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 피해부모 “학폭위 요구에 학교 묵살”
1년 반 동안 학교폭력 시달린 A양 응급실 진료 등 지속적인 치료 필요
서울시교육청, 신고나 피해학생 구체적 진술 없으면 몰라…사각지대

▲ <시사포커스> 취재에 따르면 A양은 작년 여름부터 가해학생으로부터 학료폭력에 시달리면서 심지어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트레스성 적응장애’ 병명 진단을 받는 등 학교생활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A양 아버지로부터 입수한 진단서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한 여중생이 학교측의 안일한 대처와 방관, 신고가 없으면 전혀 알지 못하는 교육청의 행정시스템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 등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또 피해 부모가 학폭위를 열게 해달라고 요구했음에도 학교측이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학폭위 존재 유무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학교측의 신고가 없으면 교육청에서는 이같은 사실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사각지대 발생으로 피해학생의 2~3차 피해 확산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A양 피해 부모 학폭위 요구에도 묵살한 S중학교
20일 <시사포커스>가 제보를 통해 현장 취재한 결과, 강남구 광평로에 위치한 S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A양이 학교폭력에 따른 정상적인 학교생활도 못한채 상담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폭력 이전 가해학생과 A양은 함께 했던 친구사이. 문제는 정말 사소한 것에 발생했다. 롯데월드에 놀러갔던 A양과 친구들은 화장과 관련해서 서로 사소한 말다툼이 일어난게 발단이었다. A양은 친구들과 함께 했던 단톡방에서 탈퇴됐고, 이후 학교 모든 친구들이 A양을 따돌리기 시작해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

A양은 작년 여름부터 가해학생으로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심지어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트레스성 적응장애’ 병명 진단을 받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A양은 학교폭력에 따른 불안 등 증상으로 지난 8월 응급실 진료 이후 지난달 17일 본과 초진 진료가 이뤄졌고, 지난 7일 불안 및 우울감으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피해학생인 A양은 가해학생으로부터 피해망상환자라느니 수업시간에 지우개, 휴지 등을 던지는 등 각종 폭력에 시달렸다.

이와 관련 본지는 가해학생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A양 부모인 K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학년 여름 초 딸이 왕따를 당했을 때 담임에게 조치를 부탁했는데 3학년 반 편성에서 그대로 가해학생들과 한반을 이뤄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며 “그때 당시 요구대로 조치를 취했다면 딸이 힘든 시기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K씨에 따르면 딸이 2학년때 담임을 찾아가 상담도 하고 해서 학교에서 이 사태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문제가 뒤늦게 심각해지자 학교 교감까지 나섰지만 K씨의 요구는 묵살됐다.

K씨는 “담임 및 상담선생에게 요구한 전학건에 대해 학폭위를 열어달라고 요구했지만 학교측은 학폭위는 가해학생들을 전학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다”며 “11월 3일 담임에게 학폭위 소집을 요구했지만 담임이 가해학생 부모가 오히려 짜증내 만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게 학폭위임에도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런 의구심 때문인지 K씨는 학교측의 행태가 가해학생을 더 보호하려는 같아 억울한 심정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학교측은 “학폭위를 열지 않은 적은 없다”면서 “10월 31일 이후는 가해학생들의 전학이 불가하다”고 해명했다. 또 “상담실을 통해 A양이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A양은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못한 상태서 상담치료만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측의 안일한 수수방관과 학교측의 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교육당국의 현장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시스템 허점과 유명무실한 학폭위의 존재 때문에 A양은 1년 반 기간 동안 귀중한 중학교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피해 부모 역시 이점을 가장 가슴아파했다.
▲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상황보고를 해야만 교육청에서는 알 수 있다”며 “또 실태조사를 하더라도 피해학생이 ‘학교폭력을 입고 있다’라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으면 개별 사안은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학교폭력 ‘사각지대’ 신고 없으면 모르는 서울시교육청
본지는 이 사태와 관련 서울시교육청과의 통화에서 학교측이 은폐 축소하면 교육청에서는 개별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폭위 실태조사에 나서 ‘학교폭력에 대해 학폭위를 열으라’는 조치만 취할 뿐 학교측이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으면 개별 사안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상황보고를 해야만 교육청에서는 알 수 있다”며 “또 실태조사를 하더라도 피해학생이 ‘학교폭력을 입고 있다’라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으면 개별 사안은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가 접수되고 117센터를 통해 경찰청에 연락되면 개별 사안에 접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고 자체가 없다면 교육당국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개별 사안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분명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신고가 없으면 모르는 서울시교육청과 해당 학교측의 안일한 대처, 유명무실한 학폭위로 인해 오늘도 A양은 정신적인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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