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 부활되면 가격 경쟁력 떨어져 부진 장기화 우려

▲ 통상임금 소송 여파로 인해 산업계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한미FTA 폐기 언급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자동차 업계가 대응 마련에 분주해질 전망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FTA폐기 발언 한마디에 자동차 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통상임금 소송 여파로 인해 산업계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한미FTA 폐기 언급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대응 마련에 분주해질 전망이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한미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와 관련 ‘다음주부터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자동차업계는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동차와 철강을 지목 미국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대미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와 산계관세 부과 등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엄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이 한미 FTA 폐기를 위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동차업계가 느끼는 분위기는 타 업종에 비해 다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한미 FTA 폐기가 실제로 이뤄질지,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기업 입장에서는 예상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국가 간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협상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 폐기돼 이전으로 돌아가 2.5% 관세가 부활되면 국내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 중 대미 수출이 많은 현대차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합의에 따라 미국은 한국 자동차 관세 2.5%를 2015년까지 유지하다 작년에 폐지했다. 작년 한국의 대미 수출은 154억 달러로 미국차 수입액 16억8000만달러의 9배에 달한다. 그런데 2.5% 관세가 부활되면 대미 수출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대미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부준이 장기화 우려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현대차의 8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5만4천310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로 작년 같은 기간(7만5천3대)보다 24.6% 줄었다. 기아차는 올해 8월 5만3천323대를 팔아 작년 8월(5만4천248대)보다 1.7% 감소했다. 미국 판매량 가운데 국내에서 생산돼 판매되는 물량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다 보니 관세 부활은 판매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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