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내수에 기댈 판…사드‧파업 ‘겹악재’ 파고 쉽지 않아

▲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과 내수 진작을 통해 중국과 미국 시장 부진을 만회할지 주목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장기 부진을 탈피할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과 내수 진작을 통해 중국과 미국 시장 부진을 만회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유럽시장 점검을 위해 지난 4일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출국해 이번 주말께 귀국할 예정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장기 부진을 탈피할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번 유럽 출국길에 오른 것도 몇 개월째 이어져 오고 있는 중국 미국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현지 점검 및 판매 상황 점검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에서 부진과는 달리 유럽시장에선 현대 기아차가 선전하고 있다. 이미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작년 수준 회복은 어렵다고 판단 판매량이 좋은 지역을 집중 관리해 부진을 만회하는 전략인 판단으로 풀이된다.
 
◆‘부진의 나락’ 美·中 시장
현대 기아차는 8월에도 중국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5만7000대, 기아차는 46% 줄어든 2만2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감안하면 8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 누적 판매량은 각각 39%, 53% 가량 감소했다.

더군다나 중국 부품업체인 베이징잉루이제가 대금 지급 지연을 이유로 납품을 중단하면서 중국법인인 현대베이징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된 사태가 빚어졌다. 부품 대금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가종 중단은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

또 중국 언론의 노골적인 베이징차와 현대차의 ‘결별설’까지 거론하며 압박하는 등 사드 배치로 인한 ‘사드 보복’이 노골화 되면서 작년 수준으로 회복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 기아차의 판매 실적의 또 다른 축인 미국 시장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시장 역시 4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장기 부진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엑센트 아반떼, 그랜저 등 주력 차종 판매 실적 감소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8월 5만4천310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로 작년 같은 기간(7만5천3대)보다 24.6% 줄었다. 기아차는 5만3천323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5만4천248대)보다 1.7% 감소했다.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는 12.7%, 기아차는 8.4% 각각 감소했다.
 
▲ 현대 기아차는 8월에도 중국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유럽시장과 내수 판매 ‘버텨다오’
반면 유럽에서 현대차는 아이오닉 등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31만4310대로 작년 같은 기간(29만4403대) 보다 6.7% 증가했다. 상반기만 따지면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는 50만9197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17 IAA’에서  코나와 ‘i30’ 패밀리 4종 등 유럽 전략차종을 대거 공개해 젊은층을 겨냥 시장 공력에 나선다. 기아차 역시 소형 SUV ‘스토닉’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이고 ‘모닝(현지명 피칸토) X-라인’, ‘쏘렌토 부분변경모델’등을 대중에게 공개해 유럽공략에 나선다.

내수시장에선 현대 기아차의 선방이 돋보였다. 현대차의 8월까지 내수 누적 판매량은 45만8957대로 작년 같은 기간(44만1115대)보다 4% 가량 늘었다. 기아차는 34만481대로 작년 같은 기간(35만1604대)보다 4.9% 줄긴 했지만 해외 판매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내수 시장이 앞으로 현대 기아차에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8월 판매량 증가는 지난해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기저효과로 작용한 결과로 파업이 장기간 이어지면 현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 해외 수출을 위해 대기중인 현대기아차 차량 물량.[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대차는 부분파업으로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기아차 역시 한차례 부분파업으로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상반기 신차 출시가 이어진 반면 하반기는 제네시스 G70, 프라이드 외엔 이렇다 할 신차 출시가 줄어든 것도 내수 진작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경재사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주력 차종 부진과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시장의 고전이 장기화되고, 국내선 파업이 작년과 같이 장기화 돼 생산차질이 늘어날 경우 현 판매량 추세가 가게 되면 올해 800만 목표는 커녕 700만대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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