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 받을 만해, 방송사의 전파낭비도 지적돼야할 문제

▲ 20일 오후 8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해 야3당은 ‘천박한 오락 프로그램’ ‘정권홍보용 정치쇼’ ‘짜고치는 고스톱’ ‘방송독점, 자화자찬의 디너쇼’ 등으로 맹비난을 가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일자리 정책과 저출산 해결법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특히 일자리 정책에 가장 많은 답변 시간을 썼다. ⓒ청와대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20일 오후 8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해 야3당은 ‘천박한 오락 프로그램’ ‘정권홍보용 정치쇼’ ‘짜고치는 고스톱’ ‘방송독점, 자화자찬의 디너쇼’ 등으로 맹비난을 가했다.
 
특히 이 행사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JTBC, YTN 등 5개 방송국이 동시에 생중계를 해 ‘전파 독점’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청와대 ‘대국민 보고’ 일요일 오후 8시 지상파 3사 등 6개 방송사 동시 중계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과 만담 형식의 ‘미니토크’와 각 장관의 국민인수위원 질문에 대한 응답에 이어 ‘국민이 묻고 대통령이 답하다’는 주제로 문 대통령이 국민들이 직접 제안한 정책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듣고 이에 대한 견해와 소감을 밝히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일자리 정책과 저출산 해결법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특히 일자리 정책에 가장 많은 답변 시간을 썼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청년에 희망을 줄 뿐 아니라 세금 많이 내고 소비하는 사람을 늘리는 길이다.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을 하는 것”이라며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금을 일자리 만드는 데 쓰는 것은 세금을 가장 보람 있게 쓰는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란 몇 년 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면 그 뒤에는 더 많은 예산 부담이 없어도 충분하다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연차휴가도 다 사용하도록 해서 일하는 부모, 아빠·엄마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게 더 근본적 해법이라 생각한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며 “아빠 육아휴직 정책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연장노동을 포함해 노동시간 주 52시간제를 빨리 확립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마지막에 등장한 김정숙 여사는 새 정부 출범 100일에 대한 소감으로 “벌써 100일이 됐다고 한다. 저는 몇 년 지난 것 같다”면서 “(대통령에게) 항상 ‘오늘 처음 취임해서 일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100일이 지났는데 국민 평가가 조금 좋아서 느슨해지지 않을까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답해 문 대통령이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도 국민 집단지성과 함께 해나가는 것이 국정이 성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면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해나가는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마무리를 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국민이 추천한 책을 건네받는 ‘대통령의 서재’로 문 대통령은 국민인수위원들이 전달한 책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광화문 1번가’에 정책 제안한 국민인수위원 250명이 초청됐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더 잘 듣고 국정운영에 반영하려는 청와대의 노력”이라고 자평했다.
 
 
▲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킨 ‘정치 대개혁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주권재민에 입각한 국정운영의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민주 “정치 대개혁의 날로 기록될 것” 정의당, 긍정 평가 속 아쉬움도
‘대국민보고’에 대한 야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평가는 후했다. 김현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오늘 생중계로 진행된 국민보고대회를 본 국민들께서는 국민과 소통하는 국민우선정치에 대한 지지와 높은 기대를 보여주었다”면서 “국민들은 ‘응답하고 대화하는 정부 소통하는 나라 모습 너무 보기 좋다’ ‘흐뭇하다, 국민께 보고하는 대통령과 장관들’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초심을 잃지 않고 성공한 문재인 정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21일 “어제의 대국민보고대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주권재민 정신과 국정운영의 쌍방향 소통 방식을 보여준 매우 의미 있고 상징적인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킨 ‘정치 대개혁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주권재민에 입각한 국정운영의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 대개혁’을 주도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가장 크고 빠른 소통의 통로이자 가장 튼튼한 가교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3개월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께 알리는 동시에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진정한 소통의 장면이었다”라면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준비된 정책과 실행력이 입증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국민인수위원들이 직접 질문하고, 각 부처의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답변을 했다”며 “지난 기자회견에 이어, 소통에 대한 국민의 갈증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추 대변인은 한편 사드 문제와 살충제 계란 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과 정부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현안인 만큼 국민에게 설명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사람은 술에 취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지지율에 취해있는 것 같다”면서 “요새 청와대는 잔치와 축제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대국민쇼” “청와대, 지지율에 취해 잔치와 축제에 빠져”
정의당을 제외한 야3당의 반응은 차가웠다. 자유한국당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아침에 시청률이 발표된 것을 보니까 모든 방송사가 생중계를 한 합계가 10%도 안 되는 시청률이었다”라면서 “그런 것을 보면서 대통령이 프라임 타임에 방송 3사를 포함해 케이블 까지 시청율을 합쳐도 9.7%, 10%도 안 되는 시청률이 나오는 것을 보고 과연 이 정부의 지지율이 관제 여론조사가 발표하는 80%가 맞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홍 대표는 “국민을 상대로 쇼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100일 동안 한 쇼통으로 소통으로 연결되지 않고 일방적 쇼로만 끝나는 이런 정책방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본다”면서 “국민을 위한 정부로 구호에만 그치지 말고 내실을 기하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사람은 술에 취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지지율에 취해있는 것 같다”면서 “요새 청와대는 잔치와 축제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원내대표는 “도덕적 타락자인 탁현민 행정관이 기획했다는 100일 대국민보고대회, 저는 그들만의 잔치이고 또 그들만의 예능쇼나 다름없는 천박한 오락화 프로그램을 서로 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도대체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변할지에 대한 각본이 짜여있는 한 시간 동안에 소통 아닌 쇼통쇼에서 북한의 핵문제나 최근에 문제가 된 살충제 계란문제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보고대회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남위협이 계속되고 있고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는 현실에서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2차장 모두 대국민쇼에 나와서 인디밴드에 어깨나 들썩거리고 있는 이런 현실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의 지금 한반도 정세를 대변할 수 있겠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KBS·MBC·SBS 지상파 3사는 물론이고 JTBC·YTN·연합뉴스TV가 생중계를 했다”면서 “이 각본쇼를 보기 위해서 주말에 저녁뉴스를 다 버리고 가족들이 앉아 있는 이 시간에 생중계를 모두 다 해야 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답답함을 금치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미 을지훈련을 언급하면서 “이런 현실에 대중가요나 틀어놓고 100일 보고대회를 흥얼거리거나 주말에 집들이 한다고 연일 잔치집 분위기로 있는 청와대의 분위기를 국민들은 어떻게 볼지 지지율에 취해있지 말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지적했다.
 
