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해빙 무드로 면세점 부활 호텔신라 부진 탈출
삼성물산 패션부문 올해보단 내년에 기대

▲ 삼성가 두 딸인 이부진(좌)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우)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혼소송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그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대내외적 영향으로 3분기까지 경영 성적표만 놓고 보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에는 사드 해빙 무드로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일부 해제돼 숨통이 트이며 면세점 실적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이부진 사장이 부활의 날개짓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반면 패션부문은 4분기 성수기이지만 패션업계의 장기불황과, 브랜드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효과가 내년을 기대해야 한다는 관측에 따라 이서현 사장은 고전이 예상된다.

◆면세점이 효자네! 이부진 호텔신라 부진 탈출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까지 호텔신라 누적 영업이익은 575억원으로 작년(633억원) 대비 9.1% 감소했다. 3분기 성적만 놓고 보면 ‘리틀 이건희’로 불리는 이부진 사장에선 성에 차지 않은 성과다. 국내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탓에 중국의 관광객들이 줄면서 2분기까지 면세점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호텔신라 전체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 다행히 관광객 다변화 유치에 힘쓰고 내국인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시내면세점 실적 회복과 창이공항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아직까진 상반기 부진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상황에서 4분기에는 사드 해빙 무드로 인한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면세점의 실적 회복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증권가는 호텔신라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198억원을 예상, 작년 동기보다 2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는 면세점사업 매출비중 9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 면세점 실적 여부에 따라 호텔신라 실적이 판가름 난다. 때문에 한‧중 관계 회복은 이부진 사장에겐 호텔신라가 그동안의 대내외 악재를 딛고 반등할 기회인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대외 환경이 호전 분위기에 전날보다 0.46% 오른 8만8000원에 거래됐다. 장중 9만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전망도 밝다. 중국정부가 한국행 상품을 판매할 때 롯데 면세점 쇼핑 및 롯데 호텔 숙박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텔신라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4월 홍콩 첵랍콕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을 연이어 획득하는 등 해외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말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점이 문을 열며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부진 사장의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패션업계 장기불황 날씨 영향, 이서현 패션부문 올해보다 내년?
이부진 사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추운 4분기가 예상된다. 1분기 적자전환 이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비수기인 3분기에 적자 전환했다. 3분기가 전통적 비수기라 실적 감소는 불가피했지만 적자로 돌아선 것은 이서현 사장에겐 뼈아픈 대목이다.

패션업이 수년째 지속되는 장기불황 영향과 이서현 사장이 해외시장 진출 박차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구호' ▲'준지' ▲'에잇세컨즈' 성과가 기대치 못미친 영향이 컸다. 삼성물산 4개사업부문에서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내며 체면을 구긴 상황. 이 사장으로선 어찌됐든 4분기에 반등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추운 겨울 탓에 4분기는 성수기로 불리지만 최근 2년간 겨울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재고처리에 애를 먹었다. 올해 겨울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성수기인 4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패션부문이 반등하기 위해선 이 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해외사업 실적이 관건이다. 이 사장은 브랜드 효율성을 높이기 우해 상품군별로 세분화됐던 브랜드를 통합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한 효과가 아직까진 나타나지 않고 있고, 해외사업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드보복으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영향도 컸다.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며 첫발을 내딘 에잇세컨즈 역시 상반기에 순손실 43억 원을 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의 중국 추가출점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사드 해빙이 완전히 풀리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업계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내년이 올해보다 더 나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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