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지속적 이행 요구해 "하겠다" 답변
이사회 등 협의 필요 실제 이행할지 미지수

▲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7 국정감사에 참석한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이사가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사면과 연계된 사회공헌 활동은 기금출연에 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었고 반대입장이었다"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는 31일 국토교통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내부적으로 기업 자체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당시 마지못해 국민과의 약속을 했다는 발언으로 들리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는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때 출연금액과 조건을 걸었다"면서 "우리 회사는 이미 5억원 이상 출연은 재무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업계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주주 가치도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업계 협의 결과에 따라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강영국 대표 외에도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국감에 참석해 사회공헌기금 출연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밝혔지만 의원들의 계속된 이행 요구에 마지못해 답변하면서 실제 이행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4대강 사업 임찰단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과징금 1115억원과 공공 부문 입찰제한 등 행정제재를 받은 17개 건설사들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행정제재가 풀리자 2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키로 한 국민과의 약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의 출연액은 47억1000만원으로 2년째 재자리 걸음이다. 

이들 사장들은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거나 재단의 구체성이 떨어져서,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만 한다는 피해가기식 답변으로 일관한 모습이 역력했다.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거듭된 약속 이행을 요구하자 5대 건설사 사장들은 향후 협의를 거쳐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마저도 마지못해 답변했다. 

이들 건설사들은 2년 동안 무엇을 한 것일까. 삼성물산 대림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하락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현재까지 이들 건설사들이 낸 출연금액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10억원, GS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3억원, SK건설 2억원 등이다. 이들 건설사들이 낸 실적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얼마든지 사회공헌 기금에 나설 수 있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여겼다고밖에 볼 수밖에 없다. 

이날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이사 발언은 이를 짐작케 하는 대목으로, 당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국민과의 약속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납부한 금액이 47억원에 불과한 것만 보더라도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7개 건설사들이 2015년 사면된 이후 2년이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이사회 상정도 하지 않았거나 구체적인 이행계획도 마련하지 않은 점 역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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