 
▲ 박주선 국민의당비대위원장은 “어제 청와대 대국민보고대회는 권력에 의해서 완벽히 장악되고 길들여진 언론의 자화상을 국민에게 그대로 보여주었다”면서 “권언유착이 이 정도라면 민주주의의 심각한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러려고 정권교체 했느냐’라는 자괴감을 떨쳐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 / 이광철 기자
◆국민의당 “정권홍보용 정치쇼” “방송으로 국민을 직접 통치하겠다는 것”
국민의당은 반론권 차원에서 야당에게도 똑같은 시간대에 똑같은 분량의 방송을 생중계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일제히 생중계에 나선 방송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1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청와대의 대국민 보고대회는 대국민 정권홍보용 정치쇼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지 3일 만에 또 다시 정권홍보용 정치쇼가 국민의 TV시청권을 무시한 채 어떻게 버젓이 국민들 안방에 생중계 될 수 있는 것인지 여기에 계신 언론인들에게도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청와대 대국민 보고대회는 국민은 없고, 또 국정현안도 없었다”며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권홍보용 정치쇼를 생중계하는 나라, 이게 온전한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위원장은 “어제 청와대 대국민보고대회는 권력에 의해서 완벽히 장악되고 길들여진 언론의 자화상을 국민에게 그대로 보여주었다”면서 “권언유착이 이 정도라면 민주주의의 심각한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러려고 정권교체 했느냐’라는 자괴감을 떨쳐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방송사에게 야당의 반론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권의 일방적 행보에 맞서 야당의 반론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야당에게도 어제 청와대 쇼와 똑같은 시간대에, 똑같은 분량의 방송을 생중계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어제 대국민 보고는 최근 나라 안팎 상황과 동떨어진 내용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러면서 오로지 홍보만 있는 정치 쇼를 보는 것 같아서 매우 씁쓸했다”며 “탁현민이 연출하는 정치 쇼를 통해서 국민을 직접 통치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문재인 대통령 곁에 남아있으리라고 하는 것은 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국민이 일촉즉발의 안보 위기상황에서 살충제 계란을 먹으면서 채널 선택권도 없이 ‘대국민 정치 쇼’를 억지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연출된 정치 쇼가 아니라, 전쟁의 위험이 없는 나라, 먹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원한다는 것을 아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한 마디로 ‘방송독점, 자화자찬의 디너쇼’였다”며 “불과 며칠 전 기자회견을 한 후 다시 이런 형식의 대국민보고대회를 가질 필요가 있었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바른정당 “안보에 대해 한 마디도 없어” “방송독점, 자화자찬의 디너쇼”
바른정당은 “속된말로 짜고치는 고스톱 형식의 보고대회 였다”고 비판했다. 이혜훈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대국민 보고대회를 보고 ‘정말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며 “국민들의 최우선 관심사인 안보문제, 원전문제, 살충제 계란 같은 식품 안전 문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을지훈련의 미군 규모도 축소되고, 전략자산 전개도 없고, 한미동맹의 균열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데 안보에 대해 한 마디도 없는 국민보고대회는 왜 했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안보가 지켜지고, 식탁 안전이 지켜지고, 나라를 위한 희생은 보답 받는다는 믿음을 주는 대통령이 보고 싶었다”고 비꼬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 마디로 ‘방송독점, 자화자찬의 디너쇼’였다”며 “불과 며칠 전 기자회견을 한 후 다시 이런 형식의 대국민보고대회를 가질 필요가 있었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여러 방송사를 동원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다 모아서 1시간동안이나 전파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국민들을 모아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250명만 모아 속된말로 짜고치는 고스톱 형식의 보고대회를 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방적 얘기만 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는 하지 말고, 정말 국민들이 아프게 비판하고 지적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는 진정한 대국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대국민보고대회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을만하며, 방송사의 전파낭비도 지적되어야할 문제다. 콘텐츠보다는 행사기획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다. 파격적인 형식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온 청와대 행사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지 우려되기도 한다. 보수 야3당은 의례 정부·여당을 비판해 왔지만, 사전 기획된 일방적 행사라는 지적이 지나친 비판은 아닌 것 같다. 또 청와대의 의도는 아니었겠으나 황금 시간대에 주요 방송사 6개사가 일제히 생중계를 했다는 것은 해당 방송사들 역시 되돌아봐야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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