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낸드플래시 공급 ‘SOS’ 굴욕 맛본 애플의 의지

▲ 애플이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삼성전자 견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은 영원한 경쟁자이면서 적수이나 보다. 애플이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삼성전자 견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 손을 들어주면 애플은 도시바 반도체 지분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애플은 웨스턴디지털 인수를 막는 동시에 SK하이닉스와 도시바메모리로부터 안정적인 낸드플래시를 공급받아 삼성전자 부품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낸드플래시 공급부족 사태 장기화를 대비한 포석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평택공장에서 64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은 최첨단 제품 수요 확대로 인해 글로벌 IT 고객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와 빅데이터, AI, 오토모티브 등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첨단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낸드플래시는 공급부족 사태를 겪으며 ‘없어서 못판다’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낸드플래시 2분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5.6%로 2위인 도시바(17.5%)의 두배 수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과 생산력 모두 도시바나 SK하이닉스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삼성전자에 구애의 손짓을 내미는 상황이다. 애플은 메모리 용량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아이폰7에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를 처음 탑재했다. 특히 도시바와 SK하이닉스의 낮은 제품생산률로 아아폰8에 들어갈 낸드플래시 공급부족 사태를 겪자 애플은 삼성전자에 ‘SOS’를 요청한 바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OLED 디스플레이어와 메모리까지 구매하게 된 셈이다. 스마트폰에 고용량 메모리 탑재뿐만 아니라 빅데이타, 인공지능 등이 주도하는 4차산업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됨에 따라 이 분야에 주력하는 애플로선 독보적인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삼성전자 의존도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의 영향으로 애플은 이번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참여해 공급처 다변화를 통한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도시바메모리 투자로 낮은 가격에 낸드플래시를 공급받기 위한 속내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애플이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대규모 투자를 밝힌 것은 안정적인 낸드플래시 물량 확보 외에도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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