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발전사장 모두 사직…행시 출신 ‘동서발전‧한전‧한수원長’ 유지

▲ 한전 발전사 4곳의 수장이 모두 해임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TK출신, 한전에 입사해 사장자리까지 올랐다는 점이다.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동서발전 사장만 충북‧행시출신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타 에너지공기관 사장의 경우도 비슷했다. 해임된 사장들은 모두 내부출신이었고, 행시를 거친 외부인사들은 현재 모두 보직을 유지하고 있다. ⓒ KEPCO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19일 한전 발전사 4곳의 수장이 모두 해임됐다. 이들 모두 TK출신이었고 한전에 입사해 사장자리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동일했지만, 보직을 유지했던 전 동서발전 사장만 충북‧행시출신 외부기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이전 정권 공기관 수장을 주로 맡아왔던 TK출신과 기관내부 출신 사장의 경우 보직 유지가 불안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타 에너지공기관 사장의 경우도 비슷했다. 해임된 사장들은 모두 내부출신이었고, 행시를 거친 외부인사들은 현재 모두 보직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사장인 장재원 남동발전 사장, 윤종근 남부발전 사장,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 정하황 서부발전 사장의 자진사표를 수리했다. 한전의 발전 4사중 동서발전을 제외한 4개 기관장이 물러나게 된다.
 
◆ 한전 4개 발전사長, TK출신…동서발전長만 ‘충북’
 
이번 해임된 발전회사장 들의 공통점은 대구‧경북(TK)출신이라는 점이다. 장재원 남동발전 사장은 대구 경북고를 졸업한 이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윤종근 남동발전 사장은 경남 부산상업고 출신에 부산대 경제학 석사를 거쳐 한전, 한수원, 서부발전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다.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 역시 경남 진주고를 졸업했다. 이후 중부발전을 거쳐 서울화력발전소장 기획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노조에게 산업부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받았던 정하황 서부발전 사장도 대구 계성고 출신이며 중앙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이전 한수원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들은 한전에 입사한 뒤 발전 5사와 한수원 등 주로 한전 계열사 내부인사 보직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전계열사 사장이 선임되던 2016년 1월 종전과 달리 예상외에 인사였다는 대내외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중부발전은 상위 기관인 산업부 출신이 사장직을 맡았으나, 처음으로 사내이사인 정창길 사장이 선임됐다. 남부발전은 본래 기술본부장이 올라 사장에 선임됐으나 당시 타 계열사인 한수원 인사가 선임됐다.
 
무엇보다 한전 출신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왔던 동서발전 인사가 이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선임된 김용진 전 사장은 상위기관인 산업부가 아닌 첫 기획재정부 출신의 외부기관 출신인사였다. 동서발전 기술본부장은 낙마했다. 노조는 ‘발전산업과는 무관한 관피아‧낙하산 인사’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김 전 사장은 충북 음성 출신으로 객관적으로도 기획력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어 낙하산 인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 왼쪽부터) 김용진 동서발전 사장, 윤종근 남부발전 사장,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 ⓒ 각사

김용진 전 사장은 당시 한전 5개발전사 중 유일하게 TK출신이 아닌 충북 출신이었다. 김 전 사장은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에서 개혁기획 총괄과 공보담당을 맡았고, 기재부 공공혁신기관 기획재정부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을 맡기도 했다. 참여정부 때 복지노동 분야 예산 편성을 맡았다. 현재 김 사장은 올해 6월 정부가 바뀌면서 동서발전 사장직을 놓고 기획재정부 신임2차관으로 선임돼 본래 분야로 돌아온 상태다.
 
한편, 지난 6월 한국발전산업노조 동서발전본부는 김용진 사장 공석 대행을 맡은 박희성 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반노조 인사(노무팀장)로 노조의 소송에 8000여만원의 손해배상판결을 받는 등 사장대행으로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박 직무대행은 성과연봉제를 반대하기위해 노조를 회유하는 등 도덕성 논란도 더해져 최근 ‘양대노총의 10대 적폐인사’로 분류되기도 했다. 박 직무대행 역시 TK(대구)출신으로 대구상고,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서발전 감사실장, 상생조달처장 등을 역임한 한전 내부출신 인사였다.
 
◆ ‘내부인사’ 사장 모두 '해임'…행시 출신만 '보직유지'
 
공교롭게도 해임된 4개 한전 자회사의 사장들이 졸업 후 한전에 입사했다면, 김용진 전 동서발전 사장은 행시출신이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김 전 사장뿐아니라 한전 내에서도 행시출신은 정부가 바뀌고 인사바람이 불은 가운데도 보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전 조환익 사장은 서울 출신에 행시 14회 출신이며, 산업부 차관직에서 한전 사장으로 발령됐다. 한수원 이관섭 사장도 대구 경북고 출신이지만 행시 27회 행시 출신이다. 한전계열사 외에 에너지 공기관 중에서는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역시 TK(대구) 계성고 출신이지만, 행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 대통령 지식경제비서관, 한국산업단지 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반면, 반대 사례도 있다. 이번에 사임한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과 ‘적폐’인사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 모두 행시 출신이 아니다. 김 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현대종합상사‧현대중공업‧현대오일뱅크 등을 거쳤고,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 교수 출신이며 산업자원부 민영화연구기획 팀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녹색성장위원회 임원을 거쳐 가스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한편, 인사채용비리와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7일 체포된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TK대구 출신으로 대구공업고, 경일대학교, 한국산업기술대학원에 졸업하고 1980년 가스공사 1기로 철저히 공사 내부에서만 근무 경력을 쌓았다. 박 전 사장은 지난 7월 임기 5개월을 앞두고 자진 사퇴했고, 한전 발전 4사 사장과 같은 19일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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