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자로 순자산 1800억원 유지 어려워지자 FI 매각 추진

▲ 동부그룹이 인수했던 동부대우전자 실적 악화로 매물로 나오면서 김준기 회장의 오랜 꿈인 종합전자회사가 물거품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동부대우전자 매각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무리한 인수와 악화된 실적이 원인으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동부대우전자 경영권 유지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동부그룹은 경영악화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매각되면서 그룹이 휘청거렸다. 그나마 인수했던 동부대우전자마저 인수 이후 실적이 악화되면서 김준기 회장의 오랜 꿈인 종합전자회사가 물거품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 KTB PE(사모펀드)를 비롯한 동부대우전자 재무적투자자(FI)들이 경영권 매각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대우전자 경영권 사수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동부대우전자(옛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당시 자금이 부족했던 동부그룹은 투자금 마련을 위해 KTB PE, 한국증권금융, SBI PE 등 FI와 재무약정을 맺었다. 당시 김준기 회장은 250억원 가량의 사재를 털 정도로 애착을 보이며 5개월만에 인수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재무약정을 살펴보면 동부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담겨 있어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바 있다.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 ▲2015년 이후 순자산 1800억원 유지 ▲이 조항을 달성하지 못하면 FI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동반매도청구권은 재무적투자자 지분 외의 지분전부나 일부를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재 동부대우전자 지분은 동부가 54.2%, FI이 45.8%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각 대상은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다. 이 조항 때문에 동부대우전자 경영권이 위협되는 상황이다. 
▲ 동부대우전자 경영권 사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동부그룹

FI이 동부대우전자 매각작업에 돌입한 것은 실적 악화가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동부대우전자는 2013년 동부그룹 품으로 안긴 이후 순자산, 매출,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당기순손실도 해마다 늘었다. 2015년 109억원 영업이익은 작년 19억8000만원으로 80%이상 대폭 감소했다. 227억원 순손실을 기록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2014년 1790억원인 순자산은 지난해 163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FI와 맺은 순자산 1800억원 약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적이 악화되다 보니 기업공개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부그룹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FI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다. 

동부그룹은 지분 전체를 빼앗길 위험에 처하자 중국 가전기업 오크마에 FI 몫인 1천800억원 가량을 매각하는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협상이 순조롭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동부대우전자 인수 후보로 대유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유그룹은 본지에 "현재 동부대우전자 인수와 관련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투자설명서(티저레터)와 투자안내서(IM)를 전략적투자자(SI) 등에 보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내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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