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철수 18년만에 국내 승강기 시장 재진입
세계시장 3위, 급성장에 글로벌기업 눈독

▲ 업계 관계자는 “세계 5위인 히타치가 국내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GBC 수주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며 “국내 1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영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세계5위 엘리베이터 회사인 히타치가 18년 만에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을 노크하면서 격전장으로 변모할 조짐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히타치는 지난 4일 설립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승강기 입찰에 참여한다. 지상 105층 규모(569M)로 엘리베이터 입찰을 두고 현대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오티스엘리베이터 등 주요 업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여기에 세계 5위 규모인 히타치까지 발을 들이면서 격전장으로 돌변할 조짐이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승강기관리원에 따르면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신규설치 대수 기준 지난해 4만대에 이어 올해는 4만3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3년 1만3575대에서 올해 1만8977대로 추산된다. 시장점유율은 43%다. 독일계 티센크루프(24.7%), 미국계 오티스(10.9%), 일본 미쓰비시(3%) 등 해외 기업이 뒤를 잇고 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에 둥지를 틀고 사업 확장에 나서는 데는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인접해 있어 얼마든지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갖췄다는 점이다. 국내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 규모는 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주택시장 활성화로 주요 도심에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돼 있고 경제 규모에 비해 생산과 물류 이동이 용이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해외기업들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오티스는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R&D센터 및 첨단생산시설을 건립한다. 6월 인천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 준공 및 입주 목표로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1만 5600㎡ 규모로 R&D센터, 첨단생산시설, 부품공급센터, 현대화 시스템센터, 품질센터, 기술교육 및 고객센터 등이 들어선다.

미쓰비시도 올 월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 내 1만8천㎡의 부지에 연면적 1만9천㎡ 규모로 총 300억원을 투자해 제조·연구개발시설을 착공했다. 미쓰비시는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엘리베이터를 따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어 히타치가 국내에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에 재차 발을 내밀며 GBC 엘리베이터 수주에 나선다. 히타치는 지난 1968년 LG산전과 기술 제휴를 통해 1호 제품을 설치한 데 이어 1984년 여의도 63빌딩과 한국무역센터 등에 승강기를 설치한 경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5위인 히타치가 국내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GBC 수주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며 “국내 1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영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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