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은 상호권 보유‧유지. 그룹에 과거 사용료 협상

▲ 동부그룹의 사명이 바뀐다. 새 사명은 ‘동부’의 영문 약자인 DB그룹이며 곧 전 계열사의 사명을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일단 22일 동부화재, 23일 동부증권의 사명 변경 안건이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한편, 그룹에서 떨어진 동부건설은 ‘동부’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며, 향후 DB(동부)그룹과 동부건설 간의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표권 협상 문제가 남았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동부그룹의 사명이 바뀐다. 새 사명은 ‘동부’의 영문 약자인 DB그룹이며 곧 전 계열사의 사명을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일단 22일 동부화재, 23일 동부증권의 사명 변경 안건이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한편, 그룹에서 떨어진 동부건설은 ‘동부’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며, 향후 DB(동부)그룹과 동부건설 간 20~30년간 그룹이 사용해 온 '동부'라는 상표권에 대한 수백억 상당의 사용료 협상 문제가 남았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사명변경 승인을 완료했으며 오는 10월 13일 임시주총에서 최종확정 후 11월 1일부터 사명이 바뀔 예정이다. 다음날 동부증권도 사명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동부란 사명은 그룹차원에서 1990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1971년 설립된 동부익스프레스(구 동부고속운수)에서 처음으로 ‘동부’란 명칭을 사용, 45년만에 그룹 사명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애초 동부그룹의 모태이자 시작은 1969년 설립된 동부건설(구 미륭건설)이었다. 동부건설은 중동건설 시장에서 자본을 벌어들인 뒤 사세를 불려 보험, 증권, 운수, 전자, 제철업 등으로 빠르게 계열사를 늘렸다.
 
동부그룹에 한국신용평가가 무리한 사세확장을 지적하던 시기. 동부그룹은 2조의 빚을 지면서까지 반도체사업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룹차원의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중심 계열사 동부건설은 2009년 미국 서브프라임에 따른 건설업계 불황을 이겨내지 못해 2015년 1월 법정관리를 거쳐 작년 6월 27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에 2060억원에 매각됐다.
 
당시 키스톤PE는 동부건설을 인수하면서 ‘동부’ 브랜드 상표권에 프리미엄을 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룹의 모태였던 동부건설이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국세청이 동부건설에 추징금을 부과하면서 그룹 상표권 논란이 일자 동부그룹은 상표권을 회수하기 위해 동부건설과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동부건설은 키스톤PE에 매각되는 절차를 밟고 있었고 작년 6월 키스톤 PE가 동부건설의 인수자가 되면서 상표권이 키스톤 PE(현 동부건설)로 넘어갔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동부그룹이 DB그룹으로 사명이 바뀌면서 키스톤PE와 동부그룹 간의 과거 그룹이 사용한 상표권에 대한 협상만 남게 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동부라는 상표가치를 책정하는데 기간을 얼마나 인정할 것인지 타 계열사로 인한 이득은 얼마였는지 등 양측이 제시하는 가격과 조건 차이가 커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동부그룹 상표변경 작업이 완료되면 곧 재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동부라는 브랜드는 현재 동부건설의 소유”라며 “동부그룹의 상표변경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동부건설의 상호는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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