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작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로 인한 단종사태의 아픔을 딛고 1년여 만에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을 열고 갤럭시노트8을 전격 공개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상반기 하반기 갤럭시 시리즈를 선보였던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8을 선보이며 자신감이 묻어난 소개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전작의 실패 탓에 성공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법 하지만 이날 행사 연단에 등장한 고동진 사장의 얼굴엔 비장한 모습과 더불어 자신감이 넘쳤다.

갤럭시노트8을 전 세계에 공개하는 자리였을수도 있지만 상반기 갤럭시S8 시리즈로 작년 하반기 갤럭시노트7 사태 우려를 씻은 자부심의 표현이었을까. 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는 대화면 뿐 아니라 S펜, AMOLED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이어왔다“며 ”갤럭시노트8은 이러한 혁신의 정신 속에 탄생한 역대 최고의 노트“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부활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로 단종사태의 ‘굴욕’을 겪은 지 1년만에 일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라는 악재로 인해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했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기록 간신히 적자를 면한 셈이다. 작년 상반기까지 3~4조원대 달하는 사업이 한순간에 쪼그라들었다. 이후 절치부심한 삼성전자는 배터리 안전성 강화 및 품질 대책 기준 마련 등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썼고 갤럭시S8을 거쳐 갤럭시노트8로 ‘왕의 귀한’을 알린 것이다.

이제는 9월 15일부터 한국, 미국 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면서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여부가 시장의 관심이다. 이번 갤럭시노트8 기능만 놓고 보면 하반기 위협할 경쟁자는 없을 듯 보인다. 애플 아이폰8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지만 충성 고객층이 다른 만큼 작년과 같은 악재만 없다면 옛 영광을 누릴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으며 혁신에 방점을 뒀다면 단종사태를 겪은 이후 품질 및 안전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갤럭시노트8의 배터리 용량은 3300mAH로 전작 대비 200mAh 줄었다. 배터리 발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다. 용량이 줄어든 점에 따른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효율성을 높여 우려를 지웠다.

올 초부터 이어져온 총수 부재에서 삼성은 여러 악재를 딛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하반기 갤럭시노트8 부활은 올해 삼성 실적뿐만 아니라 무선사업부의 화룡정점을 찍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 부활의 날갯짓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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