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광역단체장 중 상징성 높고, 영향력 큰 선거로 거물정치인들 다수 거론

▲ 박원순 시장은 3선 도전과 국회의원 재보궐 출마사이에서 고민했으나 서울시장 3선 도전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아직 공식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내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자인타인 등을 통해 후보군들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당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내 후보군들도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도 광역단체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장은 17개 광역시도단체장 중에서 가장 상징성이 높고, 영향력이 큰 선거여서 여야의 거물정치인들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박원순 3선 도전 유력, 박영선도 위협적, 임종석도 거론
특히 민주당 내에서는 당내 경선을 거친다면 본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론되는 후보도 많다.
 
우선은 현직의 박원순 시장이다. 박 시장은 3선도전과 국회의원 재보궐 출마사이에서 고민했으나 서울시장 3선 도전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아직 공식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태다.
 
박 시장은 현직 광역단체장 직무 수행 여론조사에서도 50% 정도의 지지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5월과 7월에 시행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박원순 시장의 3선 연임은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당내에서는 민병두 의원이 공식출마를 선언하고 박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병두 의원은 지난 15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당내에는 박 시장이 다음에 대통령 선거에 나가기 위해선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면 행정가로 비춰진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출마를 공식화한 민병두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당내에는 박 시장이 다음에 대통령 선거에 나가기 위해선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면 행정가로 비춰진다는 우려가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민 의원은 “도시 재생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 재생”이라면서 “상위 20%의 대학이 한 도시에 모두 모여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서울이 유일하다. 도시의 청년 창업률이 제일 낮고 실업률이 높다고 하면 사람의 가능성에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고 박 시장을 견제했다.
 
박영선 의원 역시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인데 본인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선인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며 “지금 각오를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고 서울시장에 출마할 의사를 나타냈다.
 
박 의원은 최근 서울 명소를 돌아보는 ‘박영선, 서울을 걷다’ 프로젝트로 매주 시민들과 만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서울의 장점을 우리가 너무 무시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서울을 런던이나 도쿄, 뉴욕보다 더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 같은 것이 있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현희, 우상호, 이인영에서 추미애 임종석까지 다양한 하마평
재선인 전현희 의원도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강남벨트’에서 지지를 이끌어낼 적임자란 점을 부각시키며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서울시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았었다.
 
추미애 당대표도 언급된다. 추 대표는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관록과 당대표직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당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인데 지방선거에 임박해서 출마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추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권 초기인데다가 대내외적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현재로선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 박영선 의원 역시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인데 본인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선인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며 “지금 각오를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고 서울시장에 출마할 의사를 나타냈다. ⓒ박영선 의원실
당의 핵심인 학생 운동권 출신 그룹의 선두주자들인 우상호·이인영 의원도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들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지도’ ‘차기 주자’ ‘대통령과의 교감’이란 요소를 갖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차출설도 계속 나돌고 있다. 임 실장에 대해서는 전남지사 출마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정청래 전 의원도 “여론조사가 메달권에 진입하면 서울시장 나간다”며 여운을 남겼다. 정 전 의원은 ‘진짜가 나타났다’ 시즌 2를 함께 진행했던 시사평론가 이동형 작가, 자신의 후임자라고 할 수 있는 손혜원 의원과 함께 ‘정치, 알아야 바뀐다’라는 시사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동형 작가는 최근 하차했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 출마설이 유력하다. 황 전 총리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개인 사무실을 냈는데, 이는 변호사 업무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마련한 것이며 곧 선거 준비를 위한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황 전 총리의 한 지인은 “그가 최근 사무실을 냈다고는 들었는데, 아마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하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당선 가능성 높은 황교안 차출설 끊이지 않아, 나경원도 재도전 가능
야당에도 본인의사와 가능성 등과는 별개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여럿이다.
 
우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출마설이 유력하다. 황 전 총리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개인 사무실을 냈는데, 이는 변호사 업무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마련한 것이며 곧 선거 준비를 위한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황 전 총리의 한 지인은 “그가 최근 사무실을 냈다고는 들었는데, 아마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하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황 전 총리는 10월22일 향후 행보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면서도 ‘머지않아 출마와 관련해 이야기할 자리가 생기겠느냐’는 질문에는 “뭐 그렇게 안 되겠느냐”고 여지를 남겼다.
 
박원순 총리가 서울시장에 출마한 2011년 보궐선거에서 유력한 경쟁자였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군이다. 나 의원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절대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라고 말해 서울시장 재도전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논란이 되자 나 의원은 10월 초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 지금은 사실은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이 다시 반듯한 자리매김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을 한다”고 사실상 부인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경험에 이미지나 나이 등을 볼 때 현재의 구도에서 보수 진영 내 가장 강력한 후보다.
 
원내대표 출마설이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데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당시 한나라당에 들어가 서울 강서구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이어가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또 김용태 의원의 출마설도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에서는 재선의 김선동 의원과 홍정욱 전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 안철수 대표는 10월 말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에서 결정하면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어디에든 나가겠다. 그러려고 대표로 나온 것”이라면서 “중진들도 지방선거 출마 결단을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서울시장을 포함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이광철 기자
◆국민의당 내분 속 안철수 차출설도, 바른정당 오세훈·정의당 노회찬도 거론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론되는데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당 관계자는 “상징성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카드가 당 안팎에서 회자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10월 말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에서 결정하면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어디에든 나가겠다. 그러려고 대표로 나온 것”이라면서 “중진들도 지방선거 출마 결단을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서울시장을 포함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에서는 서울 출신 재선인 김성식 의원도 거론된다.
 
바른정당에서는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데 이렇다보니 유승민 대표에 대한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유승민 대표는 차출론이 제기되자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바른정당에서 가능성 있는 후보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거론된다. 오 전 시장은 시장의 경력이 있는데다가 한동안 정치권에서 비껴서 있으며 무상급식과 관련한 책임 논란에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본인의 출마의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어 완주한 경험이 있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거론되는 대상이지만, 본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제 지역구는 창원이고, 경남”이라며 즉답을 회피하면서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여당은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서울시장 후보군이 넘쳐나는 상황이나 당 내 경선을 치른다면 박원순 현 시장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흥미로운 점은 정당 지지율이 낮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간의 선거 연대 여부다. 이럴 경우 선거구도는 여와 야의 1대1 대결이 가능하고 당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3당이 공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협공’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이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수도권을 포함해 당별로 후보가 어떻게 정리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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