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0월 전체 수출의 21% 차지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될수록 국내 산업별 체력이 약화될 수 있고 내년도 반도체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내년 한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를 맞이하며 무서운 속도로 실적을 쌓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힘입어 국내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될수록 국내 산업별 체력이 약화될 수 있고 내년도 반도체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내년 한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품목별 수출 증가율 1위는 반도체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9.6% 늘었다. 반면 국내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자동차는 12.8% 감소했다. 36%증가한 선박과 45% 증가한 철강을 제외하면 반도체가 수출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 10월 수출은 94억83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1%를 차지했다.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의 힘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8조1000억원, 영업이익 3조737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도 3분기에 비해 실적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175.4% 증가한 8조8928억원, 4조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사업부 매출 19조 9100억원, 영업이익 9조 9600억원을 각각 기록한 삼성전자 역시 4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도현우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이 메모리 수급 호조로 11조300억원으로 1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쏠림 현상으로 인해 500대 기업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도 상당하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72조1905억원, 91조5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0.2%(80조9616억원), 영업이익은 54.2%(32조1977억원) 증가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제외한 500대 기업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7.4%, 16.5%로 각각 2.8%포인트, 37.7%포인트 하락한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으로 국내 경제가 기댄 측면이 강하지만 내년도 반도체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의 저하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반도체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나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굴기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중국업체들의 공급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내년에 메모리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를 올해 16조5천억 원에서 19조 원으로 늘린다. SK하이닉스 역시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경기도 이천에 통합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 등 공격 경영으로 나서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호황으로 대부분 글로벌 업체들이 신규 라인 양산 등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내년도 반도체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 될 수 있어 반도체 외의 타 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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