦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틀이 지난 7일에는 야합의 당사자로 지목된 민주당이 발끈했고, 국민의당도 저급하다고 반박했다.
 
 
◆장제원, 박홍근이 권은희에 보낸 문자 근거로 ‘밀실야합’ ‘추악한 뒷거래’비난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5일 오후 논평에서 예산안에 합의하고 처리시키려하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향해 두 당의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카톡사진을 근거로 ‘추악한 뒷거래’ ‘밀실야합’ 등 거칠게 비난했다.
 
장제원 대변인은 5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에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추악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박홍근 민주당 수석 부대표의 카톡 사진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며 “국회의 막중한 책무인 예산안 심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선거구제 개편과 같은 정당간의 이해득실을 서로 주고받는 밀실야합을 했다”고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정의로운 정치이고 이것이 안철수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인가?”라며 “국민의당은 자신들이 그토록 주장하던 공무원 증원의 부당성과 내년에 한해 우회적으로 민간기업에 대한 최저임금 보전을 해야한다는 주장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고 민주당에 굴욕적으로 무릎 꿇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라고 두 당을 함께 비꼬았다.

이어 “국민의당에 경고한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국민의 혈세를 볼모로 한 집권세력과의 야합은 국민들의 무서운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러한 추악한 뒷거래를 통해 수적우위를 앞세워 사상 최악의 예산안을 밀어붙이는 행태는 국민들께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당리당략에 빠져 밀실야합을 통한 ‘추악한 뒷거래 예산안’ 저지를 위해 당력을 총결집해 투쟁하고 응징하고 막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이후 여론의 비난을 받아 오던 장제원 의원은 11월 수석부대변인에 임명되고부터 연일 거친 입담을 자랑하는 성명이나 논평을 내고 있다.
▲ 장제원 대변인은 5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에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추악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박홍근 민주당 수석 부대표의 카톡 사진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개헌안 마련과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다 하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확고히 추진할 것을 합의한다. 2. 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임을 금지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 등을 처리한다. 3. 고위공직자의 직무관련 비리에 대한 독립적·전담 수사기관 설치를 위한 고위공자비리수사처법을 처리한다”는 카톡 메시지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보냈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6일 “제1야당으로서 정부의 독주와 집권여당과 국민의당과의 밀실야합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가 정치적 야합에 저당 잡히지 않도록 밀실야합 예산 실행의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장경제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거들었다.
 
 
◆우원식 “박홍근·권은희 수석 간에 문자를 밀실야합이라는데 터무니없는 소리
양당 원내수석 간의 문자에 대한 한국당의 ‘밀실야합’ 비난에 더불어민주당은 7일 장제원 대변인과 자유한국당을 공격하고 해명에 나섰다.
 
당사자인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 5일 본회의장에서 제가 국민의당 권은희 수석부대표와 의견 교환 차원에서 주고받은 카톡 메시지 내용을 두고 자유한국당은 무슨 큰 건수라도 잡은 듯 밀실 야합이라고 주장하며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추진이 갖는 정당성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국민들께 약속한 것이 ‘개헌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겠다’라는 것인데 자신들의 공약마저 부정하겠다는 것인지, 이것이 자유한국당 당론인 것인지, 지금의 헌법과 선거제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박 수석은 “이미 국회에 헌법개정특위와 정치개혁특위가 여야 합의로 가동 중에 있고 시대 변화의 흐름에 걸맞은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정략적 접근과 정쟁의 도구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박홍근 수석과 권은희 수석 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을 갖고 자유한국당에서 밀실야합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우 원내대표는 “‘개헌을 하자’ ‘선거제도의 변화를 갖자’는 것은 박 수석도 말씀하셨지만 이미 개헌특위, 정개특위를 만들어서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일이다. 하자고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천 번 만 번을 이야기 했던 것이다. 그것을 하자는 것이 무슨 밀실야합인가? 또 하나, 지방선거와 동시선거하자는 것은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들이 똑같이 이야기 했던 내용 아닌가? 그것을 하자고 하는데 무슨 밀실야합인가?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밀실야합이라는 비난에 반박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우리로서는 공수처법을 정말 하고 싶다. 다른 웬만한 법을 바꿔서라도 정말 국민들의 민생을 해치는 법이 아니면 자유한국당이 요구하는 법 중에 그런 법이 있으면 바꿔서라도 하고 싶다. 그게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그게 무슨 밀실야합인가?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서 예산안을 처리를 했는데 괜히 생트집을 잡아서 국회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국민에게 보여진다”고 재차 꼬집었다.
 
