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신규 출점이 2곳에 지나지 않으면서 신규출점을 통한 성장 시대는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유통업계 강자들인 대형마트 ‘빅3’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백화점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신규 출점이 2곳에 지나지 않으면서 신규출점을 통한 성장 시대는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신규 출점 2곳은 롯데마트 외엔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백화점은 아예 없어 앞으로 폐점을 걱정할 정도로 매장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유통업계는 찬바람을 맞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골목 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유통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쇼핑 및 물품 구매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신규 출점에 애를 먹거나 아예 출점 자체를 포기하는 실정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을 통한 성장보다 온라인 성장으로 치우치면서 그동안 오프라인을 통한 성장 시대는 저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올해 신규 점포를 열 가능성은 없다. 2015년부터 3년연속 신규출점 ‘제로’ 시대를 맞이하는 상황이다. 2020년까진 당분간 백화점 빅3의 신규출점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대구점을 오픈한 신세계백화점은 늦어도 2022년 울산 중구 혁신도시 신세계백화점이 건립까지는 신규 출점 계획이 없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2020년 준공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외에는 없다. 올초 상암동에 들어설 롯데백화점은 지역상권 보호 명목으로 서울시가 4년 넘게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때문에 백화점 인허가 신청부터 입점까지 통상 4~5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 신규출점 ‘제로’ 시대는 5년 넘게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출점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매출도 정체됐고,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도 줄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중국 사드 영향으로 백화점 빅3 3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체별 비중 가운데 백화점은 3분기 8.7%로 지난해 10.1%에 비해 1.4%로 줄었다. 반면 온라인과 홈쇼핑 비중은 지난해 17.8%에서 19.6%로 늘었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이 줄어든 것으로 당분간 10영전 과 같은 실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대형마트 빅3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유통규제 강화로 인해 신규출점 계획이 예전에 비해 줄면서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각사

유통업계의 또 다른 한축인 대형마트 역시 백화점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6곳 출점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출점한 곳은 3곳에 그쳤다. 나머지 3개 점포는 불투명한 상황이라 올해 출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마트는 오히려 신규 출점은 고사하고 매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147개 점포에서 2군데가 폐점, 145개 점포로 줄었다. 폐점한 곳은 장안점과, 울산 학성점으로, 매장이 줄어든 것은 지난 1993년 처음 서울 도봉구 창동에 오픈한 이후 24년 만에 일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출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 출점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대형마트 3사의 출점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의무 휴업일을 현행 2일에서 4일로 늘리자는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라 안이 실행될 경우 영업제한으로 실적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마트 전체 매출액은 14조7778억원, 전년대비 8.3%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매출 8조5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로 늘었다. 홈플러스는 회계연도(2016년 3월1일~2017년 2월28일) 기준 매출 6조6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이마트의 성장률이 몇 년 사이 한자릿수에 머물고 나머지 마트들도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성장동력이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유통규제가 강화되면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며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예전과 같은 영광을 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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