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미래먹거리 금융권 카뱅‧케뱅 막고자

▲ 지난 4일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은 자회사 핀크 사업 전략과 인공지능 챗봇(Chatbot) '핀고(Fingo)' 상용화를 발표한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동통신사와 금융권의 제휴 바람이 가속화되고 있다. 몇십년간 금융권을 지배해온 대형은행의 연못에서 ‘매기(카카오뱅크)’ 한 마리가 연못을 휘젓고 다니자 이를 우려한 은행들이 이동통신사를 끌어들여 매기 잡기에 나섰다. 이동통신사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금융권에 러브콜을 보내며 짝짓기에 나서는 중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U+ 등 이동통신사들은 신사업 진출을 위해 대형은행들은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생활금융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KB금융그룹,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 KT는 우리은행과 손잡고 핀테크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이동통신사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 ICT와 금융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를 내놓으며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견제 효과도 거둘 전망이다.

그동안 이동통신사와 은행은 빅데이타를 기반한 새로운 서비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데이터 활용이 제한적인 탓에 각사의 정보 공유를 하지 못하는 등 규제 장벽에 막혀 ‘무늬만’ 빅데이타 협업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은행·핀테크업체·통신사 등 이종업종간 개인신용정보 활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물꼬가 터졌다.

지난 4일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은 자회사 핀크 사업 전략과 인공지능 챗봇(Chatbot) '핀고(Fingo)' 상용화를 발표했다. 한발 앞서 LG유플러스와 KB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공동개발한 통신 금융생활플랫폼 ‘리브메이트(Liiv Mate)’를 출시했다.

KT와 우리은행은 지난달 양사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 금융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동마케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금융-통신 융합 플랫폼 ‘리브 메이트’ 출시를 기념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LG유플러스

이동통신사들은 포화된 내수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 되면서 가입자를 빼앗지 않으면 더 이상 수익을 내기가 어렵자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개척에 나서는 중이다. 특히 모바일과 금융이 결합한 모바일뱅킹이 금융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이동통신사들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금융권 접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역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업체가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며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지각변동이 일자 민 대다수가 이동통신사에 가입돼 있어 각종 혜택 제공으로 인터넷전문 은행을 견제하는 동시에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자 협업에 나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일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이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 핀크(Finnq)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핀테크 사업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면서 “은행들은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이미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K뱅크 견제 목적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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