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여야 ‘검찰 특활비’ 공방, 檢 적폐청산 수사 제동 걸까
[기획] 여야 ‘검찰 특활비’ 공방, 檢 적폐청산 수사 제동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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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청문회 요구 이어 국정조사 촉구까지…與 공수처 추진으로 차단?
▲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출석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오는 23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여야가 검찰이 특수활동비를 법무부에 상납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혹을 놓고 공방을 이어어갔다. 사진은 법사위 전체회의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치권에서 검찰이 특수활동비를 백억여원 규모로 법무부에 상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진상규명 여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검찰의 국정원 적폐청산 수사 등으로 그간 크게 압박받아온 제1야당 측에선 이 문제를 놓고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는 등 대대적으로 검찰을 압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부여당이 이에 맞서 어떤 대응에 나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한국당, 법무부장관·검찰총장 수사 주장하며 공세 강화
 
보수정권 시기 국정원장들이 수십억원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가 요구하는 대로 상납해왔다는 의혹으로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른 끝에 일부는 구속되기까지 하자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불리한 국면에 몰렸던 한국당에서 적폐청산 수사를 맡아온 검찰을 겨냥해 똑같은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으로 본격 맞대응에 나섰다.
 
먼저 한국당에선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20일 논평을 통해 “법무부의 변명에 따르면 올해 285억원이 특수활동비로 법무부에 배정됐고 이후 법무부에 105억원·대검찰청에 179억원으로 분배했다고 한다”며 “법무부와 검찰의 ‘나눠먹기식 국고 상납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장 대변인은 이어 “기획재정부가 법무부 예산으로 검찰에 배정하라고 준 285억원을 검찰로 배정하지 않고 105억원을 남기고 준 법무부는 ‘횡령’이자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며 “자신들의 예산임을 알고도 눈 감은 검찰은 ‘뇌물죄’와 ‘국고손실 방조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특활비 법무부 상납 의혹과 관련,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검찰의 적폐를 묻고 가자는 것인가. 민주당은 어설프게 자신들의 충견 역할을 하고 있는 검찰을 감싸기에 급급하지 말고 진실규명에 즉각 협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상의 상납을 아니라고 우기면 아닌 게 되는 거냐. 지금이라도 법무부와 검찰은 국민 앞에 모든 것을 자백하기 바란다”며 정부여당을 향해서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검찰의 적폐를 묻고 가자는 것인가. 민주당은 어설프게 자신들의 충견 역할을 하고 있는 검찰을 감싸기에 급급하지 말고 진실규명에 즉각 협조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여기에 같은 날 베트남으로 출국하던 홍준표 대표 역시 앞서 오전 중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특활비하고 다를 바가 전혀 없다.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도 같은 선상에서 수사를 받아야 된다”며 “장제원 대변인과 김성태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장이 (특활비와 관련해) 충분히 (장관과 총장에 대한 수사 요구 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한국당 법제사법위원들도 이날 간사회동에서 여당을 향해 청문회 개최를 강경하게 요구했는데,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과거 자신이 법무부에 재직하던 시절 검찰 특수활동비를 받은 적이 있었던 점을 들어 “수사와 관계없이 검사나 수사관에게 격려성 현금으로 지급되고 있다”며 “검찰총장은 이 예산이 수사 관련 목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법무부) 장관이 사용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위원장은 “검찰은 장관이 사용한 특수활동비를 대검찰청에서 사용한 것처럼 예산 집행내역을 작성했다. 예산회계법 위반”이라며 “국회는 이와 관련한 문제점이 무엇이고 청문회를 열어 낱낱이 조사해 알려드릴 의무가 있다. 청문회를 열지 않으면 죽은 국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마찬가지로 검찰 출신인 김진태 의원 역시 “검찰이 공안사건을 송치하거나 기소할 때 국정원이 관례로 검찰에 지급한 특수활동비가 있다. 잘못이 드러나는 부분은 전부 수사해야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며 “실태를 확실히 밝혀 수사가 필요하면 모든 것에 수사를 다하든가 아니면 제도개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檢 특활비 청문회’ 쉽지 않아 국정조사로 선회 가능성도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한국당의 청문회 개최 요구에 난색을 표하며 반대 입장을 드러내 당장 적폐청산 수사 중인 검찰에 제동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사위의 국민의당 간사인 이용주 의원은 “지금 시점에 청문회 방법으로 하는 건 자칫 지금 국정원 특활비 사용내역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는 목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검찰 수사가 종결된 이후에 정치적 논란이 없는 시점에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은 과거정권 모두 있었던 통상적 관행이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수사를 한다면 검찰 특수활동비 법무부 상납건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민의당의 이 같은 의심이 더욱 힘을 얻었다.
 
