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에 매진하겠다”

▲ 이근안 전 경기도경찰청 대공분실장
고문기술자로 불리던 이근안 전 경기도경찰청 대공분실장이 7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지난 7일 출소했다.

“그동안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는 말로 출소 소감을 전한 이 전 분실장은 오랜 도피와 수감생활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당뇨에 고혈압에 안구수술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고문을 지시하고 방조한 세력은 없다는 말을 남기고, 기다리던 친지의 승용차를 타고 서둘러 경기 여주교도소를 떠났다.

교도소는 이 전 분실장이 독실한 신앙생활로 모범적으로 형기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분실장은 지난 1985년 김근태 당시 민청련 의장을 감금하고 고문한 장본인. 경기도경찰청에서 대공수사 업무를 하며 1980년대 시국사건에 연루된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고문했다. 물고문, 전기고문, 손톱고문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고문기술과 기계를 개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1988년 고문혐의로 수배가 내려졌고, 이후 이 전 분실장은 달아났다. 11년 동안 체포하지 못해 공소시효가 끝나는가 했으나, 1998년 납북어부 김성학 씨 고문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을 서울고법이 받아들여 공소시효가 2013년까지 연장됐다. 결국 1999년 자수한 뒤 도피를 도운 이가 경찰 간부였음이 밝혀졌고, 이 전 분실장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분실장은 작년 자신을 찾은 김 의장에게 사죄했으며, 이후 이 전 분실장의 가석방이 추진됐으나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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