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할 만한 정치인 될 것"

"경제정책 바로 잡겠다" 실물경제 30년 CEO 정치입문 "기업 살리기", "청년 실업해소"등 민생경제회복 최우선 "경제정책은 기업 불확실성 해소, 일자리 창출, 기업의 투자 확대 등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기업의 경영과 정치 활동은 확실성과 불확실성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데 기업 경영에는 언제나 확실하게 이익이 되는 것만을 생각했으나 정치 영역에서는 이익이 되는 않는 불확실한 일이라도 포용하고 해결하는 정치력을 발휘하겠습니다.” 그는 또 17대 국회 의정활동에 대해 “기업 살리기, 청년 실업 해소 등 민생 경제 회복에 최우선을 둘 것”이라며 “기업의 성공을 위해 투명경영과 원칙에 입각한 경영이 필요하듯 정치 일반에도 이같은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CEO 시절 주장해 온 시장경제 논리를 제대로 수립, 추진해야 경제와 기업이 산다는 경영관을 유지, 실물경제전문가로서‘직능 정치인의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회복시기 놓치면 치명적인 타격"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신임을 받아 40대에 한국 대표기업 현대자동차의 CEO에 올라 '30년간 현대맨'으로 살아온 이계안 전 현대캐피탈 회장이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열린우리당 서울동작乙 이계안(李啓安, 52) 당선자는 17대 국회 의정활동을 정치 개혁과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국가 경제회복에 주력하고 지역공약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한다. 이 당선자는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현대자동차의 사장으로써 쌓은 경험과 능력을 초일류국가를 건설하는데 헌신하고 리더 부재의 시대, 아마추어가 활개치는 시대에 전문경영인으로서 국가경영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실천적인 정책대안을 제공하며 또 서울 동작乙 지역을 강남의 새로운 교육중심지, 주거중심지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모임인 OECD에 가입하고 월드컵을 유치하는 등 난리를 쳤지만, 우리 동작乙 지역은 성장의 뒷전에 물러나 이제는 우리도 당당히 강남의 변화와 발전에 동참하고, 무엇보다 우리 지역을 대변할 능력있고, 경험있는 대표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경제짱”이라는 이 당선자는 실물경제인답게“흔히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말들 하지만 경제 역시 살아있는 생물이어서 한번 회복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고 현재의 정국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정치입문은 이계안의 3단계 인생설계 중 마지막단계 독실한 기독인으로서 이 당선자의 인생관은 무척“계획적인 인간”이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태어나서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만 25세 전후한 기간의 1단계와 76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나의 일을 한 2단계, 그리고 이제 '나의 일'이 아닌 남을 위한 삶을 사는 3단계로 나누었다. 지금은 내가 아닌 국가를 돌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한 3단계 인생을 시작하는 첫걸음으로 내딛으며 봉사의 삶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이 당선자의 정치 입문의 변(辨)은 '정치 입문용'으로 급조된 상투적인 출사표가 아니라 지난 76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 간부들에게 밝힌 '신입사원 이계안'의 포부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17대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 당선소감은. ▲ 우선 저에게 크나큰 소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뽑아주신 동작乙 구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의 승리는 정치개혁과 민생 경제의 회복을 열망하는 지역구민과 국민 여러분의 승리입니다.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국가 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공약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끝으로 불철주야 도와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 덕분에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정치에 입문한 동기는 무엇인가. ▲ 사실 작년 10월께만 해도 두가지 진로를 갖고 고민을 했었다. 하나는 오랜 소원이었던 신학대를 진학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공의 영역에서 새로운 봉사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영입추진단장이던 정동영 우리당 의장의 끈질긴 영입 요청이 있었으나 거절했다. 그 이후 3∼4개월 동안 잠잠했던 올 2월에 다시 입문 제의를 받고 고민했었다. 여러 친구들과 상의한 끝에 내 인생의 3단계 삶을 '정치'로 선택했다. 제 인생을 돌이켜보면 25살까지는 가족과 다른 사람의 경제적 도움을 받아 살아왔고 그 이후부터는 나와 가족을 위해 돈벌이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으며 현대중공업에 입사할 때부터 회사를 퇴직한 후에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사실 '봉사'라는 말은 참 좋은말인데, 정치권에서 이 말을 너무 흔하게 쓰면서 오염된 측면이 있지만 '정치'라는 것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경영과 달리 '봉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제가 현대자동차 사장(98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알려드렸다. 