또 이 의원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관계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의 관계와 다르다”며 “절차나 형식상 문제가 있지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국당 주장에 반박해 결국 이날 법사위 회동은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선에서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이렇듯 한국당 외엔 청문회 개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니 일단 오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질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한국당이 요구한 검찰총장 출석은 관철되지 못한 채 박상기 법무부장관만 출석하는 선에 그쳤다.
 
그래선지 권성동 위원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23일 법무장관 상대로 현안 질의하고, 그 이후에도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현안 질의한다고 해서 법무부 입장만 얘기하는데 명백하게 해명 되겠나”라고 논의 결과에 불만을 드러내 향후 추가 공세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오늘 법사위 논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한다면 저희는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특히 청문회 개최가 쉽지 않은 현재 한국당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국정조사 요구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이를 증명하듯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오늘 법사위 논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한다면 저희는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김태흠 최고위원도 성명서에서 “검찰은 특수활동비를 불법 사용한 수사 대상기관인데 누가 누구를 수사한다는 말인가. 검찰에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맡겨선 안 된다”며 “잘못된 특수활동비 관행은 국정조사를 통해 성역 없이 조사하고 내용을 밝히는 것이 합당하다”고 국정조사 쪽에 힘을 실은 바 있다.
 
◆ ‘특활비 논란’ 원내 차원서 처리?…與 ‘공수처 추진’이 변수
 
즉, 정권교체 이후 줄곧 정치보복을 의심해온 한국당에선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려운 정부기관이 아닌 국회 내에서 의혹 규명에 들어가겠다는 심산인데, 현실적으로 입법기관이 국정조사 결과를 통해 즉각적인 사법처리까지 할 수는 없는 만큼 향후 제도 개선 수준에서 검찰 특활비 논란과 함께 앞서 청와대에 상납된 것으로 밝혀진 국정원 특활비 문제도 함께 매듭지으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김 최고위원의 성명서에서도 “국회에서 제도와 시스템 개선으로 잘못된 특수활동비 관행을 바로 잡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고, 또 다른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에서도 같은 날 유의동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특활비 문제는 국회 차원의 제도개선특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표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유 대변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청문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차원의 제도개선특위 설치를 통한 생산적인 논의가 절실하다”며 “공정함을 높이기 위해 국회의 특수활동비를 먼저 폐지하는 것도 적극 논의해볼 만 하다”고 입장을 내놔 발언 배경에 있어 한국당과 어느 정도 온도차를 보였다.
 
한편 이런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날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물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제정 관련 당정청 회의를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무부 안대로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명목상 독립기관이라지만 대통령이 처장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수처를 내세울 경우 현재 한국당이 특활비 상납 의혹을 들면서 검찰에 대해 적폐청산 수사자격을 문제 삼는 것도 차단할 수 있어 정부여당 입장에선 야권의 주장을 일축한 채 밀어붙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날 검찰 특활비 의혹과 관련해선 여당 측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줬던 국민의당조차 정부 측에 과도하게 힘이 실리는 것을 경계했는지 청와대를 겨냥 “한 손에 검찰의 칼, 다른 한 손에는 공수처 칼을 쥐려하는가”라며 “검찰개혁이 아닌, 대통령 권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장을 내놔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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