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정서상 야당이 불리한 지역이 아니어서 본선 맞대결로 간다면 박빙의 승부

▲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박수현 현 청와대 대변인이 눈에 띈다. 충남 공주 출신의 박수현 대변인은 안 지사와 막역한 사이다. 나이는 박 대변인이 한 살 많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안희정의 친구이자 동지로 알려진 그는 충남지사에 당선될 경우 안 지사의 도정을 무난하게 이어받을 것이라는 강점이 있다. ⓒ청와대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내년도 충남지사 선거는 안희정 현 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관건이나, 안 지사는 3선 보다는 국회의원 보궐 선거를 통한 중앙정계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여권 주자들의 하마평도 무수하게 나온다.
 
야당도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마평이 나오는데, 충남의 지역 정서상 야당이 불리한 지역이 아니어서 ‘포스트 안희정’의 충남지사가 여당이 될지 야당이 될지 예측이 쉽지 않다.
 
 
◆안희정 3선 여부가 변수, 여의도 진출고려 중...친구이자 동지 박수현 여론 선두
충남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최대 변수인데 그가 3선 도전을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충남지사 3선 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한 중앙정치 진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본인은 연말까지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취할 뿐 별다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일 안희정 지사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중앙정치에 진입한다면 충남지역 재보궐선거 출마 또는 서울 노원병·송파을 재보궐선거 출마가 예상된다. 안 지사는 또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안 지사가 중앙정치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민주당은 충남지사 경선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기 대권을 꿈꾸는 안 지사로서는 자신의 지역적 기반인 충남지역 선거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상황이다. 충남이 기반인 안 지사는 중앙정계로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충남지역과 끈을 하기 때문에 야권에 뺏긴다면 안 지사에게도 책임론이 이어질 수 있다.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박수현 현 청와대 대변인이 눈에 띈다. 충남 공주 출신의 박수현 대변인은 안 지사와 막역한 사이다. 나이는 박 대변인이 한 살 많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안희정의 친구이자 동지로 알려진 그는 충남지사에 당선될 경우 안 지사의 도정을 무난하게 이어받을 것이라는 강점이 있다.
 
박수현 대변인은 충남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매번 선두에 오르면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박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안희정 지사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문 대통령의 대변인을 맡으면서 지지 폭을 양 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주말에는 충남 지역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데, 청와대 대변인 보다 도지자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견제도 나온다. 마침 민주당의 한 당원은 최근 박 대변인의 주말 지역행사 참석을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거론되는 후보 중 강력한 또 하나의 후보는 충남 천안병이 지역구인 양승조 의원이 꼽히고 있다. 정통 ‘손학규계’로 분류됐지만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양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이후 천안 출신 도지사가 한 번도 배출된 적이 없다”며 “도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도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사실상 출마 선언한 천안 내리 4선 양승조, 복기왕 아산시장 나소열 비서관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거론되는 후보 중 강력한 또 하나의 후보는 충남 천안병이 지역구인 양승조 의원이 꼽히고 있다. 정통 ‘손학규계’로 분류됐지만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양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이후 천안 출신 도지사가 한 번도 배출된 적이 없다”며 “도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도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출마선언 시기에 대해서는 “조만간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겠지만 공식적인 선언은 안 지사의 3선 불출마 선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에서 내리 4선을 한 양 의원은 공식출마 선언만 하지 않았지만 뿐 사실상 지방선거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민주당내 경선의 판이 대폭 커졌다.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선인 복기왕 아산시장은 일찌감치 시장 3선 도전을 접고 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채비에 나섰다. 복 시장은 지난 추석 명절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을 부치는 사진을 올리면서 “유례없이 긴 명절 잘 지내고 계시죠? 행복한 마음 가득 안고, 연휴 지나 빛나는 얼굴로 만나요”라며 명절 인사를 했다. 그는 이어 소방서와 경찰서, 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등을 찾아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복 시장 측은 최근 권리당원 모집에서 아산지역 당원 수가 급증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내달 16일 ‘자치분권 더 좋은 민주주의입니다’를 주제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행보에 나설 예정인데 여당 후보군이 많은 상황에서 양 의원까지 나서야 하느냐는 당내 반론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충남의 대표적 ‘친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 비서관(충남 서천 출신)도 ‘자치분권’을 내세우며 도지사 선거 행보를 하고 있다.
 
