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농협, 부지점장급 갑질 직원 해직징계 번복
협동조합노조, 판결 번복에 중앙회에 감사 요구

▲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위원장 민경신)은 10월 11일 오전11시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지역 농·축협 성추행 갑질 가해자 수수방관하는 농협중앙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최근 지역단위 농협인 성서농협의 한 조합원이 수년간 성추행을 하는 등 직장 내 ‘갑질’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조합노조는 농협중앙회가 직접 해당 직원에 대한 처벌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성서농협 이사회에서는 지난 7월 해직을 번복해 다음달 6개월 정직으로 낮췄고, 조합노조의 반대로 징계결정은 현재 답보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지역 유지와 같은 권력을 이용한 ‘농협적폐‘의 전형이다“고 주장했다.
 
이 날 오후 <본지> 통화에서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감사단에서 대구지역본부 쪽에 조사를 나갔다”고 밝혔다.
 
◆ 지역단위 농협의 ‘적폐’란...
11일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은 오전 11시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지역 농‧축협 성추행 갑질 가해자 수수방관하는 농협중앙회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대구지방경찰청에는 성서농협에서 누적돼 온 한 농협직원의 폭력 갑질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
 
사연은 이렇다. 해당 농협직원인 A씨는 8개의 성서농협 중 한 곳에서 부지점장(팀장)을 맡고있으며, 지난 2007년부터 해당직원 아랫직원들에게 사내‧외에서 갑질행태를 벌여왔다.
 
성서조합원들은 지난 7월 6일에 A씨에 대한 탄원서를 조합장에게 넣었고 11일 조합 이사회는 A씨에게 징계해직결정을 냈다. 하지만 대구지역본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결정이 번복됐고 8월 3일 정직 6개월로 징계가 감경됐다. 노조 측에서는 ‘일사부재리와 신의성실 원칙 위반’이라는 이유로 인사위원회 재개최를 요구했고, 8월 18일 4차 위원회에서는 재심의를 앞두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한 농협직원은 “지역 농협에서 십수년간 있었다면 지역유지와 같은 지위”라며 “해당 직원의 이사회도 동기나 선배일 텐데 중간에 결정이 번복됐다면 입김이 작용했을 가망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성서농협 조합원의 추가 제보가 있었고, 현재 노조는 멈춘 이사회에 A씨에 대한 해직을 다시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11일 협동조합노조는 성서농협 뿐 아니라 지역단위농협의 오랜 ‘적폐’를 해결하는 방법은 배임‧횡령 등 굵직한 사건 뿐 아니라 농협중앙회가 지역의 부당한 임‧직원들의 행태에 대해서 감시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농협중앙회에 촉구했다.
 
▲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배임‧횡령 등 법적인 조치이외에는 지역본부내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농협중앙회는 대구농협지역본부 감사단과 성서농협에 조사를 나간 상태”라고 밝혔다. ⓒ 뉴시스

◆ 성서농협에서는 무슨일이?....
협동노조가 회견 전날인 10일 배포한 자료집에 따르면 소속 지회 사업장인 대구성서농협에서 현재 2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난 십여년을 근무해 온 A 씨의 ‘성추행 및 성희롱, 폭언‧폭행과 인격모독, 직장내 갑질’에 대한 증언과 목격담 등을 정리해 놓았다.
 
먼저 협동노조 측은 “성서농협 직원들은 폭력에 노출돼 온 결과 불면증과 자살충동을 비롯한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임산부 등도 폭언에 따른 일상적 근무환경에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A 씨의 ‘갑질’은 지난 2008년 본점 건물 1층에서 지점 소속주임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타 직원이 목격담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2년 지점에서 업무상 처벌로 일부러 한 여름 사업장 온도를 30도로 맞춰놓았다는 진술이 나왔으며, 2013년 임산부 대상으로 폭언 및 공포분위기 조성했고, 2014년 4월 대부담당 직원의 빰을 때리는 등, 2012년부터 2014년에는 주로 폭언과 폭행 사건들을 일삼았다.
 
2016년 들어 성추행을 위주로 간접적인 명예훼손 및 인격모독 행태가 발생했다. 외모를 비하하는 별명을 붙여 직원들을 부르거나, 여직원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 성적모독을 주는 문자, 사진‧동영상을 보내는 등의 사례가 나왔다. 일방적으로 여직원에게 데이트를 요구하거나 회식자리에서 보란 듯이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부당한 업무지시도 비일비재했다. 상사가 자신이 맡고 있는 특정고객의 카드한도 100만원을 1000만원으로 맞춰놓으라고 지시하거나, 고객이 금리인하를 요구한다고 대부직원을 시켜 규정을 어기도록 지시하는 경우, 실적을 뺏는 경우 등이다.
 
협동조합노동조합 관계자는 “최근에는 무주농협 지점장의 성희롱 사건, 춘천철원축협 조합장의 갑질 폭행, 원주원예농협 조합장의 갑질 탄압 등을 비롯, 농협은 사회적 지탄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갑질 가해자와 성서농협 사용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처벌을 요구하며 청와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사태해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배임‧횡령 등 법적인 조치이외에는 지역본부내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농협중앙회는 사안의 중대성을 참작해 대구농협지역본부 감사단과 성서농협에 조사를 나간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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