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보험 유지 못할 때?…10년 ‘임계점’
단기 수익률보다 비과세혜택에 초점둬야...

▲ 삼성생명 변액상품 중 ‘최저연금보증형’은 수익률이 -9.6%를 나타내 가장 환급률이 낮았다. 이 변액연금보험을 가입한 소비자는 9년1개월동안 2180만원을 적립(월 20만원, 남 40세 기준)하고 1971만원을 돌려받는다. 손실액은 209만원에 달한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변액보험을 10년이상 유지하지 못할 경우 사업비가 최고 17%에 달하는 보험상품의 특성상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10년을 채 유지하지 못하고 손실을 보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으며, 당장의 눈에 보이는 수익률은 해약을 부추긴다. 반면 전문가들은 변액연금보험을 장기상품으로서 먼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6일 채이배 의원실에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아 집계한 자료를 보면 변액보험 25개상품 중 22개가 9년차에도 해지환급금이 원금인 218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손해를 봤다.
 
이 중 대표적으로 삼성생명 변액상품 중 ‘최저연금보증형’은 수익률이 -9.6%를 나타내 가장 환급률이 낮았다. 이 변액연금보험을 가입한 소비자는 9년 1개월동안 2180만원을 적립(월 20만원, 남 40세 기준)하고 1971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손실액은 209만원에 달한다.
 
◆ 변액연금보험 유지 못할 때?…10년이 ‘임계점’
 
변액(연금)보험이 최고 10~17%에 달하는(사망보험포함) 사업비를 감수하고도 가입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장기상품인 연금의 재원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10년이후 비과세통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통장은 1년에 15.4%의 이자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노후에 1000만원의 이자(주식)소득이 발생해도 154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변액보험은 추가납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아이 명의로 비세과통장을 만들어 준 뒤 향후 직접 본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증여가 아닌) 자산을 늘릴 주요 수단으로 가입하기도 한다.
 
▲ 변액보험 유지율 현황 ⓒ 금융감독원

하지만, 현재 대다수 보험가입자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녹록치 않은 가계부채와 물가로 인해(혹은 단기상품에 끌려) 변액보험의 유지율이 턱없이 낮다. 최근 3년동안 평균 1년유지율(81.0%), 3년(58.1%), 5년(37.2%), 7년(28.5%)에 불과하다. 이들 해약 변액보험은 고객의 사업비가 모두 보험사로 넘어가는 수순으로 보면 정확하다. 보험설계사조차 일반적으로 1~2년이 되기까지 유지율을 맞춰준 뒤 사업비가 일정수준 빠지면 관리가 소홀해 지기 때문에 고객이 변액을 유지하기란 더욱 힘든 상황이다.
 
수익률을 놓고, 설계사나 광고에 현혹돼 가입했던 소비자들은 사실 해약시점에 수십~수백만의 손해를 보험사의 배를 불리고 있고, 장기상품임에도 이 같이 변액보험의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각종 채널을 이용한 보험사 마케팅과 설계사에 대한 소비자와 단체들의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채이배 의원은 “중도 해지시 그 때까지 지출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공제한 잔액만 환급해줌에도 가입자들은 ‘최장 10년간 최대 17%까지 사업비를 공제한 금액만 적립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장기간 가입하면 원금 보장되고 고수익 연금을 받는다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가입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사의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과 관리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 의원은 “보험 가입자는 사업비에 따라 보험금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최근 변액보험 유지율이 높지 않아 대다수의 가입자가 손실을 입고 있는 만큼, 보험을 판매할 때 소비자가 손실을 볼 수 있는 금액을 명시적으로 표시해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삼성생명 최저보증이율 삼성 꼴지인 이유는?
 

한편, 금융소비자가 매월 20만원씩 납입하는 상품에 가입할 경우 9년차(109회차, 2180만원)에 현실적으로 변액보험으로 3%의 수익률을 낸다해도 63만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적금(2.2%, 세후)는 186만원 수익, 저축은행 적금 254만원(3.0%,세후)에 비해 턱없이 낮고 투자의 최고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시간’만 소진한 꼴이다.
 
▲ 각 보험회사별 변액연금 해지환급금 추정액 현황 (단위: 원) ⓒ 채이배 의원실

채이배 의원실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조건으로 25개 표본 변액연금의 해지환급금 추정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미래에셋생명 온라인 변액연금보험 무배당 1704 최저보증형’(2390만원), ‘삼성생명 빅보너스 변액연금보험1.0(무배당)(2273만원)’, ‘미래에셋생명 글로벌자산관리 변액연금보험 무배당 1704 스텝업보증형(2196만원)’ 이렇게 3개뿐이었다.
 
반면 25위는 삼성생명의 ‘최저연금보증형 변액연금보험(무배당) 평생 든든하게‘였고, 2180만원 적립금에 해지환급금은 1971만원에 그쳤다. 209만원의 손실이 나며, 수익률은 ’-9.6%‘로 변액보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식시황이 좋은 때 7년~9년 가량에 원금전환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변액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자산운용사의 계산이다. 높은 사업비와 투자수익률 간에 역전을 가정한 것인데, 직접 펀드투자에 비해 수수료가 낮고(적립금이 커질 수록 비중이 있음), 실물자산의 증가를 가정할 경우 통계치라 볼수 있다. 사실 7~9년 가까운 시간동안 원금도 안 되는 환급금을 받자고 저축을 하는 경우는 없겠으나, 나아가 10년을 채우면 보험상품의 특징인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아무리 유지를 못해도 10년동안은 해지하면 안 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또 변액 안에는 보통 4~8개 정도의 펀드가 들어가 있고 소비자를 이를 선택할 수 있는데(중간변환도 가능), 수익률이나 자산운용사 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해외, 채권, 인덱스 등 어느 곳에 투자하느냐와 안정자산인 채권비율이라 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은 재테크라기보다 자산관리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원금손실이나 수익률에 신경쓰지말고 노후에 쓸 연금이자, 10년 이후 비과세통장을 마련해 노후에 추가 납입‧인출 등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입시 유지 여부를 먼저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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