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뜨겁게 달아올랐던 아파트 매매시장이 지난 주부터 매수세가 확연히 꺾이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단기간에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과 함께 정부의 대책 마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매시장이 한산해진 대신 분양시장에서 내집을 마련하려는 인파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매수세 꺾이며 매매시장 조용 =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1.3대책이 나온 이후 아파트 매수 문의가 확연히 줄었다.

고객들의 매수 상담에 시달리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부동산컨설팅업체에도 상담 전화가 끊기다시피 했으며 일선 중개업소에도 아파트를 보기 위해 오는 고객들이 크게 줄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유엔알의 박상언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부터 아파트 매수 관련 문의와 상담이 많아 일요일조차 일해야 했으며 몸살까지 났다"면서 "그러나 11.3대책이 나온 뒤 수요자들이 콜금리 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추가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컨설팅 요청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일선 중개업소에도 쏟아지던 전화 문의가 줄었고 고객들의 발걸음도 끊어지다시피 했다.

특히 강남권 등에서 매수세가 꺾인 뒤에도 기세가 이어졌던 광진구, 성동구, 강서구 등 비강남권에서도 '사자'분위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광진구 광장동의 H공인 관계자는 "추석이후 매수 의사가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를 산 데다 정부의 대책 마련에 영향을 받아 지난 주 초부터 시장이 조용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파트값이 저평가된 지역과 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도 상대적으로 문의가 활발한 편이지만 지난달과 비교하면 많이 꺾였다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매물부족에 가격은 상승세 = 매수세가 죽었지만 아파트값 상승은 가파르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아파트의 지난 주 상승률은 1.26%로 전주의 상승률(1.11%)보다 높았다. 경기지역도 1.25% 올라 전주(1.26%)와 비슷했다.

스피드뱅크의 조사에서도 서울 1.45%, 경기 1.86% 오른 것으로 파악돼 전주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극동아파트 53평형은 1주일새 1억원가량 올라 11억-13억원선이 됐으며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작아파트 38평형은 1주일새 1억5천만원 가량 상승해 11억-12억원선이 됐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57평형도 1억원 정도 올라 15억-18억원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매수세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 상승폭이 큰 것은 여전히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집주인들은 매도호가를 높여 물건을 내 놓으며 이들 물건이 거래되면 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만 나올 경우에는 종전 거래된 가격보다 최소 10%는 비싼 가격에 나온다"고 말했으며 양천구의 중개업소 관계자도 "급매물 위주로 1-2개씩 나오면 거래가 되곤 했는데 요즘은 급매물조차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은 인파 넘쳐 = 매매시장이 조용해지고 있는 사이 분양시장은 때를 만났다. 단기 급등한 매매시장에서 집을 마련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약통장을 가진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이 송도 컨벤션센타 공사 현장 인근에 마련한 영종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오픈일인 10일 오전에만 5천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현대건설이 강남구 대치동 주택문화관에 마련한 서울숲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도 인파가 몰려 수백미터의 줄을 서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신안종합건설, 신일, 엘드, 우남건설, C&우방 등 5개사가 경기도 시흥시 능곡택지지구 동시분양을 위해 마련한 모델하우스에도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몰려 분양 성공을 예감케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기 전에는 5개사가 너나없이 걱정을 많이 했지만 모델하우스를 찾은 청약 대기자들이 워낙 많아 성공적인 분양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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