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논리에 중소형게임사 설자리 갈수록 좁아져
신작부재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 감당 힘들어

▲ 대형게임사인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갈수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형 게임사는 저조한 실적을 냈다. 게임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국내 게임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이어간 가운데 대형게임사인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갈수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형 게임사는 저조한 실적을 냈다.

자본논리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흥행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다.

◆공고해지는 ‘3N’시대, 매출 2조원 경쟁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은 연매출 2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고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작년에 매출 1조 클럽에 넥슨과 넷마블이 가입했다면 올해는 엔씨소프트가 가세하면 바야흐로 3각 체제가 공공해지고 있다.

작년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매출은 각각 1조9,358억원, 1조5,061억원, 9,836억원 순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이들 ‘3N’은 3분기 만에 작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넥슨은 3분기 6151억원의 매출을 올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559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3분기 5817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1조8090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넷마블이 앞섰다면 3분기 실적을 통해 넥슨이 근소하게 넷마블을 따돌렸다.

엔씨소프트의 선전도 눈부시다. 3분기 매출만 따지면 ‘3N’ 중 최고 실적을 냈다. 넥슨과 넷마블이 4분기 실적을 통해 2조원 클럽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1조원 클럽 달성에 이어 2조원 매출을 달성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업계선 3N 중 누가 올해 업계의 왕좌의 주인공이 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4분기 실적에 따라 넷마블과 넥슨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달 말 출시를 앞둔 모바일게임 신작 흥행 성과 여부가 판가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넷마블은 ‘테라M’, 넥슨은 ‘오버히트’를 오는 28일 동시 출시하는 가운데 사전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지스타 2017’에서 시연장을 연다.

엔씨소프트 4분기 실적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3분기에서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한터라 4분기 실적에 따라 2조 달성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리니지M의 실적이 관건이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 업데이트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리니지M의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며 “4월부터 막혀있던 중국 시장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기면서 내년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넥슨의 모바일 게임 다크어벤저3(사진, 상)와 지난해 12월 출시해 국내 및 해외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사진, 하) [사진 / 시사포커스 DB]

◆중소형사, 실적 악화…모바일게임 구조 변화 원인
작년 매출 기준 NHN엔터는 8564억원으로 업계 4위지만 게임매출만 따져보면 컴투스는5156억원을 올려 4729억원인 NHN엔터를 앞선다. 문제는 업계 4~5위 경쟁을 펼치는 NHN엔터테인먼트와 컴투스가 ‘3N’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컴투스는 3753억원 매출을 올려 작년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이 1.2%로 뒷걸음쳤다. 신작 라인업 중 최대 기대작인 스카이랜더스와 서머너즈워 MMO의 출시가 내년 하반기로 연기된 상태라 그 전까지 분기당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서머너즈워가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지가 변수다.

위메이드, 웹젠, 게임빌 등 소형 게임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급감하는 추세라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문제는 게임업계 판도가 3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중소형 게임사들의 설자리는 갈수록 비좁아지고 있다.

게임업계도 자본논리가 반영되면서 신작경쟁과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쏟아 붓느냐에 따라 흥행이 결정짓기 때문에 중소형게임사들이 입지는 좁아지는 실정이다. 게임이 PC에서 모바일로 시장 구조가 변화하면서 MMORPG 개발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 등에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상황이라 중소형사가 감당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당분간은 대형게임사 중심으로 게임업계 판도가 흘러갈 것이란 분석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