나 비서관은 서천군수 3선의 경험으로 국정에 자치분권을 안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에 있을 개헌투표를 앞두고 분권형 개헌투표와 헌법 개정을 통한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 등이 구체화될 경우 그의 몸값이 올라갈 수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의 충남지사 후보군은 이렇게 4명으로 모아지고 있는데 ‘신동아’ 12월호는 “차기 여권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양승조 의원과 박수현 대변인,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 아산시장을 나열하면서 양 의원과 박 대변인을 ‘2강’, 나 비서관과 복 시장을 ‘2중’으로 보는 게 중론”이라고 평가했다.
 
 
▲ 정진석 의원은 4년 전 충남지사 선거에서 안희정 지사와 박빙의 접전을 벌였으며, 지난해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의 박수현 대변인을 제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악연이 있다. 그는 최근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에 이의를 제기하며 안 지사와 맞서기도 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충남출신 한국당 거물 정진석에 이명수 부각, 홍문종은 묵묵부답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정진석(4선, 공주·부여·청양)·이명수(3선, 아산갑)·홍문표(3선, 홍성·예산) 등 현직 중진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중 홍 의원은 차기 지방선거 공천 룰을 정비해야 하는 사무총장을 맡아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현직을 버리고 출마해야한다는 점에서 부담이어서 본인의사와 무관하게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4년 전 충남지사 선거에서 안희정 지사와 박빙의 접전을 벌였으며, 지난해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의 박수현 대변인을 제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악연이 있다. 그는 최근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에 이의를 제기하며 안 지사와 맞서기도 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명박 정부), 국회 사무총장 등 대선급 경력의 정 의원은 충남도지사 선거에 대해 “보수통합과 개혁에 진정성을 보인다면 등을 돌렸던 중도층과 표현하지 않고 계시는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는 인물중심으로 치러지는 경향이 있어 우리 보수정당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인물들을 발굴한다면 해 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힐 뿐 출마의사를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 충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이명수 의원은 ‘정치보다는 행정이 어울리는’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충청권에서조차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어 고민이 깊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런 상황에서 이명수 의원의 3번째 도지사 선거 도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고, 2014년에는 새누리당 도지사 경선에 참여했지만, 정진석 후보에게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충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이 의원은 ‘정치보다는 행정이 어울리는’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충청권에서조차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어 고민이 깊다.
 
한편 이명수 의원은 11월 10일 아산그랜트파크호텔에서 북콘서트 ‘그리운 미래’를 개최해 지역주민과 지지자를 비롯한 당원·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당 사무총장인 홍문종 의원은 11월 23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국회 농수산위 국정감사에서 안희정 지사를 상대로 ‘3농 혁신 정책’이 “포장만 그럴싸하지 전혀 내용이 없다. 잘못된 정책임을 지금이라도 도민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고 정책을 전면 수정하던지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안 지사의 중점 도정사안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자신의 출마보다는 안희정 지사의 도정에 대한 공격으로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면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원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할 사무총장을 맡은 직후 “12월말이나 1월정도 당무감사가 끝나고 조직이 형성되면 우리가 후보를 공모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선거 한 달 전에야 공천을 끝냈는데 이번에는 일찍해서 선수들을 교육시킬 예정”이라며 자신의 출마에서는 한발 빼면서도 선거에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다.
 
한편 정진석 의원과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은 사석에서 불출마를 시사했다는 후문이있는데, 김태흠 의원과 박상돈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조규선 도당위원장과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바른정당은 인재영입 등을 통해 후보 물색에 나설 예정이다.
 
충남도지사 선거는 여당에서는 4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되며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반면 야당에서는 중경량급 인사 모두가 거론되고 있으나 확실한 출마의사를 밝힌 주자는 없다.
 
‘충남의 아들’ ‘우리 의정이’ 안희정 지사가 출마를 포기하고 여야 간 맞대결이 펼쳐진다면 이곳의 승부는 높은 민주당의 지지세에도 불구하고 낙관할 수 없다. 이래저래 자천이든 차출이든 야당도 무게감 있는 후보를 내년 1월까지는 확정해야할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