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상 국회 통과… 재계 “답답해”
건설업계, SOC예산 1조3000억원 증액에 안도의 한숨

▲ 6일 재계는 5일 통과된 2018 세법개정안을 두고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기업을 옥죄는 법인세율이 3000억원 초과 과세표준 구간에 대해 22%→25%로 올리는 내용이 통과돼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핵심 쟁점법안이던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 세법개정안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인세 인상에 연관된 기업들은 울상이다. 반면 SOC예산이 당초 원안보다 1조3000억원 순증하면서 건설업계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법인세 인상에 속앓이 재계, “한국당 표결 참여했더라도”
6일 재계는 5일 통과된 2018 세법개정안을 두고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기업을 옥죄는 법인세율이 3000억원 초과 과세표준 구간에 대해 22%→25%로 올리는 내용이 통과돼서다.

법인세 인상으로 2조3000억원 가량 추가 세금 부담이 예상된다. 재계는 법인세 인상을 두고 경영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재계의 이런 하소연에도 어제(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다면 개정안을 부결시킬 수 있었는데 국회의장에 항의농성만 했을 뿐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일각에선 당초 2000억원 이상이던 과표기준을 3000억원 이상으로 올려 129곳에서 77곳으로 줄어든 실리를 챙긴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를 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재계는 이번 법인세 인상안이 부결될 것이란 한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기업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상된 법인세를 적용받는 77곳 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경쟁사들과 경쟁하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는 올라가고, 세금마저 더 물리니 경영하는 기업 입장에서 ‘죽을 맛’이 들 수밖에 없다”며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이 법인세 인하 흐름과는 정반대 길로 가고 있어 국내 투자가 위축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지난 2일 법인세율을 최고 35%→20%로 내렸고, 일본도 내년 법인세율을 30%→25%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핵심 쟁점법안이던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 세법개정안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뉴시스

◆법인세 납부 상위 10대기업, 1조3000억원 추가 부담
법인세 인상으로 2조3000억원 추가 세금 부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법인세 납부 상위 10대기업이 추가로 부담할 금액만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전체의 56.5%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3월 ‘2017 경제ㆍ재정수첩’에서 각 기업의 재무제표와 신용평가업체 나이스평가정보의 자료 등을 토대로 상위 10대 기업이 2015년 납부한 법인세를 추산했다. 법인세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각종 세무조정 금액을 가감한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기업이 과세표준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납부액을 추정하기 힘들다.

이를 근거로 추산할 경우 세금 부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로 추가로 부담해야 할 세금만 4327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실적을 내고 있어 실제 법인세 증가액은 추산치 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1853억원, SK하이닉스 1278억원, LG화학 930억원, 현대모비스 874억원, 기아차 716억원, SK텔레콤 504억원 추가 법인세가 예상된다.
 
◆건설업계, 원안보다 SOC예산 증액 숨통 트여
법인세 인상으로 해당 기업들이 울상인 반면 원안에서 SOC예산이 대폭 축소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건설업계는 당초 원안에서 1조3000억원이 증액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 원안에서 SOC예산이 대폭 축소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건설업계는 당초 원안에서 1조3000억원이 증액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국정감사에 참석했던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GS건설 등 건설업계 수장들은 내년 건설업계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SOC예산을 늘려달라고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각사

SOC 예산증액은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새해 예산안에서 SOC총액은 17조7000억원으로 4조4000원 줄었었다. SOC 예산 삭감폭을 줄이면서 건설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짓는 모습이다.

국정감사에 참석했던 건설업계 수장들은 내년 건설업계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SOC예산을 늘려달라고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SOC 예산 축소가 서민 일자리 감소, 지역경제 활성화 저해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마저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SOC 예산 확대를 정부·국회에 지속 건의해 왔다. 때문에 업계서는 SOC예산이 원안보다 크게 증액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올해 SOC예산보다 줄어들어서 마냥 좋을 수는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SOC예산이 당초 원안보다 증가된 것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노코멘트 입장이다”고 말했다

일단 크게 증액된 사업을 보면 광주~강진고속도로 사업에 1000억원이 증액됐고, 도담~영천 복선전철 800억원, 보성~임성리 철도건설 678억원, 서해선 복선전철에 663억원 예산이 늘었다. 또 새만금~전주고속도로 건설(300억원), 새만금지구 내부개발(80억원) 등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예산에 510억원이 책정됐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