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등 비용감축 실패‧인식시점에 공시…박대영 사장 지시

▲ 6일 삼성중공업 측은 올해 매출 7조9000억원, 영업손실 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5조1000억원 매출, 영업손실 24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주액은 올해 74억불, 내년 전망은 77억불이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삼성중공업이 유례없이 이른 시기에 내년 2400억 적자전망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공시를 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삼성중공업 측은 올해 매출 7조9000억원, 영업손실 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내년 실적에 대해서는 5조1000억원 매출, 영업손실 24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주액은 올해 74억불, 내년 전망은 77억불이다.
 
삼성중공업은 “국제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 전망 등에 따른 전망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지만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에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주요 원인에 대해 구조조정 및 비용감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향후 매출원가 증가분(2800억원), 올해 수주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1100억원)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및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증가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매출이 떨어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크다. 내년 1월 잠정실적 공시해야하지만. 사실을 인식한 시점에 발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번 공시는 수주부진에 따른 전망인데, 지난해 수주액 목표 53억달러 대비 올해 수주량은 10%(5억달러)에 그쳤다. 거제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0월말 기준 72척(206억달러)로 1년~1년6개월이면 끝난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이날 내년 5월초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도 공시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내년 차입금(6149억원)상환이고 금융권의 여신 축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은 1조3000억원, 내년말 9000억원(순 현금유입)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흑자 717억원을 기록한 반면 4분기 5600억원, 내년 24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내년 2월 12일 만기가 도래하는 5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막기위해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전자단기사채 3개월물 3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또 올해 7월 이후 5차례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196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사장단 인사가 진행되면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교체될 경우 신임 사장 부임에 앞서 선제적으로 부실을 털어내는 작업(빅베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삼성중공업과 같이 대규모 적자를 미리 공시한 사례는 업계 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재임기간에 유증이 들어간 이 같은 공시에 직접 도장을 찍었다는 말이 된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3명의 삼성중공업 임원 출신 3명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의안을 내년 1월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사내이사 후보는 남준우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부사장, 정해규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 전무, 김준철 삼성중공업 해양PM담당 전무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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