장성한 때였지만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고 싶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별로 기뻐하지 않으셨다. 그러면서 '네가 정주영 회장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서울대학까지 나온 놈이 겨우 사장됐다고 좋아하느냐, 좀더 큰 것을 봐라' 이런 말씀을 들었다. 아버님은 나와 함께 서울대 상대를 함께 다닌 정몽준 의원이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 문희상 전 비서실장도 정치를 권유했다고 하던데. ▲ 정치입문을 놓고 마지막에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올 1월초 연휴 때 문 실장에게서 수 차례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지 않고 피해다니기도 했다. 그랬더니 나중에 '정치를 하지 않아도 좋은데, 선배가 찾으면 전화를 받아야지 왜 피하느냐'고 야단을 쳤다. 그러면서 '어차피 정치를 하려면 지금이 좋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러면 '진표형'(경복고 출신인 김진표 당시 부총리)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너처럼 똑같이 고민하고 있지'라고 대답하더라. 그러면서 문 실장이 '나도 결정했다'라고 했다. - 정동영 의장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가. ▲ 정동영 의장이 72학번인데, 재수를 해서 그렇고 원래는 71년도 졸업(고교)이다. 또 김한길 전 의원도 나와 같은 71학번이다. 이들을 만나 얘기하면서 그동안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았던 시대정신이 있음을 느꼈다. 무엇인가 함께 공유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서 지난 2월 입당을 결심했다. - 선거운동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후 지역구내 어르신들을 만나 뵙기가 매우 힘들었고 유권자들의 정치인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불신을 극복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한표 한표의 의미를 가슴깊이 새기고 다른 정당과 후보를 지지한 주민의 뜻도 질책과 교훈으로 거울삼겠다. - 선거를 치르면서 기업경영과 정치활동의 공동점, 차이점은 무엇인지. ▲ 기업의 경영과 정치활동 모두 공통으로 확실성과 불확실성을 다루는 것이다. 기업 경영시에는 항상 확실하게 이익이 되는 것만 생각하였으나 정치에서는 꼭 이익이 안되는 불확실한 일이라도 포용하고 해결하여야 하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 고향도 아닌 서울동작乙에서 정치를 선택한 배경은. ▲ 평택대신 동작乙을 택한 것은 아니다. 우리당 쪽에서 입당 타진을 받을 때 경선을 하지 않는 30% 전략지역들에 '동작 을'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동작은 나에게 익숙한 지역이다. 나와 흑석동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택 내기리의 안중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 입학시험을 보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았다. 그때만 해도 막 상경한 열네살 시골 소년의 눈에 비친 흑석시장은 서울의 풍요의 상징과도 같았던 모양이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흑석동 구경에 나섰던 날을 기억한 처음 간 곳이 바로 흑석시장이었다. 그 때 내 눈에 비친 흑석시장은 갖가지 물건으로 가득 찬 마치 거대한 전시장 같았다. 상인의 우렁찬 고함소리와 시끌벅적한 흥정이 한데 어우러진 생동감 넘치는 장터였다. 그 당시 흑석시장은 5일에 한번씩 열리는 전형적인 재래시장이었는데 설탕을 되로 달아 파는 진기한 풍경들은 안 그래도 큰 내 눈을 더욱 커다랗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분주히 오가는 발걸음, 없는 것이 없는 각양각색의 난전, 신바람 나는 장터를 휘둥그런 눈으로 바라보던 순간이 기억이 난다. 내게 흑석시장이야말로 크고 잘 사는 도시, 서울을 한 눈에 보여준 풍요의 상징이었다. '잃어버린 시장의 풍요'를 되돌려주기 위한 사명감으로 서울생활이 처음 시작되었던 흑석동에서 정치인생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다는 것이 그의 동작乙 출사표이다. - 17대 국회 의정활동 계획은. ▲ 경제살리기와 기업살리기, 청년실업 등 민생경제 회복에 최우선을 두고 기업성공을 위해투명경영과 원칙에 입각한 경영이 필요하듯 정치 일반에도 이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CEO 시절 주장해 온 시장경제 논리를 제대로 수립, 추진해야 경제와 기업이 산다는 경영관을 유지,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직능 정치인의 역할을 하고 지역 발전과 공약을 지키며 또한 정치개혁의 조속한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계안 당선자는 이번 17대 국회 원내 진출을 발판으로 향후 열린우리당의 경제정책 수립과 관련 핵심 브레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민생경제특별본부 고문, 정동영 당의장 경제담당특보를 맡고 있는데 이번 여의도 입성으로 그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실물 경제전문가인 그는 '전문 경험을 살린 직능 정치인상구현'을 내세우고 있어 향후 경제정책 특히 대기업 정책에 시장원리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취재 김부삼 기자 kbs@sisafocus.co.kr 사진 김세권 기자 ksg@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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