 
◆국민의당, ‘밀실야합’에 불쾌감을 표시
국민의당도 7일 ‘밀실야합’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비해서는 발언분량이 짧았으며 대표적으로 오해 받는 ‘호남선 KTX 노선 확정과 예산 증액’에 대해 설명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공보부대표는 7일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이번 예산안 협의와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우리사회 일각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야합을 했다’며 대표적 사례로 호남선 KTX를 주장하고 있어서 비판말씀 드리겠다”며 문제를 삼았다.
 
이어 김동철 원내대표는 “김경진 의원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자유한국당이 호남선 KTX 노선 확정된 것과 예산이 증액된데 대해서 밀실야합이라고 지적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한 말씀 더 드리겠다”며 관련 예산에 대해 설명했다.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등 각 당 수뇌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장제원 역공, 밀실야합 거듭 비난하면서 국민의당과 민주당 갈라치기 시도
한국당은 7일에도 밀실야합 등 거친 표현으로 계속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비판했고,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세를 이어갔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밀실거래식 협상, 저는 이 협상장 밖 밀실에서 예산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가지고 끼워팔기식, 바꿔치기식 뒷거래를 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이렇듯 예산안과 개헌,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정치야합식의 뒷거래를 한 것은 최악의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꼼수정치 구태정치는 조만간 자승자박 부메랑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번 예산은 준비 안 된, 잘못된 그리고 나라의 미래와 역행하는 밀어붙이기식 정권 예산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예산의 밀실 야합을 넘어선 개헌 문제 그리고 선거 문제와 관련한 밀실야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중대한 일이고 중대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개헌 문제, 야합 이것은 여당에 의한 개헌 주도는 역사적으로 장기 집권 음모였다 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그리고 합작에 의한 선거구제를 유리한 판으로 만들기는 게임의 룰 바꾸기 하는 그런 것이라고 저는 규정하고 한풀이 두 정당에 의한 헌법과 선거법 주무르기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 드린다. 이렇게 시도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날 무렵 페이스북에 다시 양 정당을 ‘밀실야합’ 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추잡한 밀실야합의 산물이 된 공수처 신설 법안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자유한국당은 결코 응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국민의당이 민주당과의 뒷거래로 자신들의 생존전략인 선거구제 개편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구상유취한 망상임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장 대변인은 “민주당의 노회한 전략에 자신들이 놀아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떠한 선거법 개정도 여야합의 없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은 자신들이 생존하기 위해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라도 하기 위해서는 이제 자유한국당에 줄을 서야 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 임기 내에서 만큼은 케케한 악취가 진동하는 밀실 뒷거래로 전락한
그 어떠한 선거구제 개편논의에도 결코 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의 갈라치기를 노골적으로 시도했다.
 
두 당 수석 원내대표 간 의 문자를 보며 ‘밀실야합’이라던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 논평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과 우원식 대표는 이틀이 지나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장 대변인은 계속 거친 말을 강화하면서도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갈라치기를 시도할 것임을 드러냈다.
 
예산안 처리과정에서의 당 내부, 당 대 당 간의 후유증이 아직 다 식지 않았다. 오히려 개헌과 선거구제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당장은 처리하는 개혁입법 관련 법률안 심의 때 마다 ‘거친입답’을 과시하며 국회 일정을 방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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