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공급 물량 증가…전통시장은 발길 줄어 파리 날려

▲ 지난 26일 오후 시간대 찾은 롯데백화점 소공점. 추석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추석 선물을 사려는 고객들이 백화점 및 마트로 몰리면서 추석 특수를 맞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은 갈수록 줄면서 상인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및 백화점은 추석 연휴가 길면서 고객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전년 대비 물량을 늘리면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평일에도 백화점을 찾는 분주한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26일 오후 시간대 찾은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추석 선물 보따리를 손에 들고 나오는 발걸음 행렬이 많았다. 예전 같으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 백화점은 발길이 뚝 끊기면서 내국인 손님들과 추석 선물을 사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북적거렸다.

추석 선물을 사려고 나온 중구에서 거주하는 박모씨(34세)는 “추석에 부모님 선물 사려고 짬 시간을 내서 백화점에 들렸다”며 “올해는 5만원 대 선물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이후 5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가 많이 나가는 영향인지 그에 손에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들려 있었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한우·굴비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고 합리적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실속 세트 상품수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 및 대형마트들이 5만원대 실속형 선물과 프리미엄 선물세트 가격대 투트랙 전략으로 물량 증가 및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선물세트의 가격대는 건강 10만~20만원대, 축산 20만~35만원대, 청과 7만~10만원대, 수산 20만~25만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 이하 가격대인 가공식품·생필품 상품군에서는 '동원 캔 57호(4만8000원)'가 많이 판매됐다. 

현대백화점도 5만원 이하 실속형과 프리미엄 가격대로 물량을 늘리며 판매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년만에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한우가 올해 추석 최고 인기 선물로 예상됨에 따라물량을 지난 추석보다 20% 가량 늘렸다. 또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5만원대 이하의 소포장 선물 세트도 내놨다. 현대백화점 측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실속세트 물량과상품수를 지난해보다 30% 늘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행사 기간 동안 전년 대비 5만세트(10%) 가량 늘어난 총 55만 세트의 선물세트를 준비하기로 결정, 물량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 청량리 경동시장 청과물 판매상. 추석 연휴에도 발걸음이 뜸해 백화점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백화점 및 대형마트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뜸한 편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제수용품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갈수록 1~2인 가구 증가와 제사를 지내는 가구도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년 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청과물 장사를 하고 있는 정씨(64세)는 “2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해가 지날수록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을 줄고 있어 매출도 줄고 있다”며 “그나마 단골 고객이 있어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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