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쌍두마차 구씨와 허씨, 올 7월 갈라서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는 이사회를 열고 상호 사업연관성이 적은 제조업부문과 유통중심의 서비스 부문을 분리하기 위해 회사 분할을 결의했다. (주)LG는 이번 이사회 결의로 오는 5월 28일 분할승인 주총을 거쳐 7월 1일자로 (주)LG와 (주)GS홀딩스 등 2개의 지주회사로 분할된다. 구씨는 존속회사인 LG를 맡고 허씨는 신설회사인 GS홀딩스를 맡게 된다. 분할비율은 LG 65%, GS홀딩스 35%로 결정됐다. (주)LG와 (주)GS홀딩스 2개의 지주회사로 분할 이번 회사 분할 결의에 따라 존속회사 LG는 발행주식 총수 1억7587만주, 자본금 8794억원, 자산 3조9949억원, 자기자본 2조7534억원, 부채비율 45%가 된다. 또 신설회사인 GS홀딩스는 발행주식 총수 9470만주, 자본금 4735억원, 자산 2조1801억원, 자기자본 1조5264억원, 부채비율 43%가 된다. 사옥은 LG가 여의도 트윈타워를, GS홀딩스가 강남타워를 사용하게 될 예정이다. 계열사 분할을 보면 LG유통과 LG홈쇼핑, LG칼텍스정유(자회사 5개 포함) 등이 GS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 특히 LG칼텍스정유의 경우 고객접점인 전국 2900여개의 주유소와 200여개의 '조이마트' 및 460여개의 '오토오아시스' 그리고, 보너스카드 고객 DB 등 유무형 자산을 활용한 유통관련사업 확장이 미래의 주요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통부문과 함께 분리키로 결정했다. 존속회사인 LG는 LG전자, LG필립스LCD, LG화학, LG텔레콤,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데이콤, LG경영개발원, LG스포츠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프로축구단인 FC서울의 경우, LG스포츠에서 분할해 관련 출자부문을 신설법인인 (주)GS홀딩스로 귀속시킬 예정이다. 이 같은 분할에 대해 LG그룹은 "이번 회사분할로 존속법인인 LG는 화학과 전자·정보통신 사업을 양대 주력사업으로 하는 제조업부문으로, 신설법인인 GS홀딩스는 유통, 정유 등 유통ㆍ서비스업부문으로 업종전문화를 실현해 전문화된 지주회사로 각각 성장, 발전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들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시장에서 생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호사업연관성이 적은 사업군의 분리를 통한 전문화ㆍ전업화로 경영효율성 향상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판단해 LG그룹이 분할을 결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LG그룹은 GS홀딩스 분할에 따라 자산규모가 47조4000억원대로 줄어들어 자산규모 기준 재계 순위가 2위에서 3위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SK그룹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른데 이어 LG그룹의 분할로 2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구씨와 허씨 집안의 57년 공동경영시대 마감' 이처럼 LG그룹이 분할을 결정함에 따라 구씨와 허씨의 오랜 동업관계도 끝나게 됐다. 구씨와 허씨가 처음 관계를 맺은 것은 지난 1921년 구인회 LG창업회장과 허을수 씨와의 결혼이었다. 이후 구 LG창업회장이 지난 1947년 장인의 재종(6촌)인 허만정 씨와 공동출자 해 '락희화학공업(LG화학 전신)'을 설립하면서 공동경영이 시작됐다. 이렇게 맺어진 구씨와 허씨의 동업관계는 LG그룹이 LG와 GS홀딩스로 갈라지면서 57년 만에 끝나게 됐다. LG그룹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분할된 지주회사가 독립성을 유지하고 경영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주요주주간 경영권 분할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분할이 사실상 구씨 집안과 허씨 집안의 57여 년 공동경영시대를 마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봄 구본무 회장이 LG그룹의 구씨와 허씨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며 "이날 LG의 기업분할 결의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분할 이후 구씨와 허씨 일가의 지분정리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도 "기업분할이 완료되는 7월 이후 가시화되겠지만 주식교환 방식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편 허씨의 GS홀딩스는 앞으로 LG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홀딩스는 LG측에 브랜드료를 내고 LG를 쓰는 방안과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새 브랜드로는 골드스타(GOLDSTAR) 브랜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GS홀딩스는 분할과 함께 국내외에 보유하고 있는 금성, 金星, Goldstar, GS, GS device와 이들 중 하나 이상을 포함하거나 나타내는 상표를 보유하기로 했다. 그룹 안에 속하나, 지주회사에 편입 안 되는 LG상사 한편, 당초 LG그룹 계열사중 ㈜LG 지주회사에 속하지 않았던 LG상사와 LG건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상사의 경우 구씨 계열 특수관계인이, LG건설은 허씨 계열 특수관계인이 각각 최대주주로 있는 상태이지만 우선은 양사가 LG의 계열사로서 포지션을 유지한다는 방침. 그러나 허씨 가문이 ㈜GS홀딩스를 지배하고 계열분리를 본격화할 경우에는 LG건설은 허씨 계열에 포함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LG상사는 ㈜LG에 자회사로 포함되기보다 그룹 내 계열사로 남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의 자회사에 포함돼있지 않은 LG상사는 LG그룹 안에 속하되, 지주회사 안에는 편입돼있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구본걸 부사장 등 구씨 계열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LG상사가 ㈜LG에 편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치고 있는 상태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룹에서 분리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일단 구씨 가문에서 최근 지분을 꾸준히 매입, 지분이 20%에 육박하는데다 강한 해외네트워크와 우량한 실적 등의 장점을 갖고 있는 LG상사를 그룹 내에서 굳이 분리할 필요는 없다는 게 현재까지 중론. 특히 LG상사 입장에서는 이번에 GS홀딩스의 분할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지연됐던 계열사 지분매각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기 때문. LG상사는 이번에 분할된 LG유통과 LG칼텍스정유의 계열사인 LG에너지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LG상사는 LG에너지 지분을 발행주식수의 70%에 해당하는 1659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LG유통 주식의 경우 492만주, 31.9%를 갖고 있는 상태. 장부가만 해도 각각 1000억원, 1300억원 규모다. LG정유와 LG홈쇼핑, LG유통이 속해있는 가칭 'GS홀딩스'가 LG에서 분리하게되면, LG상사는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LG에너지와 LG유통 주식을 10%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따라서 LG상사는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는 60%이상을, LG유통은 22%이상을 매각해야하는 것. 특히 이번 전격적인 LG그룹의 지주회사 분리로 허씨계열의 그룹분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LG상사의 지분매각도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건설, 'LG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느냐' 업계 관계자들은 부채비율 등 지주회사가 부담이 여전하면 LG건설이 계속 허씨 개인 소유의 계열사로 남게 되겠지만 부담이 적어졌다고 판단될 경우 지주회사 편입추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GS홀딩스가 허씨 일가가 갖고 있는 건설 지분 30.8%를 공개매수, 지주회사 신주로 교환하는 방식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LG건설은 그러나 LG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LG건설 관계자는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측면에서는 아파트의 경우 '자이'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홍보해 왔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해외건설이나 공공건설사업의 경우 새로운 브랜드로 수주활동에 나서는 것은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는 이같은 분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LG건설이 LG화재처럼 브랜드 사용료를 내면서 LG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LG상사와 LG건설이 지주회사에 편입된다면 편입요건에 따라 지주회사가 지분을 30%이상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양사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양사가 제조업 혹은 유통업으로 분류하기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경영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우선은 계열사로서만 남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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