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추병직 장관이 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장관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주재, 현안들을 일일히 챙기면서도 자신의 거취 문제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11시 육운진흥촉진대회에 참석하는 등 정상적으로 일정을 챙긴 뒤 오후 청와대 발표후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는 짤막한 얘기를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

건교부 직원들은 이날 오후 '추 장관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결국 우리부 장관이 희생양이 됐다", "설마하던 일이 사실이 돼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직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시시각각으로 전해들어오는 뉴스 속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향후 장관 사퇴가 몰고올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는 눈치였다.

특히 최근 수도권 집값 급등으로 정부 정책의 신뢰성이 땅에 떨어진 상태에서 주무 장관까지 물러남으로써 건교부의 위신이 크게 실추된데 대해 "앞으로 부처 위상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직원도 많았다.

15일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를 대책을 준비해온 주택 관련 부서 직원들은 "정작 사표는 우리가 냈어야 했는데, 우리가 보좌를 잘못한 탓"이라고 깊은 자책감에 빠져든 모습이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어차피 연말이나 내년초에 장관직에서 물러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될 지는 몰랐다"며 "작년 4월 취임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음에도 불구, 그간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여론이 악화되면서 장관이 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면서 "안된 일이지만 이제 건교부가 실추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한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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