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계일류상품, 중국보다도 뒤쳐져

우리나라의 세계일류상품이 중국의 14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세계일류상품 변화추이와 경쟁력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세계일류상품수는 지난해 말 현재 5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4년의 82개에 비해 무려 35.4%나 급감한 것. 반면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은 94년 383개에서 2001년에는 753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 중국은 원자재나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세계일류상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IT, 전기전자, 철강 등으로 다양하게 1위 품목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은 94년 480개에서 2001년 318개로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보다 6배나 많은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 98년 303개까지 감소했던 세계일류상품을 2001년에는 318개로 늘렸으며, 최근에는 전기전자, 기계류 등에서 1위 품목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우리나라는 세계일류상품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은 최근 중국경제의 급부상에 따른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 상실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요산업 기술력이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세계일류상품 확대를 위해 D램 반도체와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의 개발 성공사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D램 반도체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과감한 도전정신과 전폭적인 투자, 국내 여건에 맞는 메모리 제품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대한상의는 평가했다. 또 미국과 일본의 선진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고급인력을 조기에 확보함으로써 98년 일본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93년 23.9%에서 2002년에는 45%로 두 배 가량 급증했다. TFT-LCD의 경우도 대규모 적자를 감수한 과감한 투자와 대형 화면에 도전하는 등 미개척 분야에 뛰어들어 제품을 차별화 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TFT-LCD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1년 현재 41.3%로 대만과 일본을 추월해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주요산업 기술력이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일본, 대만의 추격도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일류상품 확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며 첨단기술을 세계일류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디자인, 상품기획, 브랜드개발 등 소프트 경쟁력 향상을 위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과 같은 개방화, 글로벌시대에는 세계일류상품을 얼마나 많이 개발할 수 있느냐가 바로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라며 이를 위해 IT기술과 첨단기술인력 등 우리의 강점을 살려 한국의 대표 브랜드를 육성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인 수출마케팅을 추진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의 세계일류상품은 60년대 가발, 신발 등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품목에서 시작해 70년대 흑백TV, 라디오, 섬유, 80년대 컬러TV, VCR, 선박, 90년대 정보기술(IT) 품목 등으로 산업 발달단계에 따라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0년대 초반 반도체가 세계일류상품으로 부상한데 이어 LCD, DVD-R, 브라운관 등 정보통신(IT) 관련 제품들이 잇달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하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섬유, 신발, 철강 등의 품목을 빠른 속도로 대체해 왔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정부에서도 향후 3년 안에 세계시장 점유율 1~5위권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집약형 차세대 상품 154개를 발굴, 지원하고 일등품목의 질적